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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걷기의 인문학/리베카 솔닛/반비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3. 11. 19.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리게 도착하는 어수선하고 기꺼이 미완성인 편지들

 

 

2023년 11월 20일 군산대 독서 모임 필담이 선택한 책은 리베카 솔닛의 『Wanderlust: A History of Walking』이고 이 책을 출판사 반비는 『걷기의 인문학』이란 제목으로 펴냈다.

 

 

 

 

 

이 책은 인간 보행의 역사를 즉 걷기라는 행위를 통해 문화, 정치, 종교, 예술 등에서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를 다루는데 직립 보행을 시작한 인간이 성지 순례, 19세기 시골길과 귀족들의 정원을 걸으며 이뤘던 성취들, 윌리암 워즈워스 같은 시인들이 이룩한 보행 문학과 보행의 적극적 활동에 의해 등산 문학의 기반이 되고 근대에 들어와 시민들의 민주화 의식이 고조되면서 어떻게 보행이 투쟁으로 연결되었는지, 20세기 들어서면서 도시의 밤거리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21세기의 걷기 풍경에 이어 시시포스의 신화를 재현시키는 것 같은 헬스장의 모습, 현대의 보행 예술까지를 인물, 정전(正傳), 사상, 사건 등과 연결시키며 “인간의 걷기”라는 행위를 새로운 인문학적 관점에서 해석하여 통합적으로 재구성해 들려준다.

2주간에 걸쳐 읽었는데 낯선 인물들이 나오는 장에서는 건너뛰기도 하고 익숙한 인물들이 나올 때는 고개를 끄덕이며 “겨우” 마지막 장을 덮었다. 나에게는 광범한 역사 속의 생경한 인물들, 또는 겨우 이름만 알고 있던 인물들과의 연결성이 부족해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없었다가 그 이유였을 것이다. 더불어 작가의 다루었던 광범위한 지적 스펙트럼, 혹은 그것을 다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를 섭렵해야만 했을까를 짐작해보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작가가 “보행 예술은 보행의 가장 단순한 측면들, 즉 시골 보행이 몸을 가늠하고 땅을 가늠하는 방식, 도시 보행이 예기치 않았던 사회적 만남을 끌어내는 방식에 주목하기를 요청한다. 또 가장 복잡한 측면들, 즉 사유와 육체 사이의 풍부한 잠재적 관련성, 어떤 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상상과 연결되는 방식, 몸짓 하나하나가 한순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조각품이라고 상상하는 방식, 걷으면서 세상의 지도를 그리고 세상 속에 길을 내고 세상과 만나는 일이 세상의 형태를 바꾸는 방식, 행동 하나하나가 그 행동을 포함하는 문화의 반영이자 재창조가 되는 방식에 주목하게 한다. (441 –442쪽)” 고 했던 문장들을 읽으며 지금까지 사소하게 생각해왔던 “인간 보행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번 사유하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이렇게 맺는다.
“보행은 인간 문화라는 밤하늘의 성좌로 자리 잡았다. 그 성좌는 욕체, 상상력, 드넓은 세상이라는 세 별로 이루어져 있다. 세 별은 각각 따로 존재하지만 보행의 문화적 의미라는 하나의 선이 별들을 이어 성좌로 만든다. 성좌는 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문화적 설정이다. 별과 별을 잇는 선, 곧 성좌는 과거 사람들의 상상력이 지나간 길이다. 보행이라는 성좌에는 역사가 있다. 앞에서 살펴본 시인들과 철학자들과 철학가들과 반란자들, 무단 횡단자들과 호객 창녀들과 순례자들과 관광객들과 정글 탐험가들과 등산가들이 두 발로 디뎌서 만든 역사다. 다만 이 역사에 미래가 있는가 여부는 아직 그 길들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는가에 달려 있다.” (465-466쪽) 고 했는데 인간의 보행이 미래에 이룩해 갈 또 다른 모습은 어떨까, 가령 달이나 화성에서의 인간의 보행 혹은 AI와 또는 외계인들과 동반해야 하는 인간의 보행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모습으로 인류를 변화하게 할까, 라는 상상하는 재미를 안겼다.

필담 독서 모임 회원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 130쪽 하단에 “걷기는 곧 읽기이다. (상상 속의 걷기, 상상 속의 일기라고 해도 마찬가지이다.)”라고 적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2. 걷기라는 것이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인지?

3. 인간의 보행이 미래의 세계에 어떤 모습(육체적, 정신적)으로 나타날까?

 

 

 

 

 

 

 

 

 

리베카 솔닛 (Rebecca Solnit) (지은이) 
예술평론과 문화비평을 비롯한 다양한 저술로 주목받는 작가이자 역사가이며, 1980년대부터 환경·반핵·인권운동에 열렬히 동참한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국내에 소개된 『멀고도 가까운』 『걷기의 인문학』 『길 잃기 안내서』 『마음의 발걸음』 『오웰의 장미』 『야만의 꿈들』 『그림자의 강』 『이 폐허를 응시하라』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등을 포함해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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