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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코엘료의 '승자는 혼자다'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09. 10. 23.

 

 

승자는 혼자다 1 - 10점
파울로 코엘료 지음, 임호경 옮김/문학동네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법의 이야기꾼' 파울로 코엘료의 2009년 신작 소설. 칸 영화제를 배경으로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숨 가쁜 이야기를 담았다. 떠나간 아내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영화제를 찾은 러시아의 억만장자 이고르 말레프, 이지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으로 남성을 사로잡는 에바, 에바의 남편이자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하미드,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려는 신인여배우 가브리엘라까지. 스타와 감독, 모델과 디자이너, 제작자와 백만장자들이 넘쳐나는 화려한 세계 속에 숨겨진 우리 시대의 냉혹한 규칙을 드러낸다. 44개국 38개 언어로 출간되었고, 포털 네이버에 연재되어 누적조회수 1,200만 회를 기록한 바 있다. - 문학 MD 김재욱

추천사 : 그의 책을 읽은 독자들은 말한다. 그의 책에서 자신의 삶을 발견한다고. - 뉴요커, 미국 철학적이고 통렬하며 유머러스하다. 그리고 늘 그랬듯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 레스트 에클레르, 프랑스 코엘료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진정한 자신이 되어라.' - HDC 미디어, 네덜란드 패션 아이콘과 무비스타, 럭셔리와 화려함. 그 아름다운 독! - 스탄다트, 불가리아
꿈을 이루기 위해 당신은 어디까지 갈 수 있습니까?
위대한 고전 비극을 연상시키는 작품. -DNA, 프랑스
<연금술사>의 작가, 마법의 이야기꾼 파울로 코엘료의 2009년 신작!

<승자는 혼자다>는 칸영화제를 배경으로 24시간 동안 펼쳐지는 숨 가쁜 이야기를 그린다. 명성의 정상에 서 있는 사람들, 일명 슈퍼클래스와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책은 브라질,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불가리아에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프랑스 한 소도시에서 열리는 칸 영화제. 긴 다리의 금발미녀와 영화제작자, 감독, 배우와 슈퍼모델로 넘쳐나는 럭셔리하고 화려한 곳에 다섯 명의 인물이 운명의 인도를 받아 모여든다. 소설은 떠나간 아내 에바를 되찾기 위해 칸 영화제에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이고르의 행적과 그 죽음의 향연에 얽혀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고르는 떠나간 아내 에바에게 메시지를 보내려 한다. 그가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며, 그녀가 자신의 곁으로 다시 돌아와야만 한다는 메시지. 그리고 그런 내용을 담은 메시지의 형식은 바로 살인이다. 아프가니스탄에 참전한 경험이 있는 이고르는 '사랑의 이름'으로 연쇄살인을 저지른다.

길거리에서 수공예품을 파는 올리비아, 막강한 영화배급업자 저비츠 와일드, 영화감독 모린, 세계적인 스타와 감독에 이르기까지. 마침내 시곗바늘이 운명의 밤을 향해 달려가고, 모든 인물이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 이고르는 드디어 아내를 빼앗아간 남자와 마주친다. 그리고 고요한 칸의 해변에 세 발의 총성이 울려퍼진다
칸 영화제, 24시간.
아름다움과 성공의 꿈
우리가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를 그린 잔인한 초상

마법의 이야기꾼 파울로 코엘료의 2009년 신작.
전세계 1억 5천만 독자들이 기다려온 바로 그 책! 44개국 38개 언어 출간!
브라질,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불가리아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파울로 코엘료. 전세계에 1억 5천만이 넘는 독자를 지닌 이 시대의 가장 유명한 작가.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고 UN 평화대사로 활동하며, 전세계 160여개 국 69개 언어로 번역된 대표작 『연금술사』를 통해 기네스북에 오른 작가.

그런 그가 드디어 ‘명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신작 『승자는 혼자다』는 ‘명성’의 정상에 서 있는 사람들, 일명 ‘슈퍼클래스’와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 하나. ‘코엘료 당신 역시 승자 아닙니까?’ 실제로 이 질문은 작품이 네이버에 연재되는 동안에 댓글을 단 한국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쏟아진 질문 중 하나였다.

