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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고보연작가/마중시루전/전북도립미술관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3. 2. 18.

오랜만에 도립미술관 탐방
오직 고보연 작가님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자랑스런 군산의 인물,



작품 설명에서)
엄마의 산에서 머물다 그녀의 이름은

고보연 작가
2020
천, 혼합재료
가변설치

버려진 옷가지들이 모여 면을 이루고 물결을 이루고 덩어리를 이룬다. 고보연(1972 -)은 버려진 천을 바늘로 꿰어 접합하고 풀칠로 겹겹이 중첩하여 다시금 생명을 불어넣는다. 이러한 그녀의 예술가적 행위는 흙이었던 아담에게 생명을 부여했던 신이 행했던 능력이자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여성만의 고유한 권한이다. 그렇게 일종의 샤먼으로서 생명의 결정체인 젖무덤으로 만들어진 ‘모산(母山)’을 전시장에 소환한다. 그러나, 산이 담지하는 ‘모든 것을 희생하고 감내하는’ 어머니의 이미지는 당연하게도 본질주의로 귀결되는 혐의를 내포한다. 이에 바느질과 같은 수공업, 젖을 물리는 가슴의 형상, 생명 잉태의 은유, 희생하는 어머니 등의 조건이 본질적 여성성으로 환유 될 수 있는 위험을 기피하지 않고 오히려 모든 요소를 대범하게 꿰어 모으고 있다. 바느질을 통해 연결되어 작품에 담긴 위의 조건들은 처연히 솟은 무덤들 옆에 이 모든 것을 안고 살았던 ‘어머니의 영을 소환한다. 동시에 산으로도 작동하는 무덤들은 이 모든 것을 당연하게만 여기고 살았던 수많은 ’어머니‘들의 삶을 기리고 위로하는 제의를 열어젖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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