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드 인디고》
《무드 인디고》는 2013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로, 이터날 선샤인(2005년)을 만들었던 미셸 공드리 감독이 연출했고, 로맹 뒤리스와 오드레 토투가 주연을 맡은, 보리스 비앙의 소설《세월의 거품》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콜랭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 설정되었는데, 콜랭은 칵테일 피아노를 발명한 부유한 청년으로, 파티에서 클로에를 만나 사랑에 빠져 구름을 타고 데이트를 즐기며 결혼에 이르지만, 클로에가 폐에 수련이 자라는 희귀병에 걸리면서 사망하는 줄거리이다.
영화 속 인물들에 대해 부연하면 주인공 콜랭은 창의적이고 낭만적인 성격으로 칵테일을 제조하는 피아노를 발명할 정도로 독특한 상상력을 가진 인물, 콜랭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클로에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성격의 소유자로 그녀의 병은 영화의 주요 갈등으로 등장하고, 그 외 콜랭의 친구인 시크는 장 솔 파르트르라는 철학자에게 푹 빠진 인물로, 시크의 지나친 장 솔 파르트르 집착 때문에 시크와 갈등을 겪는 시크의 연인, 알리즈는 독특하고 열정적인 성격으로, 알리즈의 삼촌이자 콜랭의 하인으로 뛰어난 요리와 다양한 재주를 가진 인물로 영화의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더해주는 중요한 조력자 니콜라스 등이 등장한다.
영화는 특히 독특한 시각적 표현으로 유명한데,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 사용되는 비비드 색조는 콜랭의 행복하고 낙관적인 삶을 상징하며 그가 클로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순간으로, 밝고 화려한 색상이 사랑의 기쁨을 표현하고 있고, 클로에와의 사랑이 깊어지는 시점에서 나타나는 파스텔 색조는 사랑의 순수함과 부드러움을 표현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클로에가 병에 걸리면서 상황이 악화되자 세피아 톤이 등장하는데 이 색조는 슬픔과 고통을 상징하며, 콜랭이 겪는 상실감과 절망을 강조하고. 세피아는 과거를 회상하는 느낌을 주며, 사랑의 아름다움이 사라져가는 과정을 표현한다. 영화 후반부, 클로에의 죽음 이후에는 흑백 톤으로 변하는데 이는 콜랭의 삶이 무채색으로 변해버린 상태를 상징하며, 그의 고독과 상실감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흑백은 또한 삶의 의미가 사라진 상태를 나타내며, 감정의 극한을 전달하기도 한다. 이러한 색채 변화는 영화 내내 캐릭터들의 감정과 상황 변화를 효과적으로 시각화하여 관객에게 깊은 감정적 공감을 끈다. 이러한 색채적 표현과 설정은 영화의 여러 부분에서 초현실주의적 예술의 형태를 드러낸다.
즉 영화는 현실과 환상이 혼합된 독특한 시각적 표현을 사용하는데 예를 들어, 콜랭이 발명한 칵테일 피아노는 음악을 연주함에 따라 실제로 칵테일이 만들어지는 장면은 초현실적인 요소로 이러한 비현실적인 상상력은 관객에게 꿈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며, 영화의 서사는 전통적인 플롯 구조를 따르지 않고, 비논리적이고 충동적인 사건들이 연결되는데 이는 초현실주의의 특징 중 하나로, 관객에게 예기치 않은 상황을 제공하여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하도록 한다.
캐릭터들의 감정이 물리적으로 표현되는 장면들, 예를 들어, 클로에의 병이 진행됨에 따라 그녀의 몸에서 수련이 자라는 모습은 그녀의 내면적 고통과 절망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이러한 표현은 초현실주의적 기법을 통해 감정과 현실을 연결하고, 영화는 꿈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어, 관객이 두 세계를 넘나드는 느낌을 받게 하며 이는 초현실주의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법으로, 인간의 무의식과 욕망을 탐구하는 데 효과적인 것이다.
영화는 또한 콜랭의 주요 발명품인 칵테일 피아노라는 독특한 악기를 등장시키는데 음악이 연주될 때 칵테일이 만들어지고 음 하나하나마다 알코올이나 향료가 나오고 화음에 따라 맛이 달라지며, 마이너 코드는 그리움으로 메이저 코드는 낙천적이며 애드리브를 넣으며 맛이 변하는 등, 콜랭의 창의적이고 환상적인 성격을 잘보여 주는데, 그 외 구름을 타고 파리의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며 데이트하는 장면이나 폐에 수련이 자라는 병 등 현실과 판타지를 절묘하게 섞은 초현실적인 장면은 뭔가 보는 이조차 그들의 환상 속으로 초대된 듯한 즐거움을 주기도 , 콜랭이 클로에와 함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환상적인 장면은 관객에게 꿈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듯, 영화 내내 꿈과 현실이 혼합된 장면들이 많다.
