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탄 게츠
지난 늦가을 이후 멈췄던 아침 산책을 오랜만에 다시 시작했답니다. 겨울 코트를 입고 나갔지만 바람은 상쾌했고 잔뜩 찌푸린 하늘엔 좀이 쑤셔 도저히 뭉그적거릴 수 없는 햇님은 곧 뛰쳐나올 기세였답니다. 귀로는 메뚝씨와 똥팔씨의 리오타르에 대한 수다 삼매경(팟 캐스트, 두철수)에 빠져들면서도 눈으로는 보송보송한 솜털을 입고 막 기지개를 켜고 있는 금창초, 개쑥부쟁이, 까실쑥부쟁이, 장대나물, 봄까치꽃, 수영 같은 귀여운 것들과 인사하느라 바빴답니다. 쉬엄쉬엄 그렇게 돌고나니, 배도 슬슬 고프고 또 마음까지 뿌듯하지 뭡니까. 그렇게 시나브로 겨울님은 줄행랑을 쳤고 막 들어서는 봄님의 호들갑스러움이 반가운 아침!
이런 날은 꼭 스탄 게츠의 달달하고 나른한 색소폰 소리를 또 들어줘야 우리의 마음도 계절의 부름에 입맞춤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은 저는 요, 스탄 게츠 그닥이랍니다. 그러나 예의라는 것도 있고 솔직히 말하자면 그의 연주를 듣지 않고 어찌 제 마음의 까칠함을 견딜 수 있겠습니까? 음, 그렇습니다. 피곤하고 졸릴 때 마시는 달달하고 쓴, 그러나 고소함의 진수, 내 사랑, 아포카토!!! 바로 스탄 게츠는 저에게 그런 존재랍니다. 탑 시크릿! 편의점 미니스탑에서 파는 1500원짜리 아포카토 죽여줍니다.
밴드에 스탄 게츠 검색해보니 꽤 많은 포스팅이 있고, 언급도 많이 되었네요. 저도 뭐라고, 뭐라고 주절거렸던 적도 있고요. 그렇지만 이 곡은 빠져 있어 링크합니다. 우선 가볍게, 가볍게!
Lionel Hampton & Stan Getz Quintet - Gladys - YouTube
http://me2.do/5k8SFhMI
Lionel Hampton & Stan Getz Quintet - Gladys (1955)
Personnel: Stan Getz (tenor sax), Lionel Hampton (vibraphone), Lou Levy (piano), Leroy Vinnegar (bass), Shelly Manne (drums)
이 곡은요. 비브라포니스트인 Lionel Hampton과 색소포니스트인 스탄 게트가 1955년 녹음해 레이블 Norgran에서 발매한 앨범 "HAMP AND GETZ" 의 트랙중의 하나입니다. 모닝 재즈로 그만이죠. 인트로에서의 비브라폰의 상쾌함과, 발랄함에 춤이라도 추는 듯 게츠의 혼의 소리는 가볍게, 가볍게 유영하며 숨을 고릅니다요. 그사이 셜리 맨의 드럼과 비네거의 베이스에 의지한 비브라폰의 팔랑거림이 연속되면 자기도 질 수 없다는 듯 동글동글한 게츠의 색소폰이 합류하다보면 어느 새 비브라폰 잠시 휴식하는데 이때 비네거의 베이스 솔로는 잘난척하는가 싶은데 숨어있던 비브라폰도 살짝 고개를 내밀다가 혼의 소리에 밀려 다시 숨다가, 또 삐죽 고개를 내밀고, ㅎㅎㅎ 이들의 call and respose가 봄날의 아지랑이와 나비를 연상시키는 군요. 가끔씩 또르르, 또르르 참새 한 마리가 끼어들기도 하고. 참 좋은 봄 날의 한 장면입니다요.
이렇게 마음의 준비를 하셨다면 그야말로 게츠의 달달함의 진수를!
Stan Getz for Lovers (Full Album)
01 Moonlight In Vermont 0:00
02 Corcovado (Quiet Nights Of Quiet Stars) 2:21
03 I'm Glad There Is 6:40
04 But Beautiful 11:20
05 O Grande Amor 16:00
06 Alfie 21:30
07 Here's That Rainy Day 24:25
08 Body And Soul 29:30
09 The Look Of Love 32:50
10 Little Girl Blue 35:34
11 Para Machuchar Meu Coracao 39:16
12 Detour Ahead 44:21
13 Melinda 47:53
14 The Girl From Ipanema 52:57
15 If Ever I Would Leave You 58:15
RELEASE DATE: 2004-09-14
DURATION: 60:28
OF TRACKS: 15
ALBUM TYPE: 정규, studio
GENRE/STYLE: 밥, 재즈, 라틴, 월드, 쿨 재즈
CD 2004-09-14 The Verve Music Group, Universal Music (731458936121)
Stan Getz for Lovers (Full Album) - YouTube
http://me2.do/x6lHcMsH
간간히 들리는 게츠의 보컬 또한 좀 귀찮은데 싫지 않은 애인의 무심을 가장한, 서툴지만 진심을 담은 세레나데처럼 들리고요, "The Sound"라는 별칭에 걸맞은 따뜻하고, 가사를 속삭이는 듯 불어대는 혼의 소리에 젖다보면, 봄볕에 나른한 오후 햇빛 바라기를 하며 잠깐 졸아도 좋은! 저에게도 가끔씩 이런 휴식도 필요하답니다.
이 앨범은 시리즈 물 일까요?
Stan Getz - More Getz for Lovers란 앨범도 찾아 즐감 하시길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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