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앨범소개
이곳은 군산 은파 호수 광장이에요.
어제는 늦은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기 전
가볍게 산책이나 할까하고
호수변을 어슬렁거렸죠.
달무리를 인 둥근달이
회색 심연에 떠올라
잔물결이 아른대는 호수 면에
그림자를 드리웠죠.
가을을 품은 산들바람이
부드러운 손길로
저를 더듬으며
“님은 먼 곳에”
나직이 노래했는데
아마도 거리의 악사님들의 리듬에
흥얼거렸을지도 모르고요.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황인숙시인의 ”강“의 일부)
고 읊조렸던 시인에 반해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 호수변에서
나는,
수많은 것들과 눈과 귀를 맞추며
가만가만 읊조렸죠.
달의 속삭임과
바람의 무늬와
사람들의 냄새,
비릿한 호수의 노래
어느 것 하나
감탄스럽지 않은 것이 없어서
고마워요. 고마워요.
어쩌면
누군가
바람이 부는 쪽으로
귀를 기울이면
아득히 멀리서 느리게 달려와
눕고 일어서는
풀잎 끝에 매달린
고마워요, 고마워요라는
메아리를 들으며
설핏한 미소를 흘리기를 기원하는 밤이었답니다.
오늘 기타리스트 팻 매쓰니의 68번째 생일이라고 재즈와 관련된 페이스북, 인스타에서 축하의 메시지가 이곳저곳에서 뜨네요. 저도 덕분에 숟가락 하나를 얻어 볼까요.
미국의 재즈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Pat Metheny/Patrick Bruce Metheny (1954년 8월 12일)는 듀엣, 솔로 작품 및 기타 사이드 프로젝트에도 관여하며 프로그레시브 및 컨템포러리 재즈, 라틴 재즈 및 재즈 퓨전의 요소가 통합된 스타일의 연주를 들려주는데요.
3장의 골든 디스크와 사상유례없는 10개의 카테고리에서 20번이나 그래미를 수상한 유일한 음악가, 그를 탐험가라고도 부르죠. 그는 오랫동안의 동반자였으며 11번의 그래미를 수상했던, 고, 피아니스트 Lyle Mays(Lyle가 달이라면 Pat이 태양이라고 까지 칭할 만큼), Ornette Coleman, Roy Haynes, Joni Mitchell, Herbie Hancock, Charlie Haden등 수많은 레전드 음악가와 교류를 통해 그의 스타일을 변색해 왔는데요.
전 개인적으로 소박하면서도 느린 템포의 곡들은, 그야말로 옛날, 아주 오랫 옛날이라는 추억을 되살리게 하는 아련함이 배어있고, 중간 템포로 연주되는 곡들은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때론 신비롭고 멜랑꼴리한 서정성이 다분하며 또한 빠른 템포의 곡들은 그들의 열정이 그대로 노출되는, 흐뭇한 미소를 흘리게 하는 연주를 들려주었던, 1998년 재즈 악기 분에서 그래미상을 받은, 저의 영웅 베이시스트 Charlie Haden 과 듀오로 녹음한 앨범, Beyond the Missouri Sky (Short Stories)를 가장 좋아하는 편이에요. 이 앨범은 전에 한 번 포스팅 한 적이 있으므로 넘어가고요.
오늘의 앨범 Metheny Mehldau Quartet 은 기타리스트 Pat Metheny와 피아니스트 Brad Mehldau가 2007년 레이블 Nonesuch Records에서 발매한, 멜다우의 트리오 멤버인 베이시스트 Larry Grenadier와 드러머 Jeff Ballard가 참여한 녹음이에요.
