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신기 한 것은
작년도, 재작년도 특별했던 가을이었을 텐데
유독 이 가을이 더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자박거리는 땅거미가 몰려들며
어스름 가을 저녁이 깊어갈 때면
잠시 생각을 고르게 된다.
내 인생이니 내 인생만큼은 통제해야 한다는 오만을 버리니
손바닥 위에 놓은 부드러운 깃털처럼
그렇게 한없이 가벼워지는 내 하루 하루
그 어느 때 보다도
가장 나 자신을 가까이 느낄 수 있어서 일까?
아니면
내 내면 깊숙이
나 자신이 되기를 갈망하는 그 어떤 존재에 대한 무한대의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자아 확신에서 비롯된 것일까?
혹은
이제 비로소
내가 아닌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다보며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이 순진한 착각의 오류에 빠져 있기 때문일까?
저녁이 오고 밤이 깊어지고 새벽이 피어나고 아침이 만개하려 할 때까지
되집고 되집어 봐도 도무지 모를 내 심사...
아, 혹시
내 죽을 날이 가까와
비로소 혜안을 주시는 우주의 기적을 체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팔자인 내 모습이 웃읍기만 하다.
그런데 말이다.
글쎄,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
이곳 저곳 얼굴위에 땟국물이 잔뜩 끼어 있는
'인생공부'라는 책님의 속곳에서 이런 구절들이...
"행복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가 아니라,
일어난 일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행복은 일어난 일을 우리가 어떻게 해석하고 인식하고,
그 전체를 어떤 마음 상태로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리고 일어난 일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는
어느 쪽으로 마음을 기울이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당신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최악만을 보고 있습니까?
아니면 최선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편입니까?
어떤 것에 관심을 돌리고 마음을 쏟으면 그것은 점점 자라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최선이나 최악이 우리의 해석 안에서,
그리고 자신 안에서 자라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과거를 나쁜 조명 속에 비춰보면서
목적이나 의미가 없는 것으로 바라본다면,
우리가 심는 씨앗이 미래에도 비슷한 모습으로 자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과거를 무거운 짐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과거는 우리 자신의 일부이며,
그것은 우리를 계속 내리누르고 행복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합니다.
행복은
우리의 자연스러운 마음 상태이지만
우리는 행복해지는 법을 잊었습니다.
일이 어떤 식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갇혀 버렸기 때문입니다." p242
아, 신경질나!!!
왜케 이놈의 책님 새깽이들은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미리 선수쓰는겨?
투덜거리는 내 심사를 아는지
"우리는 행복해지는 것에 죄의식을 느끼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보다 더 불행한데
어떻게 우리가 행복해 질 수 있는지 의문을 갖습니다.
또는 누군가가 퉁명스럽게 말한 것처럼
'내가 왜 행복해져야 하지?'하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 이유는
당신은 이 우주의 소중한 자식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주위의 모든 경이로운 일들을 경험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p240)
일케 선동질을 하며
"당신이 행복할 때
다른 사람,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줄 것이 더 많음을 기억하십시오.
당신이 충분히 가지고 있고
또 그것이 만족한다면 ,
부족한 사람의 입장에서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주위 사람들에게 줄
여분의 것이 있으며
시간, 자신, 돈, 행복을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이 나눌 여유가 있게 됩니다."(p241)
이런 숙제까지 내 주시다니...
그야말로 병주고 약주는 꼴 아닌가벼?
그래도 쬐께 고마운 것은
"진정한 행복은 어떤 사건의 결과가 아니며,
환경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당신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닌,
바로 당신입니다."(p241)
라고 설레발까지 치시니
못살것다, 꾀꼴 꾀꼴...
"눈이 총총총 精神一到 하게 하야
새벽까지 나를 이끌며
지 속곳을 유감없이 보여주시는
그대를
용서하고
나도, 이만
목구멍이 포도청 아님감?
지발
내 오늘을 위해
네 땟국물 절은 상판때기 확 덮어 버릴랑께
야속타 말고
옴서 감서
내 너를 다시 만나
못다푼 며칠 밤 회포를 화끈하게 풀어줄터이니
그때까지
그만 작별혀야 쓰것소."
겨우겨우 달래며 병주고 약주는 내 그대(인생공부)를
베겟닛 옆으로 밀쳐두고
나, 그만 자야쓰겄다요.
행여 꿈길에서나마
따뜻한 애인의 손이라도 잡아 보는
千載一遇 횡재라도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하며...
2012년 10월 17일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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