실체가 없는 이미지의 시대, 그 정상에 선 승자들의 모습

과연 이 시대의 승자는 누구이며 어떤 모습일까?
이 시대의 승자의 모습은 ‘세계화’를 통해 이미 우리 앞에 제시되어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비즈니스와 정치뿐만 아니라, 하루가 멀다 하고 할리우드와 전세계의 유명인사들을 생중계해주는 인터넷과 TV, 각종 매체 덕분이다. 이제 우리는 다음날 아침이면 어떤 CEO가 어느 나라 어디서 연설을 했으며, 어떤 여배우가 마약에 취해 난동을 부렸고, 누가 누구와 결혼을 몇 번째 하는지에 대해 우리 이웃집의 소식보다 훤하다. 슈퍼모델과 결혼한 대통령, 일상의 일거수일투족이 생중계되는 스타 배우들과 가수들, 전세계인의 옷 입는 방식을 바꾸는 일류 디자이너들과 모델들, 천문학적인 액수의 몸값을 받는 스포츠 스타들, 상식과 비상식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리얼리티쇼 출연자들, 그리고 광고와 이적료를 통해 이들을 쥐고 흔드는 세계의 갑부들. 이들이 바로 이 시대의 승자일까?

명성에 대한 우리의 기준은 점차 바뀌어가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훌륭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 눈에 ‘보이기 때문에’ 사랑한다. 보이는 것이 모든 것을 말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제, ‘명성의 세계화’를 통해 우리는 이제 세계의 정상에 누가 올라 있는지, 그들이 무얼 입고 무얼 마시고 어디에서 누구와 어울리는지 다 안다. 단 하나, 그들이 왜 어떻게 해서 우리의 주목을 끌게 되었는가를 빼면. 패리스 힐튼을 보라. 그녀는 실체가 없는 이미지의 전형이다. 배우도, 모델도, 가수도 아닌 그녀가 왜 ‘스타’일까.
이렇듯, 그들의 실체는 가려져 있고, 우리에겐 그저 막연하게 상상하고 꿈꿀 권리뿐이다. 그것이 우리 시대의 정수가 되어가고 있는 바로 이 시점에, 파울로 코엘료는 그 이면에 무엇이 있을지를 생각해보자고 우리에게 권한다.

이 소설의 배경이 칸 영화제인 것은 그런 맥락에서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그들만의 잔치’인 아카데미 영화제와는 달리, 칸 영화제가 전세계의 진지한 영화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영화의 축제라는 믿음은 이미 옛말이 되었다. 세계 영화사를 뒤흔드는 걸작들이 출현하고, 영화를 통해 시대정신을 묻던 그 영화제는 이미 ‘죽었다’. 시사회와 시상식이 열리는 팔레 데 페스티벌의 레드카펫은 이제 패션쇼의 런웨이다. 영화 따윈 잊어라. “이제 칸은 패션쇼일 뿐”이다.
이 화려한 명성의 장에 다섯 인물이 모인다. 작가의 펜은 얽히고설킨 그들의 24시간을 좇아 숨 가쁘게 달려간다.

칸 영화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꿈과 욕망의 파노라마, 그리고 24시간의 비극…

모든 것이 시작된 것은 1953년 칸 영화제에서였다. 19세의 한 프랑스 처녀가 칸 해변에서 그런 유의 취잿거리만 찾아다니는 사진기자들 앞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포즈를 취했다. 얼마 후, 그녀는 스타덤에 오르고 그녀의 이름은 전설이
되었다. 브리지트 바르도. 그리고 지금, 젊은 여자들은 자기도 그녀처럼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들 중에 여배우라는 직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예쁘기만 하면 된다고 믿고 있다. _본문에서

프랑스 한 지방 소도시에서 열리는 꿈과 환상의 축제.
긴 다리의 금발미녀와 영화제작자, 감독, 배우와 슈퍼모델로 넘쳐나는 이 럭셔리하고 화려한 곳에 다섯 명의 인물이 운명의 인도를 받아 모여든다.

