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할래요?”
장난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여자가 ‘툭’ 말을 던졌다. 대답이 없다.
“그냥, 한 번 해본 소리예요.”
여자가 겸연쩍게 웃었다. 그저 묵묵부답이다.
“저, 그런 생각해봤어요.”
여자는 줄줄이 수다라도 피울 작정인가? 벌써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나섰다.
“있지요. 여자는요. 너무 외로웠어요.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만큼 외로웠대요. 해서 뭔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었어요. 여자도 살고 싶었거든요.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 온 다른 방식으로 살아야했단 말이에요.”
여자의 목소리는 마치 여자가 대변하는 여자라도 된 냥 점점 격양되어져 갔다.
“그래서 여자는 생각했어요. 무엇인가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 줄 상대를 만들어야 했거든요. 음. 현실이 아니더라도, 상상 속 인물이라도. 그래요, 종이인형처럼 그런 상대라도 여자는 만들어야 했어요. 그래야 했단 말이에요.”
이제 여자의 목소리에는 금방이라도 눈물 한 바가지라도 쏟을 듯 물기가 가득하다.
“이해되세요. 여자도 살아야 했단 말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거든요.”
여자의 몽롱한 이야기들은 허공으로 흩어졌다. 도대체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대라도 있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을 만큼 현실감이 없었다.
“서로를 모르는 거예요. 지독히 외로운 사람들이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채 그렇게 만나는 것이지요. 목소리로. 아니면 어떤 텔레파시로.”
여자는 소설을 쓰고 있는가? 자신이 쓰는 소설에 도취되어 있는 것인가?
“어이, 눈물이 나네요. 상상을 하니깐. 여자가 불쌍해서. 아니 남자도 불쌍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요? 얼마나 그랬으면 여자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그 인물로 하여금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고 싶었을까요?”
갑자기 여자는 자신이 대변하는 목소리가 자신이기라도 한 듯 울먹거렸다.
“연애 할래요?”
누구도 듣고 있지 않음직한 묻기가 다시 반복되었다.
“피, 좋아요.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냥 물어본 거였어요. 혹시나 해서요.”
여자는 갑자기 정색을 하며 자신의 물기서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처음이에요. 이렇게 묻고 싶었던 상대는.”
이제 여자는 자신의 간절함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설명을 하려했다. 그러나 곧 여자는 무엇인가를 포기한 듯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뭐, 좋아요. 지금까지도 이만하면 잘 살았는데요. 뭘.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다고요.”
마치 대답하지 않는 상대에게 짜증이라도 내듯 여자는 혼자 중얼거렸다.
“연애 같은 것 진즉 포기했어요. 뭐 인생에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도대체 여자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태양도 달도 별도 바람도 여자의 말을 알아 듣는 것 같은데, 정작 여자의 말이 도착해야 할 그 지점엔 누구도 없었다. 그 누구도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여자는 알고 있을까? 알고 있었을 것이 분명하겠지만 여자는 그렇게라도 해서 견디고 싶은 것인지도...
Monika Martin - Mein Brief 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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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왜냐하면 말하는 것 보다 쓰는 것이 훨씬 낫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대에게 이 글을 쓰는데
그대 앞에 서서 눈을 마주 쳐다보는 것보다
쉽다고 느끼기 때문이지만
물론 그대를 정말 마주 보고 싶지요.
아시겠지만 이런 감정은
누구에게도 일어나는데
또한 그대에게 글을 쓰고픈 감정이 저에게도 일어났습니다.
슬픔이나 기쁨이나
모든 것을 그대와 나눠 가지면서
저는 그대와 생애를 보내고 싶습니다.
벨소리를 들었는데 그대일 거라고
단지 그렇게 느꼈는데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전화가 조용해서 실망을 했지요.
웃지 마세요.
저는 그대를 잃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 저는 슬프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제가 신에 감사하고 정말로 감사하는 것은
그대와 이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도록 된 것과
이 순간들이 저에게 영원히 머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대가 원한다면 이 순간들이 영원해질 수 있고
저는 그대와 영원히 같이 하고 싶습니다
이런 생각이 저로 하여금
쓰게된 동기인데 그대가 이런 것을 알았으면 하고
정말 그대가 알았으면 하고요
누구나 혼자 살 수 있지만
인연은 두 사람에 속하지요.
또한 제가 오랜동안 진실로 원치 않았다면
이와 같이 이런 일들이 어떻게 일어 날 수 있게쑈고
이렇게 좋을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이것이 언제나 같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것은 있는 그대로 정말 좋습니다.
모니카 마르틴(Monika Martin, 1962~)은 오스트리아 그라츠(Graz) 출신의 가수입니다. 그녀는 그라츠의 미술공예학교(Kunstgewerbeschule Graz)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예술사와 민속학을 전공했으며, 그후 그라츠 음악예술대학에서 독창을 공부했습니다.
1986-1992년까지 "Heart Breakers"라는 밴드의 리드보컬로 활동했으며, 1990년에는 이 밴드와 함께 "Dafür dank’ ich dir(그렇게 해줘서 너한테 고마워)"라는 노래음반을 녹음합니다. 같은 해에 그녀는 그라츠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합니다.
1995년에는 단독음반 계약을 체결하며, 1996년에 "La Luna Blu(푸른 달)"라는 노래로 처음으로 히트송을 제작하게 됩니다. 그 노래로 '1996년 포크음악 그랑프리'(독일어로 된 가요 경연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출신 가수들이 참가함)에서 오스트리아 내에서 2등을 차지하고, 국제 대회에서는 6위를 차지합니다. 1997년 그랑프리에서는 "Immer nur Sehnsucht(언제나 그리움뿐)"이라는 노래로 오스트리아 내에서 2등, 국제 대회에서는 6위를 차지합니다.
그 이후에도 포크음악 그랑프리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여 상위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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