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戀書시리즈 - 독후감

戀書 - 11 - 작은 친절 하나가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3. 19.

 

누구나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누구나 남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으니까. 대학을 가고 학위를 따야만 남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건 아니다. 학식 있고 머리가 좋아야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랑할 줄 아는 가슴만 있으면 된다. 영혼은 사랑으로 성장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이것은 진실이니까. (마틴 루터 킹 2세)

 

 

마크는 어느 날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앞서 가던 한 학생이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걸 목격했다. 그 바람에 그 친구가 들고 있던 물건들이 길바닥에 흩어졌다. 책과 두 벌의 스웨터, 야구 글로브와 방망이, 작은 카세트 녹음기 등이 바닥에 떨어졌다.

 

 

마크는 얼른 달려가서 무릎을 끓고 그 친구가 물건들을 줍는 걸 도와주었다. 마침 집으로 가는 방향이 같았기 때문에 마크는 그 친구의 집을 나눠 들었다. 함께 걸어가면서 마크는 친구의 이름이 빌이라는 것을 알았다. 또한 빌이 비디오 게임과 야구와 역사 과목을 좋아하며, 다른 과목들은 점수가 형편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여자 친구와 헤어져 심한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는 사실까지도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은 먼저 빌의 집에 들렀다. 빌은 마크에게 음료수를 대접하고, 둘이 함께 텔레비전을 시청했다. 이런저런 얘길 나누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오후 시간을 즐겁게 보낸 뒤, 마크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 뒤 그들은 학교에서 곧잘 마주쳤다. 둘은 이따금 점심을 함께 먹으며 얘길 나누기도 했다. 중학교를 졸업한 두 사람은 우연히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그 후에도 몇 차례 개인적인 만남을 가졌다.

 

 

마침내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이 되었다. 졸업을 한 달 앞둔 어느 날 빌이 마크의 교실로 찾아왔다. 빌은 여러 해 전 그들이 처음 만났던 때를 상기시키면서 마크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그날 내가 왜 그 많은 물건들을 집으로 갖고 갔는지 넌 궁금하지 않았니? 그때 난 학교 사물함에 있는 내 물건들을 전부 갖고 갔던 거야. 내 잡동사니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남겨 두고 싶지 않았거든. 난 어머니가 복용하는 수면제를 훔쳐 한 웅큼 모아 놓았었고, 그날 집으로 돌아가면 자살을 할 결심이었어. 그런데 너와 함께 웃고 대화하는 사이에 생각이 달라 졌어. 만일 자살을 했다면 이런 소중한 순간을 갖지 못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다른 순간들을 갖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 마크, 그날 네가 길바닥에 떨어진 내 책들을 주워 주었을 때 넌 정말 큰일을 한 거야. 넌 내 생명을 구했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중의 한 에피소드입니다. 이 책에 있는 따뜻한 이야기들을 읽으면 내 마음도 그들처럼 따뜻해져 가는 착각을 하게 된답니다. 마치 내가 정말 따뜻한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은 위로를 느낍니다. 가끔씩 사람의 따뜻함을 느끼고 싶을 때 두고두고 하나씩 하나씩 꺼내 읽게 됩니다.

 

 

오랫동안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과연 내 역할을 무엇일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해 왔습니다. 내 가족들은 나에게 냉정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별로 말도 없고 따뜻한 유대관계를 가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세계에 갇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너무 가까운 거리에 있다 보면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가족애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표현의 미숙함이 많은 원인이리라 생각합니다. 가끔씩 정말 나는 냉정한 사람인가 그런 걱정도 됩니다.

 

가까이 있다 보면 나의 거리두기에 기가 질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내가 쓰러지지 않기 위해 일부러 등을 보일 때도 있습니다. 특히 내 마음이 약해질 때,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때 혼자 이겨내기 위해 일부러 거리두기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가까운 사람들에게 터무니없는 부담감을 줄지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 마음이 차가와서 다정함이 없어서 그렇다는 것은 아니라고 애써 변명을 해봅니다.

 

얼마 전에 어떤 분과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친절이 좋다 해도 내 마음이 내키지 않는 친절은 단타성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봉사하는 마음이 좋다하더라도 내 마음이 내키지 않는 봉사란 결국 생색내기에 불과합니다. 진정으로 자신이 즐거워서 하는 봉사야말로 지속성이 있으며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둘이서 이런 대화를 하며 “맞습니다. 맞습니다. 자신의 마음이 내켜서 하는 친절,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본인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결국... 타인을 위한 친절, 봉사라는 것은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에게는 일회성 일 수밖에 없습니다.” 에 맞장구를 치며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친절과 봉사를 하며 삽시다. 그래서 우리가 더 행복해 질 수 있도록... "그렇게 다짐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내가 즐거워서 하는 친절은 무엇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어쩜 오랫동안 이런 류의 생각들을 해 왔으므로 이제는 알 듯 합니다. 비로소 부끄럽지 않은 내 색깔의 친절함, 내가 즐거워하며 내 관계의 연들에게도 또한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 나는 즐겁고 내 자존을 확인할 수 있는 은근한 기쁨을 누립니다. 오늘 같은 저녁은...

 

 

 

오늘 아침 어떤 다정한 지인으로부터 시 한편을 선물 받았습니다.

 

 

인사를 빠뜨려서

되돌아 왔나

 

 

아랫목 이불 속이

그리워 졌나

 

 

3일만 묵겠다고

아양을 아양을 떤다

 

 

어차피 한 번은

떠나야 하는 걸

 

 

갔다가 나중에

다시오면 되는 걸

 

 

미적미적하다가

막차 놓칠라.

 

 

김옥진님의 꽃샘추위라는 시입니다.

 

 

오늘 아침 아주 예쁜 작은 선물을 받고 하루 종일 마음이 즐거웠습니다. 보내준 마음도 고맙고 밍기적 거리는 꽃샘추위의 귀여운 모습이 상상되어서 혼자서 빙긋이 웃었답니다.

 

 

사람마다 색깔은 다를지언정 누구에겐 가는 친절한 그대이고 싶어 합니다. 나는 오늘 이러한 편지를 쓰며 나의 친절함을 나누고 싶습니다.

 

 

 

내 예쁜 그대!

 

오늘은 어떠셨나요? 아양 떠는 꽃샘추위에 못 이겨 게으름을 피우지 않으셨나요? 혹 그러셨다면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막차 놓칠라 헐레벌떡 뛰고 있는 꽃샘추위란 놈에게 저 멀리 남쪽 나라 꽃바람이 네 뒤를 쫒는다는  카톡메일을 보냈으니 그놈은 기겁하고 숨차게 더 열심히 달릴 것입니다.

 

 

자, 당당하고 열심히, 그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그렇게 살자구요. 홧^*^팅!!!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