첫번째 인물은 중년의 러시아 남자. 이고르 말레프라는 이름의 이 사내는 러시아 이동통신회사의 회장이자 소유주다. 그가 이곳에 온 것은 사업을 위해서나 아름다운 여자들과 연애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는 자신이 잃어버린 것을 되찾으러 왔다. 그의 사랑을.

두번째 인물은 하미드 후세인. 직물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먼 곳을 꿈꾸던 그는 우연히 부족의 지도자인 셰이크의 눈에 들면서 본격적으로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좇기 시작했다. 중동인들에 대한 편견과 관습을 고수하는 패션업계의 완강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끝내 성공을 거둔 그는 이제 전세계 패션 흐름을 좌우하는 남자다. 그런 그가 사랑에 빠진다. 원숙하고 아름다운 여인 에바다.

세번째 인물 에바. 겉보기엔 카리스마 넘치고 강인하지만, 평생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좇기보다는 선택에 내몰려서 살아온 여자다. 이고르를 사랑하기보다는 존경해서 결혼했고, 그의 어두운 그림자를 발견한 후에는 그에 맞서기가 두려워 하미드의 품으로 달아났다. 이제 그런 그녀 앞에 이고르가 다시 나타난다.

네번째 인물은 배우 지망생인 스물다섯 살의 가브리엘라. 어린 시절 학교 연극무대에서 좌절을 맛본 그녀는 그 이후로 꼭 배우로 성공하고야 말겠노라고 스스로 다짐하고 여기까지 왔다. 그런 그녀에게 행운이 찾아온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하미드 후세인이 제작하는 영화 프로젝트의 오디션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기회를 움켜쥐는 데 성공한 가브리엘라는 대스타와 유명 영화감독이 기다리는 최종 면접으로 향한다.

그리고 마지막 인물 재스민 타이거. 그녀의 이야기는 시작부터 달랐다. 열아홉 살의 흑인 슈퍼모델인 그녀는 살인 사건의 증인으로 지목되면서, 원치 않는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모델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남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 원하는 것을 따라간다. 그것은 바로 그녀를 발굴한 사진가이자 신진디자이너인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이다.

『승자는 혼자다』는 떠나간 아내 에바를 되찾기 위해 칸 영화제에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이고르의 행적과 그 죽음의 향연에 얽혀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고르는 에바에게 메시지를 보내려 한다. 그가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며, 그녀가 자신의 곁으로 다시 돌아와야만 한다는 메시지. 그리고 그런 내용을 담은 메시지의 형식은 바로 살인이다.
아프가니스탄에 참전한 경험이 있는 이고르는 ‘사랑의 이름’으로 연쇄살인을 저지른다. 길거리에서 수공예품을 파는 스무 살의 처녀 올리비아, 막강한 영화배급업자 저비츠 와일드, 영화감독 모린, 그리고 세계적인 스타와 감독에 이르기까지. 마침내 시곗바늘이 운명의 밤을 향해 달려가고, 모든 인물이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 이고르는 드디어 아내를 빼앗아간 남자와 마주친다. 그리고 고요한 칸의 해변에 세 발의 총성이 울려퍼진다.

과연 당신의 꿈은 안전합니까?

