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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戀書 - 82 - 학문의 즐거움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9. 7.

느리게 느리게 그렇게 찾아온 9월의 바람과 숨죽은 햇살을 시샘하듯 이슬비가 내리는 호젖한 저녁, 왠지 풀풀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소 곱창에 소주 한 잔이 생각납니다.

 

가실바람에 마음을 뺏긴 며칠 동안 통 책이 읽혀지지 않았는데 오늘 새벽녘 모처럼만에 오랜 독서를 했답니다.

 

 

히로나카 헤이스케님의 ‘학문의 즐거움’

 

 

 

독서모임 공감의 이번 차 필독서 인데 아쉽게도 예약손님이 계셔 이번 차는 동참하지 못할것 같습니다. 이 책은 일본 수학자인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자서전입니다.

 

 평범한 재능밖엔 가지지 못했다고 자인하는 사람이 어떻게 수학의 노벨상에 해당하는 필드상을 수상하는 눈부신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가 하는 물음에 대한 해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냥 가까운 누군가가 사드락 사드락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에 내 귀를 귀울이듯 그렇게 읽혀집니다. 읽으며 빙긋이 미소도 지어보고 공감이 가는 부분에 밑줄을 긋기도 합니다.

 

그는 중학시절 피아니스트를 향한 꿈을 꾸었지만 자신의 재능에 못미침을 깨닫고 그 꿈을 포기합니다. 수학에 재미를 느끼던 그는 자기 속에 잠자고 있던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재능을 발견하고 꾸준히 노력하여 드디어 수학의 대가가 됩니다, 그 과정을 솔직, 담백, 소박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즉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창조의 기쁨을 느끼는 과정을 읽으며 마치 나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그의 말처럼 “실현이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그것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으면 은연중에 꿈을 이루어 보려고 하는 힘이 생겨나고 또 그런 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의 삶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중에 우리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만납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좋을지 전혀 알 수 없을 때, 혹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을 때,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깊은 사고력이라고 그는 지적합니다. 그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끈기있게 배워야 하며 그 배움으로 인한 정보축적은 결국 지혜라는 형태로 우리의 삶에 큰 힘으로 등장한다고 합니다. 즉 배움으로써 형성된 지혜를 바탕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만나는 역경의 순간도 도전의 기쁨으로 맞이하며 뛰어 넘고 진정으로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사는 소박한 삶의 모습을 가감 없이 잔잔히 그리고 있답니다.

 

 

 

읽으면서 가장 크게 공감했던 부분은 바로 ‘창조에 대한 욕망’이란 문제 였답니다.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그 창조에 대한 욕망이 결국 그를 키워냈음을...

 

 

그럼 나의 내부에는 어떤 것에 대해 이 ‘창조에 대한 욕망’이  존재할까?  '욕망'만큼 큰 에너지는 없는 듯 합니다. 나에게 허락된 이 생의 시간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허락된 시간에 과연 나는 내 욕망을 충족할 만큼 끈기있게 노력할 수 있는가? 묻고 싶습니다.  히로나카를 만난 오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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