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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필립 로스의 <사실들, 한 소설가의 자서전>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1. 11. 15.

 

1933년 미국 뉴저지의 폴란드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필립 로스는 1959년 유대인의 풍속을 묘사한 단편집 안녕 콜럼버스를 발표하며 데뷔해 이듬해 이 작품으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후 1969년 어느 변호사의 성생활을 고백한 포트노이 씨의 불만을 발표하며 상업적 성공과 비평적 성공을 동시에 거둔다.

 

필립 로스는 1998미국의 목가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그 해 백악관에서 수여하는 문화예술훈장(National Medal of Art)’을 받았고, 2002년에는 존 도스 파소스, 윌리엄 포크너, 솔 벨로 등의 작가가 수상한 바 있는, 미국 문학예술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Letters)에서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상인 골드 메달을 받았다. 필립 로스는 전미도서상전미비평가협회상을 각각 두 번, ‘펜 포크너 상을 세 번 수상했다. 2005년에는 “20032004년 미국을 테마로 한 뛰어난 역사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을 노린 음모미국 역사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저명한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에 의해 코맥 매카시, 토머스 핀천, 돈 드릴로와 함께 미국 현대문학의 4대 작가로 꼽힌 바도 있다.

 

내가 작가 필립 로스를 처음 접했던 것은 삶과 죽음, 나이 듦과 상실이라는 문제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깊은 사유를 보여준 에브리맨인데 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통해서였다. 그 후 무려 700여 페이지가 넘는 새버스 극장에 이어 필립 로스 사후 출간된 사실들, 한 소설가의 자서전이다

 

 

이 책은 필립 로스 사후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필립 로스의 소설로써 자전적 요소를 많이 녹여 넣기로 유명한 필립 로스가 쓴 첫 번 째 자전적 에세이이자 그가 남긴 유일한 자서전이며 갓 대학생이 된 시기부터 작가로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무렵까지, 그의 젊음의 시간들을 기록한 것으로 그가 평생토록 쓴 거의 모든 소설들의 원형이 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로스 자신이 이 책에 쓴 사적인 사건들을 고백하는 것에 신경이 쓰여 토할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말할 정도로 내밀하고 진솔하며 필립 로스의 소설들이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책을 읽는 내내, 내 인생의 한 때를 되돌릴 수 있다면, 고등학교로 다시 돌아가,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해 좋은 대학에 들어가 학업을 이어가 지성의 성지에서 나 스스로 갇혀 평생을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청춘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이라는 허무맹랑한 상상을 해보았다. 돌이켤 수 없는 시간이겠지만, 그만큼 필립 로스의 젊은 시절의 무모함속에서 펼쳐진 인생에 대한 열정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실제 삶과 허구의 경계 사이에서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간 위대한 작가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