『승자는 혼자다』는 코엘료의 전작들과는 사뭇 다르다. 보는 이들의 넋을 빼앗는 럭셔리의 세계를 그리는 화려한 문체, 숨 가쁘기까지 한 속도감, 그리고 지금까지 한번도 그가 다루지 않았던 색다른 유형의 인물들.
작가는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이고르라는 인물의 왜곡된 시선을 통해 영화제에 모여든 군상을 냉정하고 치밀하게 그려낸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신인배우, 명성을 갈망하는 감독지망생들, 패션과 과시에 목숨을 건 상류층 인사들, 그 앞에 줄을 선 사람들… 그리고 이 모든 이들을 지배하는 권력자, 슈퍼클래스.
지금까지 자신의 꿈을 찾고 그것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통해 삶의 희망과 사랑을 노래해온 작가가 이처럼 상류층과 영화계, 패션계 등 화려한 세계 뒤에 숨겨진 지독한 환멸과 쓰디쓴 낙담을 그려낸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말한다.
“나 역시 그런 세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 순간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불편함을 느꼈지요. 꽤 익숙해진 뒤에도, 이런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돌아가는 걸까 하는 호기심은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세계의 작동원리를 파헤쳐본 것입니다.
이번 소설의 주인공들은 그들의 꿈을 성취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은 완전히 잘못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물질적인 것을 추구한다 해도, 결국 인간의 행보를 결정하는 건 물질세계를 초월하는 무엇입니다.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추앙받는 이들 역시 거대한 기계장치의 톱니바퀴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 세계의 작동원리’란 무엇일까. 예를 들어 한 벌의 명품 옷이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떠올려보기도 했을 것이다. 왜 하필 이런 디자인이 이번 시즌에 각광을 받고 있으며, 그것이 나오게 된 과정은 무엇인지, 그래서 실제로 그것을 사 입는 이들은 누구이며, 이를 통해 창출되는 이윤은 얼마고 누구에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우리는 일견 공산품에 지나지 않는 그것이 거쳐온 과정이 우리 앞에 투명하게 드러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것은 허상일 뿐이다. 우리는 그 사이에 수없이 개입하는 ‘의도’와 그에 따른 디테일한 과정들을 알지 못한다. 그 모든 과정은 가려져 있다.
끊임없이 가려지고 부풀려지고 왜곡된 과정중에 오로지 전달되는 것은 표면의 이미지뿐이다. 코엘료는 이런 과정을 ‘신화’라고 부른다. 대중에게 전달되는 것,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사실’이나 정보’가 아닌, 바로 그런 ‘신화’다. 끊임없이 자신을 투영하고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안전한 신화. 진실은 삶을 고통스럽게 할 뿐이라는 믿음이 어디나 팽배하다. 그리고 세상의 정점에서 그런 신화를 만들어내고 지배하는 이들. 그들이 바로 슈퍼클래스다.

럭셔리한 빛의 세계,
그 어두운 그림자에 숨겨진 우리 시대의 냉혹한 규칙!

명성을 다루는 대부분의 소설은 그 세계의 허망함과 그것을 추구하는 자들만을 이야기한다. 그들을 관망하는 우리들은 늘 그 자리에서 빠져 있었다. 그러나 작가는 그 지점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이 작품에서 성찰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권태로운 슈퍼클래스와 그들의 ‘워너비Wanna-be’뿐만이 아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무비판적으로 그것을 믿고 받아들이는 대중 역시 날선 비판을 피해갈 순 없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바로 그 지점이다.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는 광고를 보며 잠시 죄 없는 한숨을 내쉬어보는 우리는 빚을 내어 그런 것을 사들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도덕적으로 별 문제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믿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는 그런 소극적인 저항으로 안위하면서, 다이아몬드 회사의 광고에 가려진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진실마저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취향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사회에서, 그것이 어디로부터 어떻게 왔는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세계화에 동참한다는 것은 본디 그런 것이어야 할지도 모른다. 케이블 TV의 명사들을 동시대적으로 느끼는 것뿐만 아니라, 피 묻은 다이아몬드를 캐기 위해 진흙 속에서 평생을 바치는 광부들에 대해 생각할 힘을 갖는 것. 그런 의미에서 그의 신작은 고도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그린 문명 비판서이자 견고한 일상의 질서를 뒤흔드는 성찰의 글이기도 하다.

