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헤이든과 짐홀
아침에 duke님의 댓글에 “저음의 양감” 운운하시는 것을 보고 스프링처럼 폴짝 일어났답니다. 제가 꿈으로만 간직하고 있는 “소리”의 지향점이었거든요. 아마도 늘 허허로운 우주를 유영하는 느낌의 삶을 사는 제가, 저음을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말이죠, 제 삶을 그나마 지상에 붙들어 매고 싶은 제 무의식의 발로가 아닐까, 실없이 웃는답니다. 어찌했든 한 때는 그 저음에 푹 빠져 주로 바리톤이나, 베이스 쪽 성악가들의 목소리를 즐겼죠.
해서 노트북을 켜자마자 제 사랑 아다지오 맨, 헤이든을 만나러 왔답니다.
Charlie Haden/Jim Hall은 2014년 두 예술가의 죽음 후에 레이블 임펄스가 발매한 Jazz Beat에 의해 1990년 the Montreal International 재즈 페스티벌에서의 베이시스트인 찰리 헤이든과 기타리스트인 짐홀의 녹음 앨범이랍니다. 헤이든의 빈 공간을 꽉 채우는 짐홀의 기타! 제 마음을 풍성풍성하게 채우기도 한답니다.
헤이든의 펫 메스니와 함께한 음반도 좋지만 짐홀과의 이 앨범은 제 비밀 병기중 하나랍니다. 근데 깜빡깜빡해요. 비밀 병기가 넘 많아서……
Track listing
1."Bemsha Swing" (Thelonious Monk, Denzil Best) - 8:32
2."First Song" (Charlie Haden) - 8:52
3."Turnaround" (Ornette Coleman) - 9:32
4."Body and Soul" (Johnny Green, Edward Heyman, Robert Sour) - 11:14
5."Down from Antigua" (Jim Hall) - 12:04
6."Skylark" (Hoagy Carmichael, Johnny Mercer) - 9:22
7."Big Blues" (Hall) - 9:19
8."In the Moment" (Haden) - 7:04
Personnel
Charlie Haden — bass
Jim Hall — guitar
Charlie Haden - Charlie Haden - Jim Hall (Full Album) HD - YouTube
트랙 리스트를 보게 되면 우리에게 익숙한 곡들이죠. 오늘 아침은 이렇게 시작하게요.
이곳은 새벽에 눈보라가 쳤고 이곳, 저곳 소복 쌓인 눈두덩이들이 지금은 녹고 있네요. 한참 기지개를 켜던 야생 봄꽃들이 날벼락을 맞은 것 같은데, 그 애들이 숨죽이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맘이 좀 짠하죠.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것 또한 자연이 하는 일인데, 그 자연에 순응하고 살아야 하는 생명들의 운명, 그 쳇바퀴 속에 저도 속함을 늘 잊지 않기를 바라게 되네요.
밴친님들, 따뜻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즐겁게 지내시길 요.
(펌글)
짐 홀은 1930년 12월 4일 미국 버팔로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아트 테이텀(Art Tatum), 테디 윌슨(Teddy Wilson), 레니 트리스타노(Lenny Tristano) 등을 들으며 자랐다. 짐 홀은 어릴 때 부터 배움에의 욕구가 왕성해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음반이나 음악들을 닥치는 대로 모으고 들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메인스트림 재즈맨들 이외에 현대음악도 듣기 시작했다. 그중 쇤베르크는 짐 홀을 크게 고무시켜 새로운 창조열로 몰고 갔다. 쇤베르크의 작품중에서도 '정화된 밤'은 짐 홀을 밤새도록 뜬눈으로 지새게 만들만큼 대단한 영향을 주었다.
10대부터 짐 홀은 클리블랜드 일대에서 직업적으로 음악활동을 하기 시작했고, 얼마 후엔 클리블랜드 음악학교에서 55년에 학사학위를 받았다. 그후 짐 홀은 보다 큰 곳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싶어 LA로 이주, 거기서 빈센트 고메즈(Vincent Gomez)를 만나 함께 클래식 기타를 공부했다. 56년에서 59년까지 짐 홀은 Jimmy Giuffre Three와 연주하였고, 계속해서 빌 에반스, 소니 롤린스 등과도 연주를 하며 음악적인 경력을 쌓아갔다.
그러나 짐 홀은 바쁜 음악활동으로 인해 술을 많이 마셔대 결국 알콜중독에 빠져 얼마동안 쉬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가 음악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1년이 넘은 후였다. 하지만 완쾌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팬들은 전성시절의 짐 홀의 연주를 들을 순 없었다. 60년대 말엽에 가서야 짐 홀은 음악적인 감각을 회복해 예전처럼 멋진 연주를 할 수 있게 되었다. 72년에 재즈 베이시스트 론 카터와 함께 제작한 듀오앨범은 짐 홀의 명성을 회복시켜준 역작으로 평가받았고 이어서 그는 여기저기 세션활동과 솔로앨범 등을 제작하며 빛나는 명연들을 쏟아내었다.
방대한 음악감상과 이론 등의 섭취를 통해 짐 홀은 젊은 시절부터 기존의 재즈 기류보다 앞서가는 어프로치를 구사하였다. 기존의 메인스트림 재즈형식 속에서도 그는 진보적인 마디 도입과 색다른 모드의 응용으로 재즈를 세련화 시켜갔다.
한편 짐 홀은 대단한 테니스 광이기도 해 기타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테니스에 대한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 짐 홀은 수십 년이 넘는 재즈기타의 길을 걸어오며 누구보다도 더 변화와 개혁을 모색했던 인물이다. 클래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아랑페즈 협주곡 등의 클래식 작품들을 재즈로 소화하는가 하면 이차크 펄먼(Itzhak Pearlman)과 같은 명 바이올린 주자와도 협연했고 심지언 크로노스 쿼텟(Kronos Quartet)같은 현대음악을 전문으로 연주하는 진보적인 악단과도 협연했다. 이러한 것은 그가 재즈 이외에도 쇤베르크, 스트라빈스키, 베베른 등의 현대음악 작법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쇤베르크의 12음기법에 감동받아 몇 개의 피아노 작품을 직접 작곡하기도 한 바 있다.
짐 홀은 정통재즈 이외에도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서로 낮선 음들을 4연음으로 배치하는 독자적인 4연 프레이즈와 아르페지오 주법으로 특이한 코드 보이싱을 전개하였다. 뿐만 아니라 동료 기타리스트 팻 마티노(Pat Martino)적인 핑거링 형태를 자신의 임프로비제이션에 응용하는 등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음악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글 / 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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