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참으로 편안했던 일요일을 보냈지요. 토욜밤 일찍 잔 덕분에 精神一到 하여 몇 건의 썰을 풀기도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대청소, 대빨래도 끝내고 참으로 한가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또 몇 건의 거두지 않는 카톡음성메세지로 내 회포도 풀어가며 신통방통 참으로 혼자도 잘 놀고, 또 이원규님의 산문집을 읽다가 그리운 김남주, 고정희 시인님들의 이야기를 읽는데 눈물이 펑펑 나오기도 하고...
한국을 떠나기전에 가장 좋아했고 많이 읽었던 시들이 바로 고정희님의 시들이었는데 어느 날 지리산에서 실족사 하셨다는 걸 몰랐다가 몇 년 전에 알고 얼마나 놀랐었는지,,, 그분의 치열하고 감동적인 싯구들이 내 세상을 향한 어떤 오기나, 희망, 절망 같은 것들을 고스란히 표현해주어서 한 때는 내 우상이었기도 했었는데... 그분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가 그만 눈물이 나 잠시 책을 덮어버리고 말았지요.
그런 눈물 끝에 또 가만히 나 자신을 생각해보니 참 한심하기 짝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미치자 또 한바탕 자아연민에 짜증을 내기도 하고 이런 날 나를 이렇게 방치해놓고 있는 그대에 대한 야속함에 눈물이 계속돼 한참을 울었더니 그야말로 catharsis의 지경까지 이르르니 한 결 마음이 편해진 찰나,
ㅎㅎ 예의 은파님의 상쾌한 목소리...
"청소년 수련원, 우짜 월명산이나 한바퀴 돕시다." 라는 전활받고 언제 울었는지 쏜살같이 챙겨 청소년 수련원에 도착하니, 아, 이 상쾌하고 봄날같은 날씨에 펄펄 내 맘도 춤을 추고...
30분이면 족할 수원지 한바퀴의 산책은 무려 2시간의 해찰 끝에 이루어내는 우리들의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사는 이야기는 하하호호 내 마음도 그녀의 마음도 어제의 하늘 처럼 청명하고 맑기만 하였지요... 햇빛과 카메라가 이뤄내는 보케사진을 나도 몇 장 건질 수 있어서 기분이 짱이었고...비록 쪼잔한 내 카메라의 산물이기는 하였지만 담에 돈 많이 벌면 카메라 부터 구입해 나도 은파님처럼 은구슬뱅뱅 복해사진을 찍을 수 있으리란 기대감도 만땅!!!
글케 신나게 놀다 건져낸 사진 중엔 이런 사진도 있다요.
마치 그대의 튼실한 허벅지 같은...ㅋㅋ 남살스러웡!!! 나무의 울퉁불퉁한 등걸에 왜 나는 그대를 떠올렸을깡? 내 언젠가 그 허박지를 베고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잠에 빠져드는 그런 꿈을 꾼 적이 있는뎅...
암튼 이런 희희낙낙의 즐거움에 빠져들다 민생고 해결을 위해 은파주변, 지산가든 앞쪽, 막국수 집에 가서 메밀막국수수제비도 한판 때리공...
설친 새벽잠을 보충하기 위해 전기장판을 켜고 히터도 빵빵하게...글케 한바탕 자고 났더니 칠흑같은 어둠이 내려 앉았는데 왜케 사위는 적막한지...
그때 마치 선녀님이 강림하시듯,
"뭐 하냐?" 띠리링, 문자 하나,
"나, 심심혀, 어디여?"
"한길문고, 내리 3시간을 죽치고 있네..."
"빨랑 일로 와, 내 맛있는거 해 줄께."
그래서 그녀가 쏜살같이 날아왔지요. 우째 적적하던 차에 반가운 구세주였씅께 맛있는 거 줄랬더니 급구 사양, 한참을 이바구떨다가, 선지국이 먹고 싶다나 어쩐다나 , 예림옥에 가서 선지국 한 사발 푸고 은파 산책...
"야아, 오랫만에 티티카카 어뗘?"
"쪼아, 쪼아."
참말로 좋더이다. 이런 오밀조밀, 알콩달콩하는 시간들을 내가 얼마만에 맛보았나 생각하여보니 작년 겨울 눈이 하염없이 쏟아지던 그 겨울날도 티티카카에서 그녀와 대화 한판 푸지게 풀었던 기억이 나서 참으로 뽀듯하고 즐거웠던 밤이었지요.
그녀와 함께 팔짱을 끼고 걷는데 나도 모르게 팔짱을 낀 손이 스스로 그녀의 호주머니속으로 미끌어지고 어느 사이 나는 그녀의 따뜻한 손에 내 손을 걸고 있었지요. 참 신기한 것은 나에게 이런 일이란 내 전체 인생에 두서너번이나 될까? 스킨쉽이 부끄럽기만 하고 어색하기만 했던 내가 내 스스로 그녀의 손의 따뜻함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웃음도 나고 나의 장족의 발전에 대한 흐뭇함도 생기고... 비로소 내가 인간이 되어가는 구나 그런 포진 생각도 하였다오...
담엔 꼭 내 그대의 손도 덮석 잡고 그윽한 어둠속의 고즈넉하고 야스꾸리한 은파의 밤도 즐길 수 있는 날이 내 생전에 오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라는 心情이었다는 것도 부디 잊지 마시길...근데, 그대 손이 따뜻하기나 할까? 급 궁금!!!ㅋㅋㅋ
암튼 이런 나의 포진 하루, 고것이 그대와 함께 였다면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인네중의 하나였을 텐데 친구들에겐 쬐께 미안하지만 그런 아쉬움도 있었다오...
이런 소소한 일상속에서 주는 잔잔한 즐거움, 그것으로 충분히 족할텐데, 그대를 향한 나의 마음 걸음은 그야말로 초고속, 광통신망, 빛의 속도를 능가하는데 어찌 그리 그대의 속도는 느려터지고, 더디기만 할까, 아니 나를 향해 돌아서 있는 것이기나 할까? 안타깝다 못해 야속하기만 내 心事도 참 속절없어라!!!
참말로 일케 오랜 시간 동안 내 마음을 경험혔을 텐데도 미적거리기만 하는 혹은 모로쇠로 일관하기만 하는 그대의 心事를 어느 날인가, 오뉴월 햇빛이 짱짱한 날, 꼭 한 번쯤은 그 햇볕에 말려보고 싶은 오기같은 것도 발동한다면 쓰^*^윽 그대는 비웃기라도 할 것 같은 표정에 잠시 나도 빙긋웃음으로 화답하지만 그 웃음이 씁쓸하기만 아침...
오늘도 그대의 안녕과 내 하루의 다가올 감동을 빌어본다요...
그대, 오늘도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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