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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

슬픈 연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1. 30.

 

 

 

 

 

 

 

 

 

 

 

 

 

 

 

 

 

 

엄니집에 가는 길

빙글 빙글 돌고 돌아 가는 길

발목 잡힌 태극연 하나

알록달록 화려한 폼새가

슬프기만 하여라

 

비상을 꿈꾸건만

날 수 없는 네 처지가

흡사 내 처지로 투사되어

슬픈 연이

슬픈 내가 되었다

 

아직 찢겨지지않고 고스란히 제 몸을 간직하곤 있지만

오늘 밤

내일 밤

필경은 온전치 못할 것을

네 운명도

내 운명도

슬프기만 하여라

 

네 한껏 화려한 폼새로

발목잡힌 영혼이 되어

날 수 없는 참담함도

아름답기만 한데

 

내 한껏 화려한 폼새로

고상떠는 영혼이 되어

날 수 없는 참담함도

진정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마음 셈을 하고 있는 나

 

날 수 없는 슬픈 연은

꿈만 꾸는 슬픈 내가 되어

오늘도 내일도

비바람에 떨릴 거라 짐작커니

 

가이없는 안쓰러움이

내 눈길을

내 마음길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연으로

아프지만 아프지 않은 나로

오늘 밤 그렇게 만나

위로 酎나 한 잔 허면 어떨꺼나

 

발목 잡힌 너도

발목 잡은 나도

모다 같은 인생인데

시린 11월의 햇살에도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우리 함께 날아볼꺼나

 

애야,

따뜻함이란

함께 나눌 때

함께 부대낄 때

세상을 살아가는 유일한 에너지임을

 

오늘

너에게도 나에게도

자박자박 봄비처럼

그렇게 말하고 싶은데

 

너는 무심한 듯

홀로

하늘로 향하는 비상 만을 꿈꾸는 듯 하여

쬐께 거시기 항께

 

잠시만 기둘려라

몸 단장 마음 단장

바쁘기만 하지만

 

기필코

확실하게

너와 함께 날아 가리라

우주 끝까지

억겁의 인연으로...

 

더이상

슬픈 연이

슬픈 내가 되지 않기를

슬픈 내가

슬픈 연이 되지 않기를

 

속절없는 다짐이

시리기만 하다

오늘 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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