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아내의 아침상을 차리는 남편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3. 3. 27.

 

 

 

 

 

 

자랑질)

 

남편 덕분에 호강하는 날들

 

15개월 만에

집에 돌아온 남편은

 

올리브유를 뿌린 야채 샐러드와

과일 몇 개,

토마토를 넣은 달걀 스크램블을 만들어

아침을 차린다,

 

 

혼자 아침을 때울 때면

고혈압약, 고지혈증, 당뇨약, 잇몸약, 비타민 등

한 웅큼의 약을 먹기 위해

바나나 한 개와

견과류 한 봉지가 전부인데,

 

, 남편이 차려준 밥상은

호사 중에 호사다.

 

전생에 무슨 업을 쌓았길래?

라고 묻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그렇다고

대놓고, 고마워 말하지 못한다.

빌어먹을 성격이다.

 

하지만

주말이 오면

나도 아내 노릇을 한다.

이른 아침

김밥을 싸 들고

청암산을 산책하다

피곤하면

남편의 무릎을 베고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춥다고 칭얼대는 남편이

, 유아틱하지만

뭐 춥다는데

만보를 채우고자 하는 내 의지를 양보하기도 한다.

 

 

 

 

 

때론 분위기 있는 카페를 찾아

커피 한 잔

오트밀 한 잔,

나란히 나란히 앉아

고즈넉한 창밖을 그저 바라만 보아도

좋은 시간이다.

 

언젠가,

 

세상의 남편들이여,

아내의 아침상을 차려라,

 

나의 니체가 외치는 날이 올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