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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은파님의 찍어 주신 내 사진들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0. 17.

 

 

 

 

 

 

 

 

 

 

 

 

 

 

 

 

 

 

 

 

 

 

 

 

 

 

 

 

 

나는 외모에 대한 열등감이 심했다.

아마 미에 대한 인식이 싹틀 때 부터 였을까?

 

"난 예쁘지 않으니, 정신적으로 훨 월등해야혀."

 

나의 열등감을 무마하기 위해 시작한 책 읽기가

이젠 그야말로 평생지기가 되었다.

 

어렸을 적 부터

내가 읽는 모든 동화나 소설 속의 주인공은 ' 빨간 머리 앤'과 같은

주근깨 투성이의 열등한 외모를 지녔지만

마음만은 예쁘고 따뜻했던 이들만이 내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얼굴은 예뻣지만

공부를 못했던

혹은 나름 무식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에 대한 야릇한 질투감과 열등감이 그리고 종내는 우월감이

내 치열한 책읽기의 삐툴어진 원동력이 되곤 하였다니...

 

그래서 나에게는 사춘기 시절의 친구들이 그리 많지 않다.

워낙 혼자서 오만했던

쥐뿔도 없었던 나의 교만한 지식이

나를 자발적 왕따를 선택하도록 부추겼다고나 할까?

 

55사이즈 몸에 딱 달라붙는

그것도 빨간색, 노란색, 주황색 원피스를 입고 빨간 뾰족 구두를 신고

볕 좋은날 분홍색 양산을 받고서

고향땅 철길 레일을 타며

걸어보고 싶었던 것이  평생 나의 꿈이었데...

 

그런 나였는데,

어느 덧 머리가 성성하고

턱선 몇겹이 겹치는

 뱃살은 늘어질데로 늘어진

중년의 여인, 오십을 넘었다.

 

이제 나는 더이상

55사이즈의 원피스도

빨간 하이힐도 꿈꾸지 않는다.

 

교만한 지성에 대한 우월감도 부끄러운 내가 되었다.

 

다만 내가 나였으면 하는 나는

알듯 모를 듯 마음이 동하는 그 길목을 따라

느리게 느리게 걸으며

그대의 시린 손을 잡아줄 수 있는

그런 여인이 되고 싶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한 공기의 따뜻한 밥마저 마음껏  대접할 수 없는 내 가난한 현실이다.

 

하지만 기대하시라,

 

사람은 생긴데로 산다하였으니

풍만한 내 엉덩이와 남산 만한 뱃살과 나의 푸짐한 미소가

그대의 따뜻한 가슴을 누빌

에쿠스 정도는

어느 날 되어있지 않을까?

 

그렇게 믿으며

오늘은  매상 49.000원으로 땡치고 말았지만

또 내일은 도시락 예약이 있으니

일찍 파하고 집에  돌아가

얼릉얼릉 씻고

'착한남자'의 유혹도 물리치고

약속된 '인생수업'도 제키고

그대 꿈이나 왕창 꾸고 새벽에 나와야것다....ㅋㅋㅋ

 

2012년 10월 17일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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