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실누나!”
가만히 불러만 보아도 슬금슬금 저 가슴 밑바닥에서 기어오르는 온기. 그녀의 이름을 낮게 읊조리기만 하여도 뒤죽박죽 내 인생도 가지런히 정리될 수 있으며 뭔가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 같은. 난 그녀의 이름을 몇 번이나 부르며 목숨이나마 부지하며 살았을까? 셀 수조차 없을 만큼? 아니 너무 불러 이제는 대답조차 들을 수 없을 만큼 닳았을.
"은실누나!"
기쁠 때나 슬플 때 아프거나 배고플 때도 두려움에 내 몰려 옴짝달싹 못 할 것 같은 상황속에서 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녀 때문에 살았고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살았고 아마 앞으로도 그녀의 이름에 기대여 살 것이다. 세상 그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류의 손가락질을 하더라도 나는 너무 명백히 앞으로의 내 삶도 은실누나를 부르다 죽을 것임을 이제는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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