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가을 햇빛이 하 좋아 시간만 나면 은파로 달려갑니다.
수변 내 명당자리에 돚자리를 깔고 누워 하늘을 보며
바람과 주변의 소소한 소리들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깜빡 설픈 잠에 빠지기도 하고
마음이 바빠 하지 못했던
안부인사를 몇 통 때리기도 합니다.
또는
미뤄두었던 몇 장의 책장을 넘기기도 합니다.
오늘은 내 부족한 인성 중의 하나 였던 인내심에 대한 구절들이 절절히 내 마음에 갈피를 틀고 있습니다.
"그 어떤 것이라도 단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당신이 무화과 하나를 원하다고 나에게 말하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고.
먼저 꽃을 피우도록 기다리라고.
열매를 맺고,
그것이 마침내 익을 때까지 시간을 주라고...(인생수업 p197)
나는 오랫동안 기다리는 법을 잊어버렸고,
아니 기다리는 법을 알지 못했다가 옳고요.
심지어 그 기다리는 의미 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배가 고프면 무엇이라도 우선 배를 채워야 했고
추우면 춥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나름 아우성을 쳐대며 살고 있습니다.
가만히 내 버려 두면
세상은, 아니 내 소소한 문제들 조차도 아무 문제 없이 제꼴데로 되어 간다는 이치를 알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내가 생각하는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 것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여 내가 내 계획대로 통제 할 수 없었던,
어떤 상황, 어떤 사람들을 만났을 때
당황하고 거부하고 불평하며
내 자신을 소모시켰던 시간들을 뒤돌아 보게 됩니다.
"신과 우주는 상황에 중심을 두고 작업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당신 자신에 중심을 두고 일하고 있습니다.
우주가 왜 당신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는지 의문이 든다면,
우주는 당신이 어떤 직업을 가졌는가에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주의 계획은 당신의 직업보다 훨씬 더 클 수 있습니다.
우주는 당신이 결혼을 했는지 여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우주는 당신의 삶에 누가 있는지 없는지보다
당신의 사랑의 경험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의 건강에만 신경 쓰기보다,
건강 상태가 어떠하든
당신이 하는 삶의 경험에 더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우주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신의 본질이며,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진정한 당신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주는 필요한 것들을 당신 삶 속에 가져다 놓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그것을 신뢰하고 인내하는 일입니다."(인생수업 p209)
이제는 말이 가는 방향에,
물이 흐르는 방향에
그리고 내 마음이 흐르는 물결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고
"내 뜻대로' 가 아닌
'당신의 뜻대로'
그렇게 겸허하게 삶의 신비속에 존재하고 싶습니다.
그러한 믿음은
나를 새로운 우주여행으로 이끌것이며
우주의 큰 그림속의 소소한 일부로
나를 존재케 할 것입니다.
내가 준비 되기 전까지
곧 모든 일이 나름 질서에 따라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기까지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더군요.
삶은 경험의 연속이고
우리 모두는 그 경험들을 통과하며
그 과정을 통해 내 자신이 치유되고
보다 더 나은 인간이 되어 갈 수 있으리란 확신을
이 가을 신이 내려주신 햇빛과 바람덕분에
만땅으로 채워갑니다.
2012년 10월 15일에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여고 동창생 (0) | 2012.10.17 |
---|---|
병도 주시고 약도 주시는, 그대 (0) | 2012.10.17 |
119, 개정병원? (0) | 2012.10.12 |
나도 때론 위로를 받고 싶다. (0) | 2012.10.11 |
내 새벽별 보기 운동 (0) | 2012.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