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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허벌난 아침이었던 어제.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0. 2. 23.

살아오면서 남들과 섞이며 책임을 지는 일을 별로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일하고 내가 책임지는 상황들 속에서 살았다고나 할까.

그래서 내가 최선을 다하면

결과야 어떻든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입때껏

혼자서 일하고 혼자서 책임지고...

그러다 보니 크게 남을 돕거나 내가 도움을 받을 일들은 없었다고나 할까나?

어제 월요일 아침

주방을 맡던 강실장이 아파서 병원에 갈일이 생겼다.

수술을 할지 모른다고 해서 앞이 깜깜 했다.

물론 가족이니깐

강실장 걱정도 있었지만

당장 오늘 카페숨을 누가 맡느냐 ?  

하늘이 노래진다.

갑자기 어깨에 천만근의 무게가 눌리는 듯 하다.

점심이야 급하면 내가 일하면 되지만 그후론 가게를 ...

그렇다고 문도 닫을 수 없고...

가뜩이나 설끼고 학자금때문에 돈줄을 쥐느라고

절반의 매상에 허덕이고 있는 숨의 앞날이 걱정이었다.

혜순이, 카라, 앗사루비아, 양귀비 그리고 급기야 전주 동서까지...

근데 참 재미있는 일은

참 감격스러운 일은

그들 모두 일을 마치고 혹은 제키고 달려왔다는 것이다.

그것도 손님까지 몰고,,,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난 수업을 마치고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숨에 달려갔는데

숨이 모처럼만에 사람들의 온기로 웅성웅성

목이 메이고 눈물이 찔끔거려졌다.

앞으로 강실장이 수술을 할지,

혹은 내가 가르치는 일을 그만두고 숨에만 메어살아야 할지 아직 결정된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난 허벌났던 어제아침의 기억에서

감격으로 먹먹했던 어제 저녁의 기억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나 이러다가 마약처럼 중독될까보다. 사람들 속에서, 사람냄세로...

고맙다 , 친구들 그리고 동서님!!!

사는 일이 이렇듯 풀려나간다면 걱정할 일이

무에 있으련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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