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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MiRu 작가님의 시선으로 그린 월명서가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6. 6. 20.

 

 

 

 

어젯밤부터

비가 줄기차게 내리고 있다.

 

물방울이 맺힌 창문으로

월명산을 배경으로 한

도시의 풍경이 내려다보인다.

 

이른 새벽 문을 연

가게들의 네온이 정다운 이른 아침,

 

나는 MiRu 작가님의 그림들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재즈, 사유의 즉흥연주 — 군산을 걷다 2》에

출현하게 될 그 그림들.

 

세상은

보는 사람에 따라

얼마나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지,

그림 한 장 앞에서 다시금 깨닫는다.

 

특히 월명서가를 그린 그림 앞에서

나는 혼자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파란 서랍장,

가득 꽂힌 책들,

음악이 흐를 것 같은 오디오

그리고 TV 화면 속 유튜브 채널 안에,

작가님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어

책을 읽는 사람을 살며시 그려 넣었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이 공간에서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 같은 것.

누군가 여기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행복하다는 것을,

작가님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최고의 화가라고는 할 수 없을지 몰라도,

그는 최고의 친구이자

최고의 감상자다.

 

늘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님의 마음이

붓끝에서 느껴진다.

그 마음이 선이 되고,

색이 되어,

월명서가를 이렇게 다정하게

기록해 두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다.

창밖의 네온은 젖어 있고,

나는 그림 속 월명서가와

실재의 월명서가를

번갈아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니라,

책 한 권을 펼치고 싶어지는 곳,

음악이 흐르는 사이

잠깐 자신으로

돌아올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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