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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1. 11. 5.

 

 

 

 

언제나 혼자이면서, 우리가 되기를 갈구하는 존재,

나이가 들수록 이 우리라는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다.

 

그러면 우리 이전의 나는 어때야 될까?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는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그 해답의 하나를 제시해준다.

 

미성숙한 인간의 특징이 어떤 이유를 위해 고귀하게 죽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성숙한 인간의 특징은 동일한 상황에서 묵묵히 살아가기를 원한다는 것이다.(248)

 

어떤 고난 앞에서도 묵묵히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 실존의 근본,

 

그러나 결코 반항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는 경지,

결국 콜필드의 청춘의 반항은

끊임없이 시시포스의 바위를 들어 올려야 하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20여년 만에 다시 들춰본 소설은

콜필드의 방황이

애틋하면서도, 때론 은근 미소를 짓게 했으며

내 청춘을 뒤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러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 같은 애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 (229-230)

 

또한 이 문장을 읽으며,

나는 무엇이 되고 싶어 했을까?

설사 아무 것도 되지 못한 현재의 나는,

내일에 무엇이 되어야 할까,

스며드는 햇살을 가만 응시하며 묻게 되는 시간이다.

 

 

 

 

출판사 책 소개

20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전 세계 청춘들을 열광하게 한 성장 소설로, 사립학교의 문제아 홀든 콜필드가 퇴학을 당하고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며칠간의 일들을 담은 작품이다. 십대들의 언어를 그대로 옮긴 듯한 욕설과 비속어 속에 위트를 간직한 문장으로 청춘만이 공감할 수 있는 페이소스를 녹여 낸 이 소설은 젊은 독자들 사이에서 콜필드 신드롬을 일으켰고, 홀든 콜필드라는 이름은 반항아의 대명사가 되었다.

 

사립학교 학생인 홀든 콜필드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퇴학을 통보받는다. 퇴학 사유는 시험에서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인데, 그 이면에는 열일곱 살 소년을 뒤덮은 성장기의 혼란이 자리하고 있다. 변호사인 아버지, 할리우드의 극작가인 형과 함께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홀든은 기성세대의 속물근성과 위선에 염증을 느끼는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사립학교 펜시는 밖에서 볼 때 선망의 대상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치기 어린 동급생들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학부모의 지위에 따라 학생들을 차별하는 견딜 수 없는 곳이었다. 홀든은 학교에 선처를 호소하는 대신 퇴학을 통고하는 편지가 집에 도착할 때까지 뉴욕 거리를 헤매기로 마음먹는다. 여기에 존경하는 선생님 댁에서의 하룻밤, 여동생 피비의 애정 어린 간섭이 더해지며 그의 여정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