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이 주는
이 느긋함,
여지없이 깨어나 썰을 몇 줄 풀다보니
출출해져 오는 배,
아영선생의 카톡을 접수해보니
겉절이와 한 양푼의 흰쌀밥,
그녀도 한시가 넘어서 이렇듯 참질 못하는데
하물며 쉰하고도 둘인 여인인데 어쩌랴 싶어
부랴 부랴 냉장고를 열어..ㅋㅋㅋ
몬살것다, 정말
그렇게 참을 수 없는 새벽참의 유혹에 무너져 버린 나,
냉장고 구석에 널부러져 있는 싸구려 와인 한 병
너마저 나를 향해 미소짓는 새벽,
어짜자고 와인 따개는
한팔을 저렇게 누구를 향해 " Hi " 하고 있을까?
혹시, 그 넘을 향해...ㅋㅋㅋ
한 쪽 팔로 기대
겨우 오픈한 콜크마게의 몰골...
Moscato의 달콤함은 별로지만
그래도 네가 있어 이 새벽이 쪼아쪼아.
손님이 드시다 남긴 비싼 연어요리를 수거해
이 새벽, 나의 안주가 되어버린 놈,
그나마 다행이다,. 네가 있어...
달달한 맛으로 연거푸 들이키고 들이키고
그것도 술이라고 알딸딸딸...
사실은 말이다.
어제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
영화 '늑대소년'을 검색해보니
가슴이 미어진다.
겨우 몇 장의 사진과 시놉시스와
감독의 몇 마디 말만으로도...
"상처 받을까 두려워 제 풀에 꺾여 버리지 않는, ‘진짜’였다
사람들은 영리해지면서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사라진 것 같다.
영혼을 바라보는 대신 너무 많이 앞을 내다보고 또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해 자신에게 있었던 어떤 것을 그리워했으면 한다.
그리운 시절, 그리운 사람… 이제는 내 손에 없어 그리운 모든 것들"
가끔씩 너무 많은 생각으로 영리해져 가는 자신을 바라보는 씁쓸함.
너무 영리해저버려 내 영혼을 볼수 없는 자를 향한 이 애틋함,
어쩜 영원히 내 손에 없을 것들을
나는 이 새벽에 그리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강퇴당한 카톡에 음성메세지를 녹음한다.
"조용히 타 오르는 저 언덕길에 살며시 떠오르는 너의 모습
영상속에 스며드는 너를 찾아서
작은 들길을 걸어 갑니다.
저 언덕에 어리는 저 들녁에 어리는
너의 얼굴 사라지면
쓸쓸한 언덕길에 찬바람만 남아있네...
있잖아, 강퇴당한 카톡에 노래 연습을 해보고 있는 중,
강퇴당한 잇점이 이런 곳에도 있네.
와, 신기한 세상"
고독할 땐 글이 써지고
쓸쓸할 땐
이렇게
조용히 노래를 부른다.
오늘 새벽처럼...
그렇구나
쓸쓸할 땐
난 언제나
이처럼 낮게 조용히 내 목소리를 즐기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 오랜 습관이었네
세삼 깨닫는 이 새벽,
열어보지도 않을 카톡 메세지는
아마 지 혼자
오래도록 그 자리에 오도막히 남아 있어
내 쓸쓸함을 위로해 줄것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면해 버리거나
어쩌면 진짜 볼 수 없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날,
난 한 사람의 영혼을 보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그도 나의 영혼을 알아채주기릴 얼마나 갈구했던가
또 어느 날,
나는 어쩜 그의 영혼을 본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그의 안에 있는
내 영혼을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죽어도 그의 영혼은
결코 나의 영혼을 알아채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다 세상사는 이치련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오늘도 내일도 끊임없이
"영혼의 맞닿음"
그런 순간을 꿈꾸는
곧 사라질 나비같은 것이 되어 있다는 전설 .
말하자면
오늘 새벽같은 날,
내가 말이다.
"꺼이 꺼이!!!"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23 탄 나, 熱愛 중 (0) | 2012.11.27 |
---|---|
제 22 탄 나, 熱愛중 (0) | 2012.11.26 |
제 20 탄 나, 熱愛중 - 구례여행 2 (0) | 2012.11.25 |
제 19 탄 나, 熱愛중 - 구례여행 1 (0) | 2012.11.24 |
제 18 탄 - 나, 熱愛중 (0) | 2012.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