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백문장
[100-26] 4기 김은
[원 문장] 플라톤의 『파이드로스』 김주일 옮김
“자신에 의해 움직여지는 것은 죽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으므로, 바로 이런 것이 혼의 본질과 정의(定義)라 말해서 부끄러울 게 없다. 왜냐하면 움직임이 바깥에서 주어지는 모든 물체는 혼이 없는 것이지만, 자신 안에서 자신으로부터 움직임이 주어지는 것은 – 혼의 본성이 그런 것이기에 – 혼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혼 말고는 다른 어떤 것도 자신이 자신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라면, 필연적으로 혼은 생기지도 않고 죽지도 않을 것이다.”
나의 문장)
소크라테스와 파이드로스 사이의 대화를 담고 있는 플라톤의 『파이드로스』에는 주로 사랑, 수사학, 그리고 영혼의 본질에 대해 논의한다. 위의 문장들은 영혼의 본질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의견을 피력하는 대화이다.
소크라테스는 영혼의 핵심 특성을 '자기 운동성'으로 정의하고 이는 영혼이 외부의 힘이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움직이는 존재이고 또한 자기 운동하는 것은 죽지 않는다는 논리를 펼치며, 이를 통해 영혼의 불멸성을 주장한다.
이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이원론적 세계관을 반영하는 것으로 물질적 세계와 구별되는 영적 실재를 상정하며, 영혼을 그 중심에 둔다. 이렇듯 영혼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자기 인식의 중요한 부분이며, 소크라테스 철학의 핵심이어서 소크라테스는 영혼의 최선의 상태에 관심을 쏟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는 물질적 가치보다 영적, 도덕적 가치를 중시하는 그의 철학을 반영하는 것이겠다.
소크라테스의 스완송이 “너의 영혼을 잘 돌보아라.”라고 알려져 있는데 소크라테스의 관점에서 자기 영혼을 돌보는 것은 단순히 부족한 점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면에 있는 잠재력을 발견하고 계발하는 과정인 철학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는 단순한 형이상학적 논변을 넘어, 인간의 본질과 삶의 목적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플라톤의 영혼 불멸설은 현대 철학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다. 플라톤의 영혼과 육체의 구분, 즉 이원론적 사고는 현대 철학에서 마음과 신체의 관계에 대한 논의의 기초가 되었고 이로 인한 영혼 불멸설은 의식의 본질과 지속성에 대한 현대 철학적 탐구에 영감을 주었겠다. 또한 윤리학과 가치론에도 영향을 주었는데, 영혼의 불멸성 개념은 개인의 도덕적 책임과 윤리적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함은 물론이고 물질을 넘어선 초월적 가치의 존재를 상정함으로써, 현대 가치론 발전에 영향은 물론이고 실재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논쟁인 실재론 vs 관념론의 논의를 촉발시켰으며 다양한 종교 철학과 상호작용하며 그들의 종교관을 탄생하게 했다. 즉 현대 종교철학에서 초월적 존재와 경험에 대한 논의의 기초가 되었겠다. 그러나 과학적 세계관과의 충돌로 인해 현대 철학에서는 플라톤의 이원론적 관점에 대한 물리주의적 비판을 피할 수는 없겠다.
플라톤의 영혼 불멸설은 현대 철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중요한 철학적 문제들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와 비판적 검토를 촉발시켜 이를 통해 현대 철학은 더욱 풍부하고 다양한 관점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초가 되었겠다.
나의 어린 시절, 엄마는 혼이 날아오는 것을 꿈속에서 보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려주셨다. 특히 외삼촌이 군대에서 돌아가셨는데 그 소식을 접하기 전에 외삼촌의 혼이 엄마에게 왔다가 멀리 멀리 날아가는 꿈을 꾸었다고 했다. 꿈을 꾸며 슬픔에 울었는데 그날 오후 외삼촌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것이다. 엄마의 말이었기에, 10살을 갓 넘었던 나는 ‘인간의 혼’이라는 존재의 물체성을 상상했고, 혼은 하얀 천과 같고 바람에 날릴 수 있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여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지붕 위에 얹혀있던 외할아버지의 두루마기에서 외할아버지의 혼이 어딘가로 멀리 멀어진다는 상상을 하며, 얼마나 울었는지! 울면서도 나를 키워준 외할아버지의 혼과 언젠가는 만날 것을 기대했던, 미래의 대한 믿음을 키워나갔다.
나는 아직도 인간의 혼이 어딘가, 우주 어딘가에 물체성이 아닌 관념이라는 형태로 존재하고 불멸한다는 것을 믿고 싶어 한다. 100년도 못사는 삶에 대한 일종의 아쉬운 마음도 있겠고 그 짧은 시간 안에 존재하는 인간의 물체성을 영겁의 시간으로 확대하고 싶은 나의 욕망이겠지만, 여하튼 나의 영혼이 우주를 떠도는 누군가의 영혼을 만나 확대되고 아름다워지기를 꿈꾸는 시간, 어슴푸레 밝아오는 이른 아침의 시간도 내 영혼을 위한 사유를 할 수 있게 해준 모든 분들과의 영혼의 만남을 상상하며, 하이, 헬로우를!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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