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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자기애(自己愛)에 관하여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4. 11. 16.

 

 

[100-41] 4기 김은

[원 문장] 에리히 프롬『사랑의 기술 』

“만일 그대가 그대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대는 모든 사람을 그대 자신을 사랑하듯 사랑할 것이다. 그대가 그대 자신보다도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하는 한, 그대는 정녕 그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대 자신을 포함해서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한다면, 그대는 그들을 한 인간으로 사랑할 것이고 이 사람은 신인 동시에 인간이다. 따라서 그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 마찬가지로 다른 모든 사람도 사랑하는 위대하고 올바른 사람이다.”

 

나의 문장)

위 인용구는 에리히 프롬『사랑의 기술 』에서 인용한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문구이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Meister Eckhart)는 13세기 말에서 14세기 초에 활동한 독일의 신비주의 철학자이자 신학자, 도미니코회 수도사로 중세 기독교 신비주의와 신플라톤주의 사상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주요 사상으로는 “내가 신을 보는 눈은 신이 나를 보는 눈과 같다. 내 눈과 신의 눈은 하나의 눈이며, 하나의 시야, 하나의 지식, 하나의 사랑이다.”라고 말하며, 인간 영혼이 신과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가르쳤다. 하여 인간들은 모든 것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신과 하나가 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자만이 신의 영역인 초월성에 도달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고요한 마음에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내적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롬이 인용한 이 구절은 자기애가 어떻게 진정한 사랑에 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해 경로 찾기이다. 프롬은 기존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편견, 즉 “나 자신을 사랑할수록 남을 사랑하지 못하며, 자기애는 이기심과 같다.”는 생각에 반론을 펴며 이 문장을 인용한다. 프롬의 생각은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타인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자기애를 진정한 사랑의 기초로 여긴다. 자신을 희생하여 타인만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자기애와 타인을 향한 사랑 사이의 균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자기애에서 시작된 사랑은 모든 인류를 향한 보편적 사랑으로 확장되어야 하며 이는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조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프롬의 인본주의적 관점을 반영한다.

 

이 문장을 읽으며 지금까지 나의 ‘자기애’에 대한 편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타인을 향한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이며,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은 에고 가득한 죄일 것 같은 막연한 느낌으로 세상을 살아왔는데, 프롬처럼 자기애를 기초로 한 사랑이 확대되면 세상의 공익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 즉 자기애와 인류애가 동일 선상에서 조화와 균형을 이룬다는 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자기 돌봄에서 시작된 사랑이 타인을 향해, 인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단초가 된다는 그의 사상에 오늘 나는 가만 인사한다. 창밖 마지막 잎을 떨구고 있는 감나무들에게, 그 아래 가만가만 빗질을 하고 계시는 경비원 아저씨에게, 그리고 늘 내 곁에서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있는 나의 이웃들에게, 특히 나의 삶을 유지하는 밧데리를 말없이 충전해 주는 나의 그대에게, 고맙다는 말을, 편지를 쓰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고맙다고, 가만 말하고 싶어진다. 고맙습니다!

 

20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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