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있잖아,
자다가 갑자기 깨어
그대 생각이 나
눈물이 난다.
어떻하면 좋냐
이렇게 그대가 맨날 보고 싶어서
어떻하면 좋냐?"
한 밤중에 깨어
주룩주룩 베겟잎을 적시는 눈물을 흘려본 일이 있는가?
참말로 사랑이란 놈은 뭐시 그리 포원이 많아
오밤중, 아니 이 좋은 새벽을
눈물바다로 만드는가?
강퇴당한 카톡에 남긴 절절한 음성 메시지들은
시시때때,
지 마음이 動하면 언제든
재생 반복된다.
또 다른 나는
피식 웃으며
"참 지랄 떤다.
염병헐,
고만 좀 혀야 않쓰것나?
그마, 세월이 아깝지 않나?"
핀잔을 한다.
어제는 오랫만에
오 기다리 아 기다리던 지인들이
"울주 복순도가" 막걸리 이병을 들고 왔다.
쓰르륵 뚝딱
색색안주를 눈 깜짝할 사이에 요리해
겸상을 하고
"그대 한 잔 하이소,
지도 한 잔 따라주고."
알콩달콩 주거니 받거니
요상스런 웃음을 흘려가며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언뜻 창밖으로 짓눈깨비가 쏟아지더니
풀풀 아직 성긴 눈발이 날린다.
커튼을 젖히고
조명의 조도를 옴팍 낮추고
Nina Simone을 올리니
"야, 요기는 맨하탄, 아니 시애틀 뒷 골목
담배연기 자욱한
" Blue Moon" 되었다.
그 사이
"첫 눈이당."
메시지를 한 방 때린다.
묵묵부답.
"호호하하"
옆지기들은 예의 그 요망한 웃음을 흘리며
"선생님의 남아있는 꿈 세가지 말해보세요."
"팔 순이 되어도
넘치는 SEX를
그것도 오직 한 상대만으로 나눌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겄소."
이런 시덥지 않은, 그러나 아마도 아직도 남아 있는 인생의 로망을
실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뱉어 내고 있건만...
그 달달하고 5도밖에 되지 않는 복순도가 막걸리에 취해
난,
무지막지한 잠이 쏟아지고
시꺼먼 정지된 화면만을 고수하는
전화기에 수없는 눈화살이 꽂히건만
"오늘밤은 해운대에 눈이 내릴 것이라 하니
목욕제계하고 기둘리시오.
이만 총총"
간절한 메시지가 허공만을 배회한다.
아마도 와야할 주소를 아직 받지 못했을 꺼나,
아니면
잘못된 주소가 기재되었을 수도...
그렇게 시덥지 않은 첫눈도 아닌
그래도 첫눈이라는 성긴 눈발이 비쳤던 밤,
자정이 넘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 꿈도 꾸시지 마시고
내 꿈속으로 마실도 나오지 마시고
푹푹 오늘밤도...
그대, 안녕!"
자동입력되는 메시지가
"쑤웅"
쏜살같이 날아간다.
내 또하루가 이렇게 마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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