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
구례군 수월리 41- 8번지
둘레길 게스트하우스에 자릴 튼 단감 나무 수십그루
주인인심 넘쳐나
채 거두지 않은 까치밥 하나, 둘, 셋
벗은 나무마다
붉은빛깔로 제 몸을 드러내놓고
수십리길 마실나온 새들을 유인하는통에
쪼아대는 입술마다
문드러진 선홍빛 립스틱 자국
새끼들을 겨워 낼
한 줌 욕망이려니
밟히는 자리마다
새겨진 사연을 읽는다면
네속에 내가 있고
내속에 내가 있는 법
제살 드러내 먹이는 놈이나
제 목숨, 제 새끼 거둘 쪼아대는 놈이나
구례군 지리산 자락
둘레길 게스트하우스
옷 벗은 단감나무에 서린 情을
하나, 둘 셈해보니
다섯 손가락
열 손가락
꼽아도 꼽을 수 없는 늦은 가을 어느 날
무심한 하늘은
알고도 모르는 척
모르면서도 아는 척
쨍쨍한 가을 볕만 쏟아 놓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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