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개월째 카페숨에 갇혀있다.
터질것같기도 하다.
바람을 한껏 안고 내 좋아하는 Chet Baker를 벗삼아 굽이 굽이 골짜기들을 돌아돌아...
이런 상상을 한다,
시베리아의 자작나무숲의 노란빛 물결이 새삼 몹시도 보고 싶어
어젯밤 '러브 오브 시베리아'란 영화를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10편의 영화가운데 하나,
첨 그 영화를 보았을땐
가슴 절절한 사랑이야기에 도취되어 울고 짜고 종내는 퍼질러 앉아 대성통곡을 하며 봤던 영화였는데...
내 나이 50이 되어서 그런지
20대의 치기어린 순수성에서 오는 사랑만이 유일한 주인공 안드레이에게 오직 감탄할 따름...
두번째로 그 영화를 보았을땐
음악과 조화를 이루는 배경들...
특히나 포르투칼의 어느 지점에서 찍었다던 그곳을 여행하고 싶어서,,,
그곳에서 모짜르트를 들으면 내 또한 일생일대 절절한 사랑을 할수 있을까하는 상상으로.,..
이번에는 단지
처음 자막이 떠오를때와 엔딩부분의 시베리아의 자작나무 숲
그리고 주인공 안드레이의 마지막 눈빛이 너무 보고 싶어서였다.
이야기는 20년 전, 시베리아에서 만남이 시작된다...
모스크바 행 기차에 한 무리의 사관생도들이 승차한다. 비좁고 더러운 3등칸을 피해 1등칸으로 몰래 숨어 들어가는 몇 명의 생도. 그들은 교관의 눈을 피해 한 객차로 뛰어든다. 그러나 뜻밖에 안에 타고 있는 것은 숨이 막힐 만큼 아름다운 미국 여인 제인 칼라한. 친구들의 장난으로 혼자 제인의 곁에 남겨진 생도 안드레이 톨스토이는 그녀에게 매혹된다. 제인 역시 순수한 안드레이의 모습에 묘한 끌림을 느낀다.
사실 제인은 발명가 더글라스 맥클라칸이 벌목기 '시베리아의 이발사'를 정부에 납품하기 위해 고용한 여자. 사관학교 교장이며 황제의 오른팔인 레들로프 장군을 유혹하기 위해 제인은 맥클라칸의 딸로 위장하고 사관학교를 찾아간다. 그러나 그 곳에서 안드레이와 재회하는 제인. 그리고 서로의 눈빛에서 사랑을 확인하는 두 사람...
제인에 대한 사랑을 가누지 못하던 안드레이는 사관학교 종업식날 고백을 결심한다. 그러나 레들로프 장군 역시 제인에게 구애하려 하고 운명의 장난처럼 안드레이에게 청혼의 연서를 읽게 한다. 어쩔 수 없이 장군의 연서를 읽던 안드레이는 돌연 북받치는 감정으로 장신의 사랑을 고백하고...분노하는 장군, 그리고 제인은?
제작노트)
600여명의 군인이 하루에 4차례씩 결빙제를 뿌리며 얼려야 했던 시베리아의 얼음벌판...
얼음판 위에서 2000명의 엑스타라들이 웃통을 벗고 축제를 만끽하는 장면. 12.5 헥타르에 달하는 광대한 호수가 수 차례의 헌팅 끝에 발견되었다. 모두가 꿈꾸던 최적의 장소였다. 그러나 갑작스런 이상기온으로 얼음이 녹기 시작했다. 수십 톤의 세트와 장비들, 그리고 수천며의 배우들이 그 위에서 연기를 한다면 어떤 위험이 닥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얼음이 언제 다시 얼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었고 결국 [러브 오브 시베리아] 스탭진은 인근 군부대에 도움을 청했다. 미할 코프 감독의 열렬한 팬이었던 600여명의 군인들이 하루에 4차례씩 결빙제 니트로젠을 정성껏 뿌렸다. 뿐만 아니라 전화 한 통화를 위해서도 7km나 떨어진 마을로 가야했던 오지의 제작진을 위해 라디오 무선장비 까지 제공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황제 미할코프, 크렘린이 무릎을 꿇다.
러시아 역사상 최초의 크렘린궁 시사, 영화 [타이타닉] 두배의 흥행 기록
러시아 감독 최초로 아카데미를 수상했으며 설문조사에서 러시아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을 만틈 막강한 지지를 얻고 이쓴 니키타 미할코프 감독. 그의 역작인[러브 오브 시베리아]를 위해서는 러시아의 광활한 땅에 성역이 없었다. 바로 크렘린 궁이 촬영장소로 직접 사용된 것. 자금성 등 오래된 왕성이 영화에 쓰인 예는 있었지만 현재 국가를 대표하는 공간이 촬영에 쓰인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깐느 영화제 오프닝 당시 크렘린 궁의 장엄한 풍경은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촬영 장소가 각별한 만큼 영화가 완성된 후 미할코프 감독은 크렘린 궁에서 특별 시사회를 가졌다. 크렘린 컨벤션 센터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체르노미르딘, 프리마코프 등 정치가들을 포함해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사회를 했다. 러시아의 역사상 최초의 크렘린 시사회였다.
영화속에서 알렉산드르 3세로 분해 백마를 타고 도열한 병사들을 가로지르는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여준 니키타 미할코프는 이 영화로 인해 러시아 국민들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라고 제언할 만큼 엄청난 지지를 얻고 있다. 러시아 최대 재별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와 최대의 언론 재벌 블라디미르 구신스키가 그가 출마한다면 힘이 되겠다고 다짐할 정도. 영화 한 편으로 황제가 된 남자. 니키타 미할코프의 전설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할 지 모른다.
아베바처럼 단세포생물로 살아가는 요즈음
언젠가 한번은 꼭 시베리아의 광활한 대지에 펼쳐진
그 자작나무 숲을 꼭 한번 걸어봤으면...
그런 꿈을 꾸게 하는 영화...
이 가을엔
꼭 한번은 그 자작나무 숲이 아니라도
꼬불꼬불 얕으막한 골짜기들을 돌아돌아 길고 푸진 여행을 해보리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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