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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시선집 "기러기' /메리 올리버/마음산책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3. 2. 19.

 

 

 

즐거운 유희?

한 달 프로젝트로 기획한 메리 올리버의 시선집 “기러기”의 필사를 일 주일 만에 완성했다. 더불어 완벽한 날들 속 몇 편의 시까지. (142편 + )

필사의 즐거움?
눈으로 읽고 음미하는 척하다 놓아버린 “시”들을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어쩌면 먼 훗날 이 시어 속 낱말 하나가 불쑥 튀어 올라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내세울 때, 그러면 내 것이 될 수 있을지도 몰라. 혹시 말이야, 라는 은밀한 설렘을 누리게 하는 나만의 의식!

“세상이 이토록 아름다운 건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난 그것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세상에 주어야 할 선물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완벽한 날들, 27쪽)라고

사색했던 시인 메리 올리버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몸을 기울여 속삭이고 소리치고, 춤추는 법을 배워
세상에 바치는 찬사를 ”시“라는 형식을 빌어 바늘처럼 단순하게, 물레고둥 껍데기처럼 화려하게, 백합 얼굴같이, 말들의 의식, 하나의 이야기,
기도, 초대, 아무런 현실감 없이
독자에게 흘러가서 독자의 마음을 흔들고 진짜 반응을 일으키는 작가이며
동시에

”무엇보다도, 일단 써봐, 노래해.
피가 혈관을 흐르는 것처럼“
(완벽한 날들 127쪽)라며
우리에게 다정히 속삭인다.

메리 올리버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시 ”기러기“는 조 바이든에 의해 9.11테러 8주년 추모식에서 낭독되었고
미국 전국의 기숙사의 방들을 장식하고 있다는데
우리나라의 김연수 작가님도
장편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에 인용하기도 했다지요.

제 최애하는 작가 중 한 분인 신형철님은 ”인생의 역사“라는 책에서 메리 올리버의 시 ”기러기“를 논하면서
”세상 혹은 자기와 싸우다 패배하여
자책과 회환의 날을 보내고 있는 이에게, 이 세상에는 그럼에도
당신의 자리가 분명히 있다고 말하는 시다.“ 라고 언급한답니다. (인생의 역사 113쪽)

저와 메리 올리버의 낭독이 있답니다.

기러기/메리 올리버/신형철 옮김

착한 사람이 될 필요 없어요.
사막을 가로지르는 백 마일의 길을
무릎으로 기어가며 참회할 필요도 없어요.
그저 당신 몸의 부드러운 동물이 사랑하는 것을 계속 사랑하게 두어요.
절망에 대해 말해보세요. 당신의 절망을, 그러면 나의 절망을 말해줄게요.
그러는 동안 세상은 돌아가죠.
그러는 동안 태양과 맑은 조약돌 같은 빗방울은
풍경을 가로질러나아가요.
넓은 초원과 깊은 나무들을 넘고
산과 강을 넘어서
그러는 동안 맑고 푸른 하늘 높은 곳에서
기러기들은 다시 집을 향해 날아갑니다.
당신이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상은 당신의 상상력에 자기를 내 맡기고
기러기처럼 그대에게 소리쳐요, 격하고 또 뜨겁게 -
세상 만물이 이루는 가족 속에서
그대의 자리를 되풀이 알려주며.

Wild Geese/Mary Oliver

You do not have to be good.
You do not have to walk on your knees
for a hundred miles through the desert, repenting.
You only have to let the soft animal of your body
love what it loves.
Tell me about despair, yours, and I will tell you mine.
Meanwhile the world goes on.
Meanwhile the sun and the clear pebbles of the rain
are moving across the landscapes,
over the prairies and the deep trees,
the mountains and the rivers.
Meanwhile the wild geese, high in the clean blue air,
are heading home again.
Whoever you are, no matter how lonely,
the world offers itself to your imagination,
calls to you like the wild geese, harsh and exciting—
over and over announcing your place
in the family of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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