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인간
오늘
서양의 역사와 문화
시험을 끝으로
23학번 1학년을 마쳤다.
누군가 함께
버거웠던 지난 1년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는데
아뿔사!
좀 쓸쓸하넹.
1학기엔
모든 과목에 4.5이기를 꿈꾸었는데
고작 4.25
2학기엔
4.25 밑으로만 내려가지 않기를 바랐는데
코딩 과목은 어쩌면 B까지 내려가지 않을까?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독이지만
난 영원히 80% 인간을 벗어날 수 없나 보다.
내 살아온 모든 날들의 수준이
결코 80%를 넘지 않았음을
내 한계가
그 정도임을 자각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날,
마지막 학식도 먹고
며칠 내로 읽고 싶은 책들을
대출도 하고 매입도 하고도
마음이 허전해
술 한 잔으로 나를 달래는 저녁,
모든 것에
80% 인생인 나를
들여다보며
가득 채워 보려는 욕망만
꿈틀꿈틀
이번 방학엔
사놓고 읽지 못했던 책들로
나를 채우고
쓰던 작품들도 마감하고
새롭게 단편영화 시나리오 쓰기도
도전해보고
어딘가 낯선 곳에서
며칠 밤
희희낙락하는 시간도 가져 보리라는
야무진 겨울방학 계획을 세운다.
전부를 걸지 못해
늘 모자라는
80% 인간은
또 꿈을 꾼다.
꿈꾸지 않으면
살 수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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