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k Satie로 시작하는 아침은 언제나 옳다. 특히 눈이 내리는 적막감 속에서 사티를 듣노라면 내면에 술렁거리는 것들은 천천히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찾아 자리를 잡는다. 그렇게 깊이 가라앉은 생각의 알갱이들 위로 맑은 수면이 만들어지고 나는 가만 그 수면을 오랫동안 응시한다. 거기, 내가 있어야 할, 아니 살고 싶은 나의 삶이 있다.
그런데 어제, 키스 재럿의 더 퀼른 콘서트 솔로 연주에 대한 언급을 접하고 불현듯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재럿의 ECM 앨범 'The Melody At Night, With You'(1999년앨범 재킷은 도대체 누가 디자인 하고 촬영했을까? 너무 멋져서 소장하고픈...)가 떠올랐다. 만성 피로증후군이라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을 앓던 도중 키스 재럿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내에게 선물하려고 이 앨범을 녹음해 발매했다는 일화를 접하며 참 복도 많은 그녀는 까다로운 그를 어떻게 견딜까, 속된 호기심이 발동하면서도 이런 음악을 선물해주는 남편이라면 얼마든지……ㅎㅎㅎ
이 앨범 속 전곡을 감상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내 마음을 가장 사로잡는 것은 첫 번째 트랙, I Love You Porgy이다. 이곡은 1935년 Ira Gershwin 작사에 George Gershwin 작곡으로 발표된 오페라, 아니면 뮤지컬이라고 해야 할까? 'Porgy And Bess' 속의 듀엣곡이다. 빌 에반스를 비롯해서 빌리 할러데이, 니나 시몬 등, 수많은 연주와 보컬로 발표되어 인기를 누리고 있어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멜로디이지만 내가 들은 최고의 연주는 재럿의 피아노가 아닐까?
서두에 에릭 사티를 거론했지만 사실 에릭 사티보다 한 때는 재럿의 이 곡을 더 사랑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터에 키스 재럿을 운운하니……이제 가끔씩 그의 품위와 절제된 단순함속의 열정, 다분히 명상적이면서도 더 이상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 아우라를 즐길 일이다.
Keith Jarrett - I Love You Por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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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you, Porgy 당신을 사랑해요, 포기
Don't let him take me 그가 나를 데라가도록 하지마세요
Don't let him handle me
And dive me mad 그가 날 조종하고 날 미치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 마세요
If you can keep me 만약 당신이 날 가질 수 있다면
I wanna stay here with you forever 난 당신 곁에서 영원히 머물고 싶어요.
And I'll be glad 그리고 난 기쁠거예요.
Yes I love you, Porgy
Don't let him take me
With his hot handle me
With his hot hands
If you can keep me
I wanna stay here with you forever
I've got my man
I love you, Porgy
Don't let him take me
Don't let him handle me
And drive me mad
If you can keep me
I wanna stay here with you forever
I've got my man
Someday know he's coming to call me 어느날 그가 나에게 전화를 걸거라고 알아요
He's going to handle me and hold me 그는 날 조종하고 날 가지려고 할 거예요
So, it's going to be like dying, Porgy 그건 죽음과도 같을 거예요, 포기
But when he comes I know I'll have to go 그러나 그가 다가올때 나는 가야만 할거예요
I love you, Porgy
Don't let him take me
Don't let him handle me
And drive me mad
If you can keep me
I wanna stay here with you forever
I've got my man 나는 내 남자를 가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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