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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엄살 떨지 마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3. 10. 20.

 

 

 

  날 밤을 하얗게 새우고 부랴부랴 부지런을 떨었다. 해변에서 해롱거리며 바람과 햇빛 속에 있으리라 작정하고 나선 하루였다. 치즈가 담뿍 녹아있는 빵 몇 조각, 와인 한 병과 사과 두 알도 챙기고...

  휴식,

  한 달여간의 여정을 풀고 하루 종일 맘먹고 둥글 거릴 예정이었다. 햇빛 속에서 잠이라도 들면 좋겠다.

 

오랜 만에 Chavela Vargas의 ‘La Bruja'가 열어 제킨 창문으로 바람을 탄다.

 

 

  바람보다 자유롭고, 폭풍보다 열정적인 사랑, 고통조차 사랑한 여인, 프리다 칼로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프리다’의 영상이 오버랩 된다. 정말 멋진 영화였는데, 프리다를 연기한 셀마 헤이엑의 연기 속에 녹아 든 프리다 칼로의 삶, 고통 받고 있는 자신의 모습조차 자신의 일부라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끌어안고 순간, 순간을 즐기고자 하는 의지로 충만했던 불멸의 여인, 프리다 칼로!!!

 

 

  문득 그녀의 삶을 빌어 ‘나’를 들여다본다.

  “그래, 엄살떨지 마. 이만 하면 충분해. 아니 넘쳐 나.”

  때론 말이다.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가끔씩 엄살을 떨고 싶은 날도 있는 법, 그럴 때마다 누군가의 삶을 빗대어 자신을 추스른다. 참 다행이다. 살아있는 내가 느껴지는 날이었다.  울고, 웃고  그리고 결국 남는 것은 ‘생에 대한 감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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