슈퍼클래스들이 지배하고 활동하는 세계는 너무나 멀어서, 일견 우리의 일상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듯 보인다. 그러나 우리 삶의 기준은 이미 그들에 의해 도식화되고 규격화되어 있다. 그것에 도달하느냐 그러지 못하느냐가 남았을 뿐이다. 일상을 지배하는 신화의 홍수. 이런 세상에서 우리의 꿈과 희망이 정말 온전히 우리 자신의 것이라고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코엘료는 여기서 우리에게 예의 익숙한 질문 하나를 던진다. ‘이 허황되고 그릇된 우상들 속에서 진정 원하는 것을 좇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연금술사』의 명제는 이렇게 해서 다시 한 번 럭셔리한 현대의 우화 속에 펼쳐진다. 사막의 모래바람이나 머나먼 여행이 아닌, 우리가 TV와 인터넷에서 넋을 잃고 바라보는 욕망의 대상들 앞에서. 그리고 연쇄살인자의 왜곡된 시선을 통해 전달되는 지독한 반어법을 통해서. 화려하고 뜨거운 문체 속에 냉정하고 지적인 성찰을 펼치는 그의 이 최신작에서 우리는 그것을 곧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다.

독자와 함께 호흡하는 작가,
인터넷 연재를 통해 동시대성을 말하다

이번 작품은 네이버에 91일간 연재되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의 소설이 인터넷에 전편 연재된 것은 세계 최초다. 2009년 4월 13일 월요일부터 시작되어 7월 12일에 대장정의 막을 내린 이 연재는 만 삼천여 개의 댓글을 기록하며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전세계 독자와 활발히 소통해온(조회수 150만, 댓글 1만 1천 개, 구독자 23만), 그는 인터넷 환경과 누구보다도 친숙한 작가다. ‘연재를 시작하며’라는 글에서 “제 소설이 전편 인터넷에 연재되는 것은 이번이 전 세계에서 처음입니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한국의 힘을 실감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던 코엘료는 “인터넷 덕분에 우리는 서로에게 가 닿게 됩니다. 제겐 진정한 축복이지요. 『승자는 혼자다』를 독자 여러분과 이렇게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제게 큰 영광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연재를 마쳤다.
또한 연재기간 동안 한국어 블로그에 실린 창작노트를 통해 영감의 원천을 밝히기도 하고, 주요 인물들의 캐스팅 이벤트와 ‘작가에게 묻는다’ 이벤트 등을 통해 독자와의 거리를 더욱 좁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코엘료 당신 역시 승자 아닙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매일매일이 새로운 전투입니다. 때론 이기고, 때론 지죠.”
그가 승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저자 : 파울로 코엘료
  • 최근작 : <승자는 혼자다 2>,<승자는 혼자다 1>,<흐르는 강물처럼> … 총 104종 (모두보기)
  • 소개 : 브라질의 소설가로 외국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신비주의 작가이며 극작가, 연극연출가, 저널리스트, 대중가요 작사가로도 활동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돼 기네스기록에 등재되는 등 세계적인 작가이다.

    1947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났다. 17세부터 세 차례나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불행한 청소년기와, 록밴드를 결성하고 극단 활동에 참여하는 등 히피문화에 심취한 청년기를 보낸다. 1970년 법과대학을 중퇴하고 중퇴하고 남아메리카와 멕시코, 북아프리카, 유럽 등지를 여행하였다. 1972년에 브라질로 돌아와 대중음악 가사를 쓰기 시작했는데, 그 가운데 몇 곡은 브라질의 유명한 가수인 엘리스 레지나(Elis Regina), 라울 세이시아스(Raul Seixas) 등이 불러서 큰 인기를 얻었다. 1973년 함께 음악 활동을 하던 친구 라울과 「크링 하Kring-ha」라는 만화잡지를 창간했으나 잡지의 성향이 급진적이라는 이유로 당시 브라질 군사정권에 의해 두 차례 수감되고 고문당했다.

