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존재 자체로 선물입니다.”
친구가 보내온 새해 인사 스티커에 빙긋 웃는 아침입니다. 내 자신의 존재가 선물일까,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도 하지만, 곧 그 말에 긍정을 하는 쪽으로 결정해버렸습니다. 분명 세상에 날 보내신 위대한 분의 뜻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다.”라는 것을 증명하시고 싶어 할 것 같기도 합니다. “내 존재의 기쁨”을 나는 무엇으로 표현할까? “내 존재의 기쁨을 자신만의 언어로 축복” 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잠시 Steve Silberman의 책 뉴로트라이브(강병철 옮김/알마출판사)의 글을 인용하겠습니다.
2007년 아만다 백스(Amanda Baggs/현재는 아멜리아로 개명)라는 여성이 유튜브에 게시한
나의 언어로(In My Language)라는 동영상은 CNN이나 뉴욕타임스등의 주요 언론에서 다루기 전에 1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백스는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키보드로는 분당 120단어를 칠 수 있었다. 처음에 카메라는 백스를 따라가며 그녀가 얼굴을 책에 대고 누르고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문지르고, 손을 휘휘 내젓고, 혼자서 허밍을 하고 슬링키(Slinky 용수철을 길다란 나선 모양으로 압축시켜 만든 장난감)를 위 아래로 재빨리 움직이는 모습을 담아낸다 의사가 보았다면 틀림없이 자폐증의 고전적 증상 중 하나인 자기 자극 행동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번역(A Translation)’이라고 이름 붙인 동영상의 후반부에서 백스는 동정을 기대하고서 자기 삶의 내밀한 부분을 공개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다. 그녀의 의도는 훨씬 전복적인, 자기 존재의 기쁨을 자신만의 언어로 축복한다는 것이었다.
https://youtu.be/JnylM1hI2jc
“나의 언어는 다른 사람들이 해석할 수 있도록 낱말이나 시각적 상징을 고안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체를 통해 저를 둘러싼 것들의 모든 측면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저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제가 움직이는 방식은 목적 없는 것이 아니라 저를 둘러싼 것들에 대한 끊임없는 반응입니다.”
(P 31/Steve Silberman의 책 뉴로트라이브/강병철 옮김)
자신의 신체를 통해 자신만의 언어로 삶을 이루고 있는 모든 존재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는 아만다 백스의 말을 빗대어, 나는 나를 둘러싼 모든 존재와 과연 대화라는 것에 충실했을까? 묻는 시간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자신의 존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른 존재와의 대화에 혹은 다른 존재의 인식에 게을렀다는 반성이 먼저 닿았습니다.
키친 후가에서)
2019년에는 좀 더 활발한 “대화, 혹은 반응”을 내 식으로 이끌어내야 하지 않을까, 결심하는 오늘은 누군가의 호명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소한 기쁨, 당신의 존재가 나를 건드려 이루어진 시간, 그저 고맙고, 황홀했던 시간,
“사랑합니다.”
2019년에는 좀 더 활발한 “대화, 혹은 반응”을 내 식으로 이끌어내야 하지 않을까, 결심하는 오늘은 누군가의 호명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소한 기쁨, 당신의 존재가 나를 건드려 이루어진 시간, 그저 고맙고, 황홀했던 시간,
“사랑합니다.”
번역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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