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브 브루벡(Dave Brubeck)은 20세기 미국 재즈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로, 쿨 재즈의 초기 형태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다. 그의 음악은 비정상적인 박자와 리듬을 실험적으로 사용하며, 즉흥적인 연주뿐만 아니라 클래식 훈련에 뿌리를 두고 있는 세련된 스타일을 자랑했다. 특히, 그의 대표곡인 "Take Five"는 5/4 박자라는 비전통적인 박자를 사용하여 재즈의 새로운 길을 열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재즈 클래식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브루벡은 "Blue Rondo à la Turk", "Unsquare Dance", "Pick Up Sticks" 등 다양한 비정상적인 박자를 가진 작품을 통해, 박자와 리듬을 실험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브루벡의 초기 생애는 음악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예술적 재능을 보여준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태어난 그는 원래 수의학을 공부할 계획이었으나, 결국 음악의 길로 나섰다. 대학에서 음악을 배우며 대위법과 하모니를 공부했고, 이후 밀스 대학교에서 다리우스 밀로와의 만남을 통해 클래식 음악과 현대주의를 접하게 되었다. 그의 군 복무 기간 동안 폴 데스몬드와 만난 것도 중요한 전환점이었으며, 이로 인해 데이브 브루벡 사중주가 결성되었다.
1950년대 후반, 브루벡은 자신의 독특한 스타일을 발전시키며 Time Out 앨범을 발표했다. 이 앨범은 비정상적인 박자와 새로운 형식으로 재즈를 대중에게 소개했으며, 특히 "Take Five"는 큰 인기를 끌었다. 그의 음악은 또한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았으며, 미 국무부의 후원을 받아 여러 해외 투어를 통해 재즈를 세계에 전파했다.
브루벡은 단지 재즈 피아니스트로서만 유명한 것이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종교 음악 작곡, 그리고 텔레비전 사운드트랙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의 음악적 유산은 재즈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 형태에 걸쳐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브루벡이 폴 데스몬드와 만나 음악적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는데 이들의 유명한 일화 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곡 "Take Five"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브루벡과 데스몬드는 1950년대 후반, 그들의 사중주가 비정상적인 박자에 대한 실험을 즐기던 중, 폴 데스몬드가 "Take Five"라는 곡의 멜로디를 만들었다. 이 곡은 5/4 박자를 사용하여, 당시 재즈에서 흔히 사용되지 않던 비정상적인 박자를 대중에게 소개한 작품으로 재즈 역사상 중요한 곡이 되었다. 브루벡은 이 곡이 나온 배경에 대해 종종 농담을 하기도 했는데, "Take Five"가 처음 나왔을 때, 데스몬드가 그저 '단지 다섯 번을 세고' 멜로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두 번째는 그들의 우정과 음악적 파트너십에 대한 일화로, 브루벡과 데스몬드는 오랫동안 함께 연주하며 깊은 우정을 쌓았다. 브루벡은 데스몬드에 대해 "그는 내 오랜 친구이자, 최고의 파트너였다"고 말하며, 데스몬드의 독특한 색소폰 연주 스타일이 브루벡의 음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데스몬드는 브루벡이 연주하는 복잡한 리듬과 화음 위에서 자유롭게 즉흥 연주를 펼칠 수 있었으며, 둘은 서로의 스타일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깊은 음악적 유대감을 형성했다.
세 번째로는 1959년 "Time Out" 앨범을 녹음할 당시의 일화이다. "Time Out"은 비정상적인 박자들을 실험한 앨범으로, 브루벡과 데스몬드는 그 당시 이 앨범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몰랐다. 브루벡은 처음에는 이 앨범이 재즈 팬들에게 불안정하게 받아들여질까 봐 걱정했으나, 데스몬드는 이를 "그냥 해보자"며, 앨범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그 결과, "Take Five"를 비롯한 곡들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며, "Time Out"은 역사적인 앨범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일화들은 브루벡과 데스몬드의 음악적 협력과 우정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들의 파트너십은 단순한 직업적인 관계를 넘어, 서로의 예술적 비전을 존중하고 실현하는 중요한 요소였음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브루벡의 가장 유명한 앨범은 뭐니뭐니 해도 1959년에 발매된 『Time Out』일 것이다. 이 앨범은 몇 차례 소개한 적이 있어 오늘은 데이브 브루벡의 앨범 『Jazz Impressions of Eurasia』이겠다.
이 앨범은 1958년에 미국 정부의 후원을 받아, 브루벡과 그의 4중주단이 3개월 넘게 터키, 이란, 이라크,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14개 나라에서 80번의 콘서트를 하며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녹음한 스튜디오 앨범이다. 앨범의 라이너 노트에서 브루벡은 『Jazz Impressions of Eurasia』는 내가 유럽의 들판을 가로지르거나 아시아의 사막을 샅샅이 훑어보았을 때, 노트에 적어 놓은 무작위 뮤지컬 프레이즈로부터 개발되었다. 고대 바자르의 골목길. 나는 인상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재즈 관용구 내에서 민속 음악의 요소 중 일부를 사용하여 특정 지역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앨범은 1958년 7월과 8월, 뉴욕의 콜럼비아 30th St. Studios에서 녹음되었다.