    그후 세계적인 음반회사의 중역으로 일하며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다, 1986년, 돌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난다. 이때의 경험은 삶에 커다란 전환점이 된다. 이 순례에 감화되어 첫 작품 <순례자>를 썼고, 이듬해 자아의 연금술을 신비롭게 그려낸 <연금술사>로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이후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악마와 미스 프랭>, <11분>, <오 자히르>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999년 에스파냐로부터 갈리시아골든메달을, 2000년 폴란드로부터 크리스털미러상을, 2000년 프랑스로부터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으며, 브라질에 '코엘료 인스티튜트'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 빈민층 어린이와 노인들을 위한 자선사업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 독자와 함께한 작가와의 대화

1. 이 소설의 영감은 어디서 얻었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책에서는 사람들의 꿈이 어떻게 조작되며,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망가지게 되는지를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인간의 허영을 비난하려는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솔로몬 왕이 성서의 전도서에서 말했듯, ‘태양 아래 모든 것은 헛되니까요’. 제가 관심을 가진 것은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어떤 근거도 없이 하나의 공통된 표준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돈이나 명예, 아름다움에 의해 행복이 결정된다고 믿습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걸까요?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2. 이 책을 쓰기 위해 자료조사를 많이 하신 듯합니다. 여기 쓰신 칸의 뒷이야기들은 어떻게 조사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승자는 혼자다』는 칸 영화제에 관한 소설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가치에 관한 책이죠. 저는 패션계나 영화계에 횡행하는 권력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타인에게 자신을 과시하고 “나는 더 부유해, 더 중요해……”라고 이야기하기 위해 ‘럭셔리한 삶’을 내세우는 장면들을 목격했지요. 저는 매년 칸 영화제에 가는데, 거기서 영화는 정작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가장 작은 부분밖에 차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곧잘 듣곤 합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이야기는 전세계 다른 어느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어요. 몬테카를로 F1 자동차 경주대회나 파리, 뉴욕, 밀라노의 패션위크 같은 곳 말이죠.
칸 영화제를 선택한 건 그저 제가 실제로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경험해봤기 때문입니다. 경험으로부터 글을 쓰는 것은 언제나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요. 물론 패션쇼에도 몇 번 가봤고, 그 분야에 종사하는 친구들과 저녁을 같이하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 그들을 곤란하게 만든 적도 있습니다. 그들 중 아무도 제가 이런 주제로 소설을 쓰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겁니다. 처음엔 저 역시도 알지 못했으니까요.
글을 쓰려고 책상에 자리 잡고 앉은 순간이 되어서야 저는 그것이 제 새 소설의 핵심 주제가 되리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덧붙여 영화계나 패션계를 탐구하기 위해 지난 2, 3년간 모아온 자료를 활용했고요.

3. 보통 이렇게 한 작품을 집필하기까지 얼마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글을 쓰시나요?
쓰기만 하는 데는 이 주에서 사 주 정도 걸립니다. 하지만 2년에 한 권만 쓰려고 합니다. 이야기를 제대로 따라잡으려면 정서적 에너지가 충분히 모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매번 책을 쓸 때마다 저는 탄생과 죽음이라는 극적인 사건을 경험합니다. 글을 쓸 때 저는 여자나 다름없어요. 생명을 잉태하지만, 태어날 아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지 못하는 거죠.
그러니까 제 임신주기는 2년인 셈입니다. 이 기간에는 초안을 쓰거나 계획을 짜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것이라곤 생명의 씨앗이 제 안에 잉태되었고 그것이 자라날 거라는 사실뿐입니다. 그러다가 때가 되면 자리에 앉아 글을 씁니다. 모든 창작 활동에는 신비로움이 따르지요. 저는 그 미스터리를 그 자체로 받아들입니다. 그것을 밝혀내려고 굳이 안달하지 않아요.

4. 글쓰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나요? 그리고 그것은 어디서 온다고 생각하시나요?
글을 쓰는 가장 근본적인 힘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옵니다. 저는 항상 사람들에게 문을 열어둡니다. 오직 사람을 통해서만 진실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제게 글쓰기란 경험과 상상, 영감의 결합입니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계속해서 글을 쓰게 되는 거죠(저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그 순간이라면 저는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그것은 영혼과 대면하게 함으로써 삶을 흥미롭게 만들어줍니다.

