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친정엄마가 건강하다는 것은 행운이다.
아직도 모든 기본반찬은 엄마로 부터 온다.
엄마가 한 요리가 제일 맛있다.
미원만 안 넣고
조금 싱겁게 하면 좋으련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맛있는 걸.
시골에서 김장하는 날은 잔칫날이다.
찰밥도 찌고
보쌈도 하고
동네 엄마들이 10여명 남짓 모인다.
우스갯소리도 하고
노래 한 가락도 뽑고
막걸리도 한 사발 들이켜고
김장을 끝내면
아무리 추운 겨울이 와도 걱정없다,
시골의 정서가 그리운 우리네들이다.
올해는 동생네 친정식구들까지의 김장이란다.
꽤 큰 잔치다. 홍삼 드링크제도 하나씩 나눠마시고...
다리아파, 허리 끊어진다고
꼬부정한 발 걸음도
신이 나는 거라, 울 엄마는...
새끼들 먹일 생각하면...
엄마가 통에 담아논 김치를
동생이 김치냉장고 앞까지 배달해주면
나는 넣기만 하는 되는기라.
내가 하는 일
우하하하...
사진찍고 맛있는 거 먹고
입으로 공치사하고
살살 어른들 말 만 받아주면
내 한겨울 김장은 끝이난다,.
덤으로,
찰밥도 좀 싸오고
게무젖도 살금 넣어오는기라.
난 어디든 가면
무수리이건만
친정에서 만큼은 공주다.
50을 바라다보는 공주말이다.
아마 엄마가 살아계시는 날까지 나의 공주역은 계속될것이다.
그래도 양심은 쬐께 있어서
다음 주말엔
김장하느라 수고한 동생네와 엄마 맛있는거 사드리겠다.
여기 우리 예쁜 동네 엄마들이 계시다.
풍신난걸 왜 찍냐고 설레발을 떠시지만
ㅋㅋ 재미있다.
엄마들이 사는 모습이 참 예쁘다. 요 엄마들이 어렷을 적 지저귀찰때 부터 나를 아시는 분들이다.
밥먹고 고스톱치고 가라는걸 일 핑계로 후딱 내뺏다.
나도 20년 후에 저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당.
니집네집 할 것없이 11월과 12월 초순까지는
상평마을에 김장하는 집들마다
찰밥찌고, 보쌈삶고 막걸리 한사발도 오가며
정도나누고 마음도 나누고 힘도 나눠
영양보충 맘껏해
길고 추운 겨울을 훈훈한 마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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