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공, 이삐고 귀여벼라
불주사에 갔더니
시절을 잊은 꽃들이 놀아나고
햇살에 몸 바래기를 하는 동자승들의 폼들이
웃읍다 못해 뽀듯하기만 하여라
홀로 노는 꼴도 이삐지만
우시두시
제꼴데로 모여있는 품새도 재밋어라
알록 달록
빨간 입술, 파란 입술
문대고픈
이 몹쓸 충동
주지스님 動할까 혀
내 오늘은 참아 보건만
어느 날
아무도 없는 날
내 기필코
네 입술들을 탐해보리라
볼록한 엉덩이도 한 번 쓰다듬어보고
번뜩이는 머리통에게도
욕정없는 정겨움만 남아있는
내 따뜻한 입술을 대어보리라
고즈넉 11월의 햇살이 넘쳐나는
어느 토요일
내
불주사에 갔더니
동자승 몇 놈들이
내 입술을 탐하고
내 손길을 그리워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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