5. 이제까지 집필한 당신의 소설들이 당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궁금합니다.
제 삶을 바꿔놨을 뿐만 아니라 내면에 일어난 근본적인 변화 덕분에 탄생한 작품이 바로 『순례자』입니다. ‘산티아고 길’을 걸은 후에 쓴 논픽션이죠.
『순례자』는 순례 의식을 다루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산티아고 길’까지 56일간 걸으면서 문득 신과 연결된다는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단순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내가 여기 존재하는 이유를 찾으려 애쓰기보다는, 여기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에 집중하며 신이 그 이유임을 받아들이는 게 훨씬 낫다는 깨달음이었지요.
저는 언제나 작가가 되고 싶다고 느꼈지만, 서른여덞 살이나 되었으니 이젠 늦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순례길의 마지막에 내면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네가 여기 존재하고자 한다면 너 자신의 꿈을 위해 싸워야만 한다, 라고요. 그렇게 해서 저는 첫번째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다른 모든 제 작품들은 꿈을 좇고, 삶 속의 여러 질문들을 되새기게 해주었습니다. 꿈을 위해 어떻게 싸울 것인가(『연금술사』), 고통과 어떻게 싸울 것인가(『발키리』 『다섯번째 산』), 신의 여성적 얼굴(『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포르토벨로의 마녀』), 성스러운 차원의 성(性)(『11분』)과 같은 것들이죠……
각각의 책은 제가 걸어온 길을 반영하므로, 제 일부나 다름없습니다.

6. 영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의 캐스팅에 만족하시나요? 만약 『승자는 혼자다』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누가 이고르 역에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나요?
벌써 영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봤습니다만, 편집 완성본이 아니라서 최종적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승자는 혼자다』는 아직까지는 영화로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저는 책이 그 자체로 독자들에게 먼저 받아들여지는 게 더 좋습니다.

7. 『승자는 혼자다』에서 애착을 느끼는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그 이유는요?
사실 좋아하는 캐릭터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누가 옳으냐고 묻는다면 저는 재스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현실과 환상의 차이를 이해하고 있으며 ‘꿈의 공장’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성공하니까요.

8. 이 작품에서 절대선과 절대악이 구별되지 않는 인물 이고르를 주인공으로 탄생시킨 이유는 무엇입니까? 다른 여러 책들에서도 신에 대한 믿음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인물들을 보긴 했지만 대개 그들은 주인공은 아니었습니다. 그를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이고르는 이 책의 주인공이 아닙니다. 저는 그날 하루, 재스민, 가브리엘라, 하미드와 에바와 같은 몇몇 캐릭터의 운명을 뒤좇았습니다. 이고르가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그가 살인자이기 때문입니다.
이고르는 이 책에서 이를테면 아리아드네의 실(그리스 신화에서 테세우스가 미궁을 빠져나가기 위해 미노스 왕의 딸에게서 받은 실) 같은 존재입니다. 칸 영화제의 럭셔리하고 환상으로 가득한 배경에 맞서 균형을 잡아주는 존재죠. 저는 그의 뒤틀린 정신을 탐구해보고 싶었습니다. 그의 광란상태가 이 소설의 전반적인 ‘템포’를 조절한 셈입니다.

9. 이고르의 사랑은 정당한 건가요? 조바심내며 읽고 있습니다. 왜 이런 사랑이 존재해야 하는지 걱정이 됩니다.
저는 작가입니다. 제가 소설을 쓴다고 해서 제 인물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이고르의 살인행각에는 어떠한 정당성도 없지요. 제 작품의 그 어떤 캐릭터도 그들이 지닌 열망, 환상, 업적 덕분에 그들이 저지르는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10. 어떤 사람들이 승자라고 생각하시나요? 무엇이 진정한 승자를 만든다고 생각하시나요? 예를 들어 한 사람을 꼽아주신다면요?
진정한 승자란 자신의 꿈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때로 실패하더라도 결코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진정한 승자는 타인을 위해 자신의 힘, 영향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형태의 힘, 즉 바로 권위가 생깁니다. 그들은 폭력이나 위협, 거짓말을 사용하지 않고도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지요. 만델라, 간디, 마틴 루터 킹처럼 세상이 나아지는 데 큰 기여를 한 사람들입니다.
한편, 저는 ‘비범한’ 삶을 살지 않는 사람들이 간직한 위대함이 너무나도 간과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의 삶을 일구고 환경을 바꾸기 위해 매일 애쓰는 일상의 영웅들 말입니다.
그들은 택시운전사일 수도 있고, 버스 안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항상 ‘표지’를 놓치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인다면, 설령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할 사람이더라도 그들은 당신이 미루고 있던 결정을 내리도록 올바른 자극을 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표지를 기다리고,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과 영혼을 교감하려는 태도입니다.