이 앨범 발매 1년 전 그러니까 2006년에 10트랙 중 2트랙만을 제외하고 듀엣으로 녹음된 앨범 Metheny Mehldau를 발매했는데요, 오늘의 앨범에서는 멜다우의 트리오 멤버들이 11트랙 중 7트랙에서 협연된답니다. 두 앨범과 비교해서 듣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90년대 중반 즈음, 우연히 라디오에서 멜다우의 연주를 들었을 때, 그 플레이는 정말이지 믿을 수 없을 만큼 독창적이었고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나는 그 당시 당장에 이 연주자가 너무나 좋아졌다. 브래드 멜다우는 클래식적인 연주 스타일을 재즈의 전통과 조화를 이루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발전시켜온, 새로운 재즈 세대의 메이저이다. 이번에 작업한 '우리'의 음악에 전율을 느끼며, 빨리 모든 사람에게 다 들려주고 싶다. -팻 메쓰니
우리는 누군가와 처음으로 함께 연주하게 되면 필요하게 되는, 따로 자신을 충분히 소개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레코딩을 하면서, 우리는 전반적인 테마 제시를 강조했고, 서로를 그만큼 더 지지 했다. 우리 둘 다 기타-피아노 연주가 가져올 수 있는 모호한 함정들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고, 즉흥적이고 본능적인 연주를 주고받으면서도 서로의 플레이를 더 깊게 들었다. 연주하는 순간에 내 안에서 느꼈던 공감과 여유, 감정적인 충만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았으며, 이는 최고의 결과물로 탄생되었다. -브래드 멜다우
매쓰니의 연주를 들을 때마다
전 이상하게 소박하게 들려주는 음들을 사랑하게 되더라고요.
압도되는 연주가 아니라,
2분 쉼표로 부는 초가을 저녁 바람처럼,
나직이 스며들어
아늑히 마음에 깃드는...
Pat Metheny, Brad Mehldau, Jeff Ballard, Larry Grenadier의 앨범
- Metheny Mehldau Quartet(2007년)
레이블: Nonesuch
녹음일: 2005년 12월
발매일: 2007년 3월 13일
길이: 73:14
스타일: Contemporary Jazz
프로듀서: Pat Metheny
Track listing(언급된 곡 이외에는 모두 Pat Metheny 작곡)
1. "A Night Away" (Metheny, Mehldau) 7:59
2. "The Sound of Water" 3:53
3. "Fear and Trembling" (Mehldau) 6:56
4. "Don't Wait" 7:08
5. "Towards the Light" 8:10
6. "Long Before" 6:57
7. "En La Tierra Que No Olvida" 7:43
8. "Santa Cruz Slacker" (Mehldau) 6:09
9. "Secret Beach" (Mehldau) 9:07
10. "Silent Movie" 6:03
11. "Marta's Theme" 2:31
("Passagio per il Paradiso"의 사운드 트랙)
이태리 영화감독 안토니오 바이오코의 로드무비 'Passagio Per Il Paradiso'
Personnel
Pat Metheny – guitar, 42-string Pikasso guitar (track 2), acoustic guitar (track 4), guitar synthesizer (tracks 5 and 9)
Brad Mehldau – piano
Larry Grenadier – double bass
Jeff Ballard – drums
트랙 2, 4, 6, 11은 Metheny와 Mehldau의 듀엣 연주
https://youtu.be/xxNw36COvPU?list=OLAK5uy_l_Fow7A8zdhw_4Im_hB1wjOhS0eEVzBHg
2. "The Sound of Water" 3:53
https://youtu.be/veXOsFYZyUE?list=OLAK5uy_l_Fow7A8zdhw_4Im_hB1wjOhS0eEVzBHg
3. "Fear and Trembling" (Mehldau) 6:56
https://youtu.be/mxyFENHG23g?list=OLAK5uy_l_Fow7A8zdhw_4Im_hB1wjOhS0eEVzBHg
5. "Towards the Light" 8:10
https://youtu.be/xRNnJkm0kDE?list=OLAK5uy_l_Fow7A8zdhw_4Im_hB1wjOhS0eEVzBHg
7. "En La Tierra Que No Olvida" 7:43
https://youtu.be/g0buzpaDgvk?list=OLAK5uy_l_Fow7A8zdhw_4Im_hB1wjOhS0eEVzBHg
8. "Santa Cruz Slacker" (Mehldau) 6:09
https://youtu.be/vWh7Dim8r-8?list=OLAK5uy_l_Fow7A8zdhw_4Im_hB1wjOhS0eEVzBHg
9. "Secret Beach" (Mehldau) 9:07
https://youtu.be/fwCICAusJKQ?list=OLAK5uy_l_Fow7A8zdhw_4Im_hB1wjOhS0eEVzB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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