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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戀書 - 9 -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3. 18.

 

오늘은 어제와 이어 군산 구불길 제4길 구슬뫼 길을 걸었답니다. 아직 쌔한 겨울바람이 차가왔지만 오히려 기분은 상쾌했답니다. 오늘 코스는 시골 마을을 관통하고 빈 들녘을 지나는 코스가 유난히 많았답니다. 사람 사는 동네라서 소박, 수수한 생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각자 개성이 있어 그 다양함이 오히려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마을 구비마다 특색 있는 느낌이 있어 나름 운치 있었답니다. 또 동행하신 길벗님들의 친절함이 마음으로 와 닿아서 비록 날씨는 추웠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게 그렇게 걸었습니다. 많은 세월을 혼자서 지냈기 때문인지 이제는 우시두시 모여 있는 사람들 세상에서 있는 듯 없는 듯 그런 삶이 더 좋습니다. 아마도 덜 외로운 느낌이라고나 할까...

 

 

오늘도 새벽녘에 깨어 뒤척이다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의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라는 책속의 한 에피소드입니다.

 

 

가게 주인이 문 앞에다 ‘강아지 팝니다.’라고 써 붙였다. 그런 광고는 흔히 아이들의 시선을 끌게 마련이다.

아닌게 아니라 한 어린 소년이 가게 안을 기웃거렸다. 소년은 물었다.

“강아지 한 마리에 얼마씩 팔아요?”

가게 주인이 대답했다.

“30달러에서 50달러 사이에 판다.”

어린 소년은 주머니를 뒤져 동전 몇 개를 꺼냈다.

“지금 저한테는 2달러 37센트밖에 없거든요. 그래도 강아지 좀 구경하면 안 될까요?”

가게 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가게 안쪽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그의 아내가 털실 뭉치처럼 생긴 강아지 다섯 마리를 가게로 내보냈다. 그런데 한 마리만은 다른 강아지들보다 눈에 띄게 뒤처져서 달려왔다. 소년은 얼른 그 절뚝거리는 강아지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 강아지는 어디가 아픈가요?”

가게 주인이 설명했다. 수의사가 진찰한 결과, 그 강아지는 선천적으로 엉덩이 관절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절뚝거리며 걸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 강아지는 평생동안 절름발이로 살아가야만 했다.

설명을 듣고 소년은 흥분된 얼굴로 말했다.

“전 이 강아지를 사고 싶어요.”

가게 주인이 말했다.

“아니다. 불구가 된 강아지를 돈 받고 팔 순 없어. 네가 정말로 이 강아지를 원한다면 그냥 가져가거라.”

소년은 매우 당황했다. 그는 가게 주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전 이 강아지를 공짜로 가져가고 싶지 않아요. 이 강아지도 다른 강아지들처럼 똑같은 가치를 지닌 강아지예요. 그러니 값을 전부 내겠어요. 사실 지금은 2달러 37센트밖에 없지만. 강아지 값을 다 치를 때까지 매달 5센트씩 갖다 드리겠어요.”

가게 주인은 그래도 고개를 저었다.

“이런 강아지를 너한테 돈 받고 팔 순 없어. 달리지도 못할 뿐 아니라 다른 강아지들처럼 너와 장난을 치며 놀 수도 없단다.”

그 말을 듣자 소년은 몸을 숙여 자기가 입고 있는 바지 한쪽을 걷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금속 교정기로 지탱되고 있는 왼쪽 다리를 가게 주인에게 보여 주었다.

소년이 말했다.

“저도 한쪽 다리가 불구라서 다른 아이들처럼 달릴 수가 없어요. 그러니 이 강아지에게는 자기를 이해해 줄 사람이 필요할 거예요!”

 

 

 

오늘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오래 전에 어떤 지인이 들려주신 이야기가 새삼 생각납니다.

 

어느 날 지체 부자유 시설을 방문하고 난 후에 눈물을 글썽이며 한탄을 하시며 하신 말씀이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무나 식물의 분재를 좋아하는데 왜 사람에게만은 그 성향이 적용되지 않는지... 마음이 아프다.”

 

오랫동안 이 말씀이 남아있습니다.

 

 

“이 강아지도 다른 강아지들처럼 똑같은 가치를 지닌 강아지예요. 그러니 값을 전부 내겠어요.” 소년의 이 대답도 또한 일맥상통 한다는 생각입니다.

 

 

남들과 크게 다르다 해도 그것 또한 다양함의 아름다움입니다. 정신이든 육체이든 모자라면 모자라는 데로 넘치면 넘치는 데로 똑 같은 가치를 지닐 수밖에 없는 다양함을 인정한다면 아마 세상은 지금 보다 훨씬 따뜻해 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 저녁입니다. 동정이나 연민이 아니라 인정과 이해라는 측면이면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

 

 

오늘 새벽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마음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우리모두 너와 내가 이해와 인정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지... 저도 그대의 이해가 얼마나 많이 필요한지...

 

 

어제 오늘 연속으로 30km 가까이 걸었더니 조금 피로감이 몰려옵니다. 오늘은 푹 쉬고 다시 힘찬 한 주를 시작하렵니다.

 

 

멋진 주말 보내셨나요?

 

시작되는 한 주 또한 멋지게 보내시길...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