11. 인생에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선택은 무엇인가요? 또한 가장 잘못 내린 선택은요?
최고의 선택: 보수가 두둑한 직장을 때려치우고 글쓰기라는 위험천만한 바다로 뛰어들어간 것이지요.
최악의 선택: 오, 저는 매일 잘못된 결정을 내립니다. 오늘은 등산했던 산이 문제였습니다. 바람이 세게 불어서 위험했거든요.

12. 작가가 되길 꿈꾸는 사람들에게 어떤 충고를 해주시겠습니까? 특히 어린아이들에게요.
일반적으로 (어른들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 첫째, 무조건 써라.
- 둘째, 가능한 모든 문을 두드려라. 그래서 그 소재들을 책으로 소개하라.
- 셋째, 인기를 얻더라도, 독자들이 소중하다는 걸 명심하라.
- 넷째, 성공에 취하지 마라.
어린아이들에게는 간단하게 말합니다. 꿈을 소중히 간직하고 다른 사람들이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하는 말에 휘둘리지 말라고요.

13. 십대 때 당신을 정신병원에 보낸 사람들이나 감옥에 가두고 고문한 국가에 대해 분노나 증오를 느끼시나요?
아뇨. 부모님이 저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건 어디까지나 저를 사랑하셔서 그러신 겁니다. 미움이 아니라요. 사랑에서 비롯된 절박한 행위였던 셈이죠. ‘미친’ 꿈들로부터 저를 보호하기 위해서요. 저는 그 당시에도 부모님을 탓하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사들이나 다른 누구도 비난하지 않습니다. 모든 건 독재정권이 들어서면서 브라질이 정치적으로 혼란스럽던 시기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제 부모님을 비롯한 보통 사람들은 젊은이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봐 걱정했었던 거죠. 아무튼 저는 결코 제 자신을 희생자로 바라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태도는 제가 그 상황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14. 당신은 한국 독자들이 뽑은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 1위에 올랐는데요. 당신을 만나고 싶어하는 독자들이 많습니다. 언제쯤 한국을 방문하실 건가요?
한국을 방문하는 건 제 일정에서도 맨 우선수위에 있습니다. 원래는 올해 방문할 생각이었지만, 문득 제가 여행을 너무 ‘과다복용’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최소한 6개월은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과연 성공할지는 알 수 없지만요. 하지만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15. 브라질인인 만큼 축구를 좋아하시겠죠? 어느 팀을 좋아하시나요? 좋아하는 선수는요? (책과 관련해선 이미 많은 질문을 받으셨을 테니 다른 사적인 것을 묻고 싶군요.)
브라질 사람은 두 가지 것에 대한 사랑을 갖고 태어납니다. 음악과 축구죠. 간단히 말하자면, 보통 일상을 살아가는 것과 축구를 좋아하는 것은 서로 아주 다른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꽤 인내심이 많은 사람이지만, 축구에 대해서만큼은 예외거든요. 브라질 팀을 접할 때마다 저는 마치 기독교 근본주의자 같은 사람이 되곤 합니다. 게다가 여행을 할 때, 사람들이 자유 시간에 박물관이나 극장에 가자고 초대하면 그 대신 축구 경기장에 데려다달라고 말합니다. 어느 정도인지 아시겠죠?
소년 시절에는 보타포고 팬이었다가 나중에 바스코 다 감마를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쭉 제 마음속의 팀이죠. 축구팬이 자기가 응원하는 팀과 맺는 관계란 마술적이면서도 영원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