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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나도 자랑 좀 합시다.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9. 8. 10.

내 죽음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

 

그녀에게만 은밀히 건넨 말이 있지요.

 

실제로 내가 죽게 되면,

슬퍼하지 말고 누구에게도,

심지어 가족에게도 알리지 말고 조용히 시신을 수렴한 후

장례식 조차 치르지 말고 화장 후 수목장을 하든, 물에 흘려보내달라고

유언을 한 적이 있지요.

 

그저 자연의 일부이니, 자연으로 돌아가는 일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일인지,

여전히 고개를 끄덕이는 중이지만,

사 후의 일은 내 의지를 떠난 것이기에 장담할 수 없지만,

정말은 누구의 애도도 필요하지 않다는 내 오만 같아

요즈음 고민 중이네요.

 

더불어, 나에게 가족이란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하는 시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나의 삶이 부끄럽기도 하고,

혹시나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살아오면서 이상하게 가족에게만은 마음을 터놓고 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가족 누구에게도 내 삶이 짐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이겠거니,

그렇게 생각만 했었는데,

어쩌면 내가 혹시라도 기대게 될까봐,

나 자신을 지나치게 단도리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쓸데없는 자존심을 가장 가까운 관계에 적용했다는 내 오류는 아니었을까?

 

참 가깝고도 먼 관계가

가족이란 이름의 울타리구나, 생각되는 시간들...

 

어제는 모처럼만에 편안히 가족들과 대면한 시간이었어요.

 

 

 

 

 

 

팔순이 넘은 엄마에게서 내 미래를 엿보고,

이제 대학생들이 된 조카들에게서 내 삶의 뒤안길을 떠올리게 되고,

또 남아있는 무궁한 날들에 샛별로 등장하게 될 조카들의 미래를 상상하게도 되고...

 

 

 

 

음식을 앞에 두고, 또 후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일까요?

 

 

 

아쉬웠던 것은 미래에  119 소방대원으로 활약할 조카(실습)의 얼굴을 보지 못한 것이고,

가슴 벅찼던 것은 미래의 PGA 투어에서 이름을 알릴 또 다른 조카를 몇 년만에 보게 된 것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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