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을 찍으러 나섰더니
그 언저리에 천둥오리 한쌍이 자멕질에 여념 없드라.
혼자엿드만 어느새 다른 놈이 나타나 둘이 되었고.
이 나이가 되어보니
혼자인 것 보다 둘이 되어있는 모습이 보기에 더 좋더라.
아마도 지난 세월 늘상 혼자 였기에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둘이 되어 있는 모습은
언제나 가슴을 뜨끈하게 한다.
어디 사람뿐이랴?
쌍쌍으로 넘치는 세상을 살고 싶은 내 심뽀는
아마 대리만족 쯤으로 볼까?
세상 누군가는 어느 누군가에게 한없는 바다 였으면 좋겠다.
어디 잔잔한 바다 뿐이랴,
폭풍이 오는
혹은 해일이 오는
그런 바다일지라도
어느 새 제 모습을 다시 찾아
세상의 온갖 것들을 받아 들이는...
그런 바다같은 사람 하나쯤 안고 산다면
아니 내가 그런 바다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오죽이나 좋으련만
또랑도 못되는 내 심뽀가
쬐께 남살 스럽기만 하다.
쌍쌍으로 빛나는 세상에 살고 싶은 나는,
아마도 전생엔
matchmaker 였을까?
그럼 이참에 나의 내생으로 까지 달려가볼꺼나
그렇다. 내 내생엔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화도..." 노래 부를
너, 뎃의 토깽이들을 둔
후덕하고 넘친 듯 넘치지 않는
그렇게 푸진 아녀자가 되어,
돌쇠같은 냄편이랑 알콩달콩 살고 시퍼라...ㅋㅋㅋ
넘 심심혀서 노망떨고 있는 10월의 어느 날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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