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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아리아

속절없이/Mi Mancherai - Josh Groban - Il postino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7.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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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의 테라스에서 마주할 수 있는 지중해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그 위에 한가롭게 떠 있는 몇 몇의 요트들, 그것들을 둘러싸고 있는 섬의 단층 절벽들, 가히 천상의 풍경이라 일컬을 수 있는 눈 앞의 것들을 배경으로 그리운 이들의 미소를 떠올리며 짧은 엽서를 쓸 수 있다면...
  상상속에서나마 저는 지금 시칠리아 에오리아 제도의 살리나 섬, 마시모 트로이시 로드의 절벽 위에 버티고 있는 카페 일포스티노에서 베아트리체 루쏘의 손녀 딸쯤으로 보이는 미인이 가져다주는 진한 에스프레소 한 모금을 물고 연신 노트북의 자판을 두드리다가 또 한 동안은 하염없이 바다에 시선을 두다가를 반복하고 있답니다.  
 
  "메타포라고!"
  "그게 뭐죠?"
  "대충 설명하자면 한 사물을 다른 사물과 비교하면서 말하는 방법이지."
  "예를 하나만 들어 주세요."
  "좋아, 하늘이 울고 있다고 말하면 무슨 뜻일까?"
  "참 쉽군요. 비가 온다는 거잖아요."
  "옳거니, 그게 메타포야." 
 
  네루다와 마리오의 대화가 귓전에 뱅뱅 맴돌고요.
  어떻게 시인이 되셨나고 묻는 마리오에게 해변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을 감상해보면 은유를 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하는 네루다와의 대화를 엿듣게도 됩니다.  
 
  이런 시간들이 저에게 허락될까요?
  글을 쓰게 되면서 가지게 되는 꿈 중의 하나는 하루끼처럼 지중해의 어느 해변의 찻집에서 자판을 두드리는 저를 그려보는 것만으로 작은 위로가 되는 시간, 9편의 작품을 방출하며 제 꿈을 이루게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무참히 깨지고 있는 현실 앞에서 저는 또 다시 용기를 내 봅니다. 다행스럽게도 몇 몇의 작품은 본심행에 오른 것으로 제 희망 또한 작은 불씨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 아마도 3, 4년 후 오늘 이 시간의 상상이 저의 현실이 될 수 있기를 꿈꾸며 속절없이 웃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