재즈 매니아인 나는 특히 영화 속 음악에 주목했는데 영화 제목 《무드 인디고(Mood Indigo)》 자체도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의 곡 제목이고 이 곡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슬픔과 고독, 사랑의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는데 이는 주인공 콜랭과 클로에의 관계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의 상징이며, 그들의 사랑이 겪는 기쁨과 고통을 청각적으로 전달하는 듯하다. 또한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 "경쾌한 재즈 선율"인 "클로에(Chloe)"라는 곡이 등장하는데 영화의 주인공인 클로에의 이름을 가진 이 곡은, 당연하게도 클로에와 관련된 장면에서 자주 등장하며 특히 콜랭과 클로에가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는 순간,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배경으로 흘러나오며 감동을 더한다. 그 외에도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하며, 관객들을 환상적인 세계로 초대하는 역할을 하는 "Take the A Train", 클로에의 병이 악화되어 콜랭이 절망에 빠지는 장면이나, 시크의 삶이 점점 비극적으로 변해가는 장면 등에서 긴박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에는 "Caravan", 영화의 후반부, 콜랭과 클로에의 사랑이 시련을 맞이하고 슬픔이 깊어지는 장면에서 자주 등장하여 쓸쓸하고 애절한 멜로디로 두 사람의 비극적인 사랑을 더욱 애처롭게 만들어주는 "Black and Tan Fantasy", 콜랭과 클로에의 로맨틱한 데이트 장면이나, 파티 장면 등에서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어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로맨틱하게 만들어주는 "Sophisticated Lady", 콜랭과 클로에의 사랑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 두 사람의 행복한 미래를 암시하는 듯한 곡인 "The Rest of My Life" 등의 곡들은 모두 영화의 주제와 감정선에 깊이를 더하며, 엘링턴의 음악이 어떻게 시각적 요소와 결합하여 이야기를 전개하는지에 대한 호기심을 더하기도 했다.
영화에서 또 하나의 흥미로운 요소는 콜랭의 친구 시크가 푹 빠진 영화 속 상상 속 캐릭터, 장 솔 파르트르는 장 폴 사르트르를 연상시켰는데 이는 사르트르의 실존주의가 관련이 있음을 암시한다. 아마도 인간의 실존적 고독에 의해 맺어지는 사랑의 관계는 각자가 자유롭게 선택해 삶의 의미를 부여하겠지만 그 이면에 그것은 일시적이어서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비극적 실존과 마주칠 수밖에 없는 내적 갈등과 성장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영화 속에서 시크가 자신의 우상인 장 솔 파르트르를 총으로 쏘는 장면이 있는데 그가 파르트르의 사상에 매료되어 깊이 빠졌음에도 왜 시크가 파르트르를 총으로 쏠까, 라는 의문에, 이는 시크의 철학적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상징하고, 시크가 철학적 사유에 대한 실망감과 고뇌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을 것이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인 콜랭과 시크의 고통을 느끼며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무력한 존재인 자신에 대한 분노, 절망의 표현이 아닐까, 더불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결국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현대 사회의 허무함과 비극성을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극단적인 이 극단적 행동은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좀 충격적이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 사이에 모호함을 증가시켰다. 재미있게도 클로에의 친구로 등장하는 "보브"라는 이름의 캐릭터는 시몬느 드 보부아르를 떠올리게 했는데, 아무래도 보부아르가 여성의 주체성과 독립성을 상징하는 존재로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살았던 보부아르가 강조한 여성의 목소리와 자율성을 상징하는 것은 아닌가, 고개를 끄덕이게도 했다.
이렇듯 영화 《무드 인디고》는 콜랭과 클로에의 관계를 통해 사랑의 달콤함과 씁쓸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랑의 본질의 다양한 측면을 탐구했고 특히 사랑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을 통해 실존주의의 한 단면을, 클로에의 병과 클로에를 치료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만 했던 콜랭의 변화를 통해 상실과 고통을, 노동의 의미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며 초현실주의적인 여러 요소를 통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우리에게 삶의 복잡한 단면을, 클로에가 병에 걸리면서 사용하는 의료 기계는 그녀의 상태를 돕기 위해 설계된 장치로, 기계적이고 비인간적인 요소를 강조하기도 한다. 이 장면은 현대 사회에서 기술이 인간의 감정과 연결되지 않은 상태를 상징하고, 클로에의 병이 진행되면서 그녀의 상태를 돕기 위한 다양한 기계들이 등장하는데 특히, 클로에가 폐에서 자라는 수련과 관련된 기계는 그녀의 고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사랑이 어떻게 고통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시크가 철학자 장 솔 파르트르에 대한 집착을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그가 파르트르의 책을 강박적으로 수집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 과정에서 책을 생산하는 기계적 과정은 소비자 문화에 대한 비판을 나타내며, 물질주의에 대한 사회적 집착을 상징하기도, 영화 전반에 걸쳐 기계들은 현실과 환상을 혼합하는 역할을 하며 특히, 콜랭이 다양한 기발한 발명품을 사용하여 클로에를 돕는 장면들은 꿈같은 요소와 결합되어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며 기계가 단순한 도구 이상이 아니라, 사랑, 고통, 창의성, 그리고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전달하는 중요한 상징이겠다.
영화 무드 인디고는 도저히 한 번으로 영화 전편을 다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웠지만, 그 독특한 시각적 요소와 음악적 구성으로 인해 깊은 인상을 주었다. 미셸 공드리 감독 특유의 초현실적이고 창의적인 영상 기법에 황홀하게 놀라면서도 멋진 색감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환상성에 미소가 절로 나왔으며 특히 듀크 엘링턴의 재즈 음악이 영화의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영화의 전반적인 톤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함에 영화 속 음악들에 대한 향수에 스며들었다. 영화 전부를 이해하기 어려웠기에, 시간을 내어 다시 보고싶은 영화!!! 강추강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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