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운동시장이 가깝다.
맘적으로 말이다.
주말이면 가끔씩 사람냄세가 그리울땐
시장엘 간다.
구시장 보다도 나운동 시장이 가깝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연작으로 나운동 시장사람들을 오래전부터 그리고 싶었다.
그런데 아직 시작도 못했다.
울 엄마를 닮은 시골 할매시들이 농사지어온 푸성거리들을
질펀하게 늘어놓고 쪼그리고 앉아 수다를 떠는 모습들을 볼때마다
인간사 오만가지 감정이 앞선다.
20년 30년 뒤 내 모습같아 마음이 짠 할때도 있다.
요즈음엔 열심히 일하느라 나운동 시장을
시도때도 없이 드나든다.
목련도 지려하고
벗꽃은 저리도 만개한데
꽃놀이 한번 가지 못한 나 자신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셔터를 눌러본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사람들과 어울어진 벗꽃도 이제 곧 지려하겠지.
지금이다.
너와 내가 그리고 우리가 하나되는...
몇 컷을 눌렀더니 어떤 예쁜 아줌씨가 묻는다.
" 뭣 하러 사진을 찍어요? "
뭐하러 사진을 찍을까?
그냥 예뻐서다. 꽃속에 파묻힌 사람들 세상이 너무 예뻐서다.
깊이 파고들면 온갖 사연속에 슬프고 가슴아프고 화나서 열받고 다투고 북적북적 대는 인간사
이렇게 셔터속에 펼쳐 보이면 왜 그리 아름다운지....
사람사는 세상을 1m쯤 거리를 두고 보면
언제나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세상을 바라다보는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면
사는일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아프면 아픈데로 화나면 화나는 데로 모자라면 모자란데로
세상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수니처럼 부처님 같은 성인 군자가 될 수 있을까?
오늘 나는
북적 거리는 나운동 시장을 배경으로
잠시 멈춰
사는 일에 숨고르기를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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