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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

흐드러진 벗꽃을 배경으로 나운동 시장의 토욜오후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0. 5. 1.

나운동시장이 가깝다.

맘적으로 말이다.

주말이면 가끔씩 사람냄세가 그리울땐

시장엘 간다.

구시장 보다도  나운동 시장이 가깝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연작으로 나운동 시장사람들을 오래전부터 그리고 싶었다.

그런데 아직 시작도 못했다.

울 엄마를 닮은 시골 할매시들이 농사지어온 푸성거리들을 

질펀하게 늘어놓고 쪼그리고 앉아 수다를 떠는 모습들을 볼때마다

인간사 오만가지 감정이 앞선다.

20년 30년 뒤 내 모습같아 마음이 짠 할때도 있다.

요즈음엔 열심히 일하느라 나운동 시장을

시도때도 없이 드나든다.

목련도 지려하고

벗꽃은 저리도 만개한데

꽃놀이 한번 가지 못한 나 자신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셔터를 눌러본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사람들과 어울어진 벗꽃도 이제 곧 지려하겠지.

지금이다.

너와 내가 그리고 우리가 하나되는...

 

 

 

 

 

 

 

몇 컷을 눌렀더니 어떤 예쁜 아줌씨가 묻는다.

" 뭣 하러 사진을 찍어요? "

뭐하러 사진을 찍을까?

그냥 예뻐서다. 꽃속에  파묻힌 사람들 세상이 너무 예뻐서다.

깊이 파고들면 온갖 사연속에 슬프고 가슴아프고 화나서 열받고 다투고 북적북적 대는 인간사

이렇게 셔터속에 펼쳐 보이면 왜 그리 아름다운지....

 

 

 

 

 

사람사는 세상을 1m쯤 거리를 두고 보면

언제나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세상을 바라다보는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면

사는일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아프면 아픈데로 화나면 화나는 데로 모자라면 모자란데로

세상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수니처럼 부처님 같은 성인 군자가 될 수 있을까?

오늘 나는

북적 거리는 나운동 시장을 배경으로  

잠시 멈춰

사는 일에 숨고르기를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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