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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

엄마네 가는 길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0. 17.

 

 

 

 

 

 

 

 

 

 

 

 

 

 

 

엄마네 집은 전북 군산시 옥구군 상평리 668번지이다.

 

내 집에서 차로 20분이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인데...

내가 사는 일이 지난하여 쉬 가지 못한다.

 

오늘은 엄마 된장이 탐이나

후딱 시동을 걸고

 

"엄마, 어디야?  나 된장 필요해, 있어? 통도 가져가야해?"

 

두서없이 용건만 나불댄다.

 

"그냥 통채 가져가, 두통 있는데 다 가져갈쳐?"

 

퍼주기 좋아하는 엄마는 내친 김에 이것도 가져갈래, 저것도 가져갈래 전화가 끊길까봐 마음이 급하시다.

 

"아니, 나 바빠, 엄마

오늘은 된장만 가져갈께. 나 지금 간다."

 

 

그렇게 서둘러 엄마네 가는 길,

 

하늘의 구름과 노을 사이로 뻬꼼하게 고개를 내미는 석양이 그리는 그림에 잠시 취해본다.

 

엄마네 가는 길은

시속 60Km인데

내 차는  시속 100Km로 달리고

내 마음은 시속 20Km로 달린다.

 

 

나에게 달리는  우리 엄마의 속도는

내 한뼘 가슴으로  가늠 할 수 있을까?

 

 

된장 하나면 족하련만

벌써 우리 엄마는

단감 몇 개, 대추 몇 알, 고추 너덧개, 호박 두개를

비닐 푸대에 담아

시동도 끄지 않고  열린 창문으로 된장을 받아넣는 나에게

 

"단감이 맛있드라, 운전 조심하고, 장사는 어뗘?"

 

"엄마, 다 좋아, 걱정하덜덜 말아용.

나, 바빠, 엄마, 저녁 시간이잖혀, 담에 또 올께"

 

서둘러 작별인사를 내팽개치고

고개넘어 돌아오는 길

 

왜케 내 맘이 짠한겨?

 

내 인생도 짠하고 엄마 인생도 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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