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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119, 개정병원?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0. 12.

이번 주 내내 도시락 준비에 바빴다.

오늘은 20인분,

새참용으로 드신다 하여 양은 적게,

두부부추 샐러드를 넣어달라고 부탁하셨다.

 

 

 

 

 

 

두시까지...

완벽한 준비를 하고 주문고객을 기다리는 마음이 뿌듯하기만 하다.

역시,

"맛있겠당, 고맙습니다."라는 말씀에

으쓱 어깨가 올라가고

수고한 나를 위해 오늘도 역시 은파 내 명당 자리를 향했다.

보온병에 커피와 예쁜 빨간색 커피잔을 챙기고...

 

그자리에 누워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사실 햇빛바래기를 하며

잠을 자고 싶었는데

이 바람에, 이 햇빛에, 이 무드에 쉬 잠들리 없다.

 

심심해서 셀카놀이에 빠졌다.

 

 

 

이런 사진을 찍어 몇몇 그녀들에게 보냈다.

 

제 1인

 

"ㅎㅎ 뭐댜

받는 순간 깜뜩이야했스 ~~@@"

 

"야, 나 불란서 배우같지 않니?"

 

제 2인

 

"깜짝이야! 날씨가 너를 그렇게 만들고야  말...

119 불러 개정병원?"

 

"어떤 남자가 옆에 놓은 커피병을 약병으로 착각하여,

자살하려는 아녀자인줄 알고 확인하러 왔당. ㅋㅋㅋ"

 

"푸홧, ㅎㅎㅎ

영화 다 찍었으면 빨리 하산해라.

누가 신고할지도.

아이고 웃겨 T.T"

 

제 3인

 

"스카프 두른 모습이 가을 여인이네요^^

가을 햇빛은 보약^^

맘껏 쏘이시고 기운 충전 하세요.

날마다 축제처럼 사시는 언니 보기 좋아요.완전이뻐

(이 이모티콘은 내가 붙임)

 

제 4인

 

"불난사람?"

 

"난 죽을 때 까지 이 썬글라스 벗지 말아야 할랑갑다.

썬글라스 벗으면 넘 토속적인 내 모습이...ㅋㅋㅋ 쬐메 거시기 헌디..."

 

제 5인

 

"완전 가을을 누리시는 군 ㅋ"

 

요처럼 사람마다 반응이 제 각각...

 

정말 재미있는 세상이다,

재미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제 6인은 묵묵 부답이다.

 

사실 매일 햇빛이 들지 않는 공간에 있으면 단지 몇분의 햇빛바래기 마저 큰 축복처럼 여겨진다.

마음이 동하면 언제나 갈 수 있는 곳이 가까이 있고 

또 비록 혼자 였지만 함께 누릴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참 좋더라

 

다행인 것은

아직은 개정병원에 입소 자격이 주어지지 않아서 더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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