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은 금강하구언과 서해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장항의 벨리하우스엘 갔었답니다. 엊그제 팔았던 드립퍼값을 챙기겠다는 핑계삼아 또 예의 그 황홀했던 아침 바다를 보고 싶어 부지런을 떨었다고나 할까요? 사실 점심 예약이 한 건 있기는 하지만 30분쯤 아침바다를 보며 달디 단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은 작은 사치, 고딴 것을 누려보고 싶었다가 솔직한 표현!!!
집을 나서는 데 성긴 눈발이 하나 둘 춤을 추고 아침 햇살이 찬란해 며칠 전처럼 또 포진 눈이 내리려나 내심 기대했었는데 가다보니 초겨울 햇살만 넘쳐나고 온 세상이 웬지 반짝반짝 거려 눈이 부시기만 하더이다.
도착해서 먼저 카메라를 들고 아침바다에 섰지요. 정말 죽여주는 풍경이었지요. 제 똑딱이 카메라로 이런 정경을 다 담을 수 없음이 안타깝기만 했지요. 물결을 비취는 아침햇살에 수많은 銀波들의 찰랑거림, 그리고 간간히 갯벌이 드러나며 생기는 공간들에서 오는 바닷색의 변화, 예의 고즈넉한 바다에 한가롭게 물질을 하는 바닷새들...마치 나도 그들과 일체가 되어 비경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들지만 "나는 나니" 만감이 교차하더이다. 이런 풍경들을 매일, 매 순간 만나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내 가게의 배경도 이런 곳에 있었으면...속절없는 푸념이 결국 씁쓸한 뒷맛을 남기공!!!
가게를 시작하고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가 포지게 눈이 쏟아지는 밤 시간, 순진한 나는 열 두시까지 가게를 지켜야 한다는 일념에 온갖 잡생각에 시달리면서도 혼자 그 긴시간을 견뎌야 했던 순간들이었지요. 그랬을때 역시 동병상련이라고 벨리하우스 사장님 생각이 많이 났었드랬지요. 그녀는 그 많은 시간들을 어떻게 견뎠을까 존경스럽기 조차 했었는데, 그것이 어느 덧 3년이 되었네요. 오늘이 그 새벽이에요. 3년째 되는...
12월 19일!!!
그리고 견디고 견뎌 오늘 이 시간에 와 보니 그럭 저럭 잘 견뎠구나, '대견하다, 김미숙' 그런 자화자찬을 하게 되는구려. 오늘은 혼자서라도 날 축하해주고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하단 마음으로 숨겨논 비싼 와인이라도 한 병 따야할까봅니다. 혹시
The Oracle !!!
암먼요. 지난 3년간 치뤄내야했던 마음고생, 몸고생 생각혀면 이 비싼와인도 하나 아깝지 않다요. 김치찌게 하나 제대로 끓이지 못하고 살림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내가 식당을, 그것도 주방에서 요리를 한다는 발상이 , 참 참 참!!! 무식이 용감하다고... 그렇지만 한가지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던 것은 마음을 다해서 어떤 일을 하게 되면 처음엔 어설플지라도 결국 그 마음이 가는 곳엔 꼭 다른 마음들도 알아봐줄거라는 단순한 진실이었지요. 그리고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답니다요. 참 많은 시행착오, 그래서 온통 상처투성이의 3년 이었지만 생각혀본께 내 인생에서 최고의 시간들중의 한 시기였으며 이 시점을 개기로 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었다는 점이지요. 비로소 내가 사람냄세나는 나로 변하고 있구나 스스로 느끼는 점이 참으로 뽀듯하고 또 음식을 요리한다는 기쁨, 그 요리를 맛있게 드시는 분들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신명나는 도전에 의한 새로운 요리의 탄생을 확인하는 설레임,,, 등등
물론 아직 부족한 것들이 어디 한 두가지겠냐만은 그래도 나는 내 자신이 참으로 대견하다요. 그리고 무한한 발전내지는 희망을 가질 수 있어 이것 또한 푸짐한 덤이겠공...나는 내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지 확실한 것은 없지만 아마도 지금까지 보다 더 따뜻하고 현명하게 그리고 조금은 윤택하게 살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요. 그냥 인생의 진실은 마음을 다한 것만큼 그 보답은 이뤄진다 그런 것이 아닐까요? 아니 그렇게 믿고 살 수 밖에 없다요.
갑자기 3주년이 오늘 이구나 생각하니 감회도 색다르고 참 만감이 교차하는구먼요. ㅋㅋㅋ 선거날이기도 해서 어쩜 나에게도 또 우리나라에게도 새로운 물결이 좀 몰아쳤으면 좋겠다 뭐 그런 기대, 설레임!!!ㅋㅋㅋ
나에겐 배춧잎이 넘치도록 좀 쌓이고 또 우리나라엔 새정치, 새경제, 새인물... 그런 희망을 가져봅니다요...
에공공!!! 역쉬 많이 변한, 나, 내가 좀 현실적이었으면 좋겠지요.... 꿈꾸는, 지나치게 꿈만 꾸는 그런 여인은 그만 둘라요. 내 쌓이는 대출금의 액수만큼 내 한숨도 늘어났건만 이제는 좀 정신차리고 조금씩이나마 현실적으로 변하는 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ㅋㅋㅋ
2013년에 거는 기대가 만만치 않타요. 마음을 다해 더 열심히 일하고 그 결과는 하늘의 뜻에 맡겨볼라요. 또 변하면 변하는 데로 하늘은 나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해 줄것이고 그런 미래를 대하는 나의 태도엔 변함없는 믿음,
"뜻한데로 거두리라."
ㅋ, 고것이 유일한 무깅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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