앨범의 첫 트랙인 "Nomad"는 터키의 유목민들이 야생 개들을 쫓아내기 위해 사용한 북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다. 이 곡은 조 모렐로의 반복적인 드럼 비트로 시작하고, 폴 데스몬드는 ‘캐러밴의 트랩에 집중해서 쏟아지는 달빛’처럼 유려한 솔로를 선보인다.
"Brandenburg Gate"는 바흐에서 영향을 받아 브루벡과 데스몬드 간의 푸가와 같은 상호작용을 특징으로 한다. 이 곡은 3년 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확장 버전으로 다시 녹음되어 『Brandenburg Gate』라는 앨범(1964)으로 발표되었다.
"The Golden Horn"은 터키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그 중 "choktasha-keraderam"의 리듬은 터키어로 "고마워요"를 의미한다.
"Dzieukje"는 폴란드어에서 "감사합니다"라는 단어에서 유래했으며, 프레드릭 쇼팽 박물관 방문을 통해 영감을 얻었다. 이 곡은 쇼팽의 손과 피아노에 대한 브루벡의 매혹적인 감정을 반영한 "Chopinesque" 스타일로 작곡되었고, 폴란드 관객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Marble Arch"는 런던 하이드 파크의 건축에서 영감을 받았고, 베이시스트 조 벤자민의 솔로가 돋보인다.
마지막 곡 "Calcutta Blues"는 인도 콜카타에서 밴드가 목격한 세 가지 격렬한 재앙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인도 음악의 멜로디와 리듬을 재즈에 통합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브루벡의 피아노는 시타르의 음색을 모방하고, 모렐로의 드럼은 타블라의 소리를 재현한다. 봄베이에서 브루벡은 시타리스트 압둘 할림 자퍼 칸과 잼 세션을 했으며, 그는 이 경험이 자신을 "다른 방식으로 연주하게 만들었다"고 나중에 언급했다.
이 앨범은 듀크 엘링턴과 빌리 스트레이혼이 제작한 『The Far East Suite』와 유사한 컨셉을 가지고 있으며, 두 앨범 모두 미국 정부의 문화 외교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빌보드는 1958년 11월 24일 자에서 이 앨범을 "빌보드가 선택한" 앨범으로 선정하며, "그의 평상시의 영예를 드러내도록 했던 뛰어난 6개의 트랙"으로 묘사했다. 또한, 올뮤직 리뷰의 켄 드라이든은 "'Nomad'와 'Brandenburg Gate'는 최고의 오리지널 곡이며, 그 외의 트랙들도 브루벡과 데스몬드의 멋진 솔로 연주가 돋보이는 즐거운 연주들"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남긴 "Take Five"나 "Nomad", "Brandenburg Gate"와 같은 작품들이 그저 멜로디와 리듬의 조합에 그치지 않고, 음악의 경계를 넘어 사람들 간의 감정을 연결시키는 다리가 된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되며, 재즈가 가진 자유로움과 즉흥성, 그리고 그 안에서 마주치는 문화와 시대의 파편들이 한데 엮여 만들어낸 이 음악은, 나처럼 이 시대의 끝자락에서 그가 남긴 흔적을 따라가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뜨겁게 다가오므로!!!
오늘의 앨범 속, 브루벡이 담아낸 유라시아의 음악적 여정을 떠올리며, 나는 그의 창작에 담긴 대륙을 넘나드는 여유와 낭만을 상상해 본다. 그런 음악적 교차점에서 길을 잃어버린 여행자처럼,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 기분에 젖어 들며, 나는 이 무수히 얽힌 리듬과 화음 속에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여행을 떠난다. 각기 다른 문화와 역사, 그 속에서 태어난 소리들이 하나로 얽히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마치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지점이 음악을 통해 다시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을 맞이한 듯하다. 그 여정 속에서 나는 브루벡의 음표 하나하나가 전하는 의미와 감정을 따라가며, 음악이 주는 자유로움에 몸을 맡긴다. 이 여유와 낭만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어느덧 그 여행의 일부분이 된 듯한 기분에 빠져든다.
재즈는 늘 그런 것이다. 그 어떤 정형화된 틀로는 그 아름다움을 담아낼 수 없고, 매번 새로운 시각에서 그 순간을 다시 그려낸다. 그런 음악의 여운 속에서, 나는 오늘도 다시 한 번, 그가 꿈꾼 그 유려한 선율을 가슴 깊이 새기며 나의 재즈 여행을 즐길 것이다.
Dave Brubeck의 라이브 앨범 - Jazz Impressions of Eurasia(1958년)
레이블: Columbia CS 8058
녹음일: 1958년
발매일: 1958년
길이: 39:31
Track listing(언급된 곡 이외에는 모두 Dave Brubeck 작곡)
1."Nomad" (Dave Brubeck, Iola Brubeck) – 7:23
2."Brandenburg Gate" – 6:55
3."The Golden Horn" – 5:02
4."Thank You (Dziekuje)" – 3:35
5."Marble Arch" – 6:59
6."Calcutta Blues" – 9:53
Personnel
Dave Brubeck – piano
Paul Desmond – alto saxophone
Joe Benjamin – double bass
Joe Morello – drums
1."Nomad" (Dave Brubeck, Iola Brubeck) – 7:23
https://youtu.be/0ieHdRYGCdg?list=PLk5SVLXcQrR5GY-LAcbvh2Of4jwCpS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