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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戀書 - 84 - 별/ 알퐁스 도데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2. 27.

"야외에서 별빛을 받으며 밤을 보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잠자는 시간에 고독과 침묵 속에서 신비스럽운 세상이 깨어난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그때 개울물은 훨씬 더 분명한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물 위에서는 작은 불빛들이 불꽃처럼 춤을 춥니다. 그리고 산 속의 모든 정령들이 자유로이 오고가며, 허공에는 거의 알아듣기 힘들 만큼 희미하게 부스럭거리는 소리들로 가득 찹니다. 마치 나무가 싹을 띄우고 풀이 자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낮은 인간과 동물들의 세계에 생명을 주지만, 밤은 사물들의 세계에 생명을 줍니다.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겁을 먹기도 합니다. 아가씨도 두려움으로 계속 몸을 떨면서 아주 희미한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내 옆으로 바짝 다가왔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리 아래쪽에 있는 연못에서 길고 우울한 울음소리가 물결을 타고 파도치듯 울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에 아름다운 유성 하나가 연못을 가로질러 우리 머리 위를 지나갔습니다. 마치 그 슬픈 울음소리와 그 아름다운 빛이 서로를 운반해 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게 뭐야?"

 

스테파네트가 내게 속삭이듯 물었습니다.

 

"영혼이 낙원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아가씨."

 

이 말과 함께 나는 성호를 그었습니다.

 

중략...

 

나는 이 별들의 결혼에 대해 그녀에게 설명을 해 주다가 내 어깨 위에 너무나 아름다운 무엇인가가 가볍게 닿는 것을 느꼈습니다. 옷에 달린 리본과 레이스, 그리고 구불구불한 머리카락이 예쁘게  구겨진 채로 그녀가 잠이 들면서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댔던 것입니다.

 

우리는 날이 밝아오면서 별빛이 창백하게 엷어질 때까지 꼼짝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나는 그녀의 자는 얼굴을 자꾸만 들여다보았습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희미하게 동요가 일었지만, 내가 언제나 아름다운 생각만을 하도록 해주는 밤의 깨끗하고 신성한 빛이 기적처럼 나를 보호해 주었습니다.

 

우리 주위에 별들은 커다란 양떼처럼 조용한 행진을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가끔 그 별들 중에 가장 사랑스럽고 가장 아름다운 별이 길을 잃고 내 어깨에 기대어 잠을 자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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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랫동안 꿈꾸어왔던 여행이었다. 알퐁스 도데의 '별' 속의 스타파네트가 되어 어느 날  알퐁스 도데의 목동과 조우하여 프로방스의 별이 쏟아지는 산 속에 있고 싶었다. 그리고 그 긴 밤을 성 제임스(은하수), 영혼의 전차(큰곰자리) 세 명의 왕(오리온자리), 밀라노의 존(시리우스), 프로방스의 피에르(토성)의 같은 별들의  이야기를  밤새 하고 싶었다. 그리고 별들이 결혼하는 것처럼 나도 7년마다 한 번씩 만나  마그론느라는 목동의 별이 되어 프로방스의 피에르와 결혼하는 꿈꾸는 별이 되고 싶었었던 그런 한 때가 있었었다.

 

그럼 어쩜 나도 가끔은 그 별들 중에 가장 사랑스럽고 가장 아름다운 별이 길을 잃고 목동의 어깨위에 기대어 잠을 자고 있을 것 같은 아가씨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꿈을 꾸어 왔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꼭 그런 날이 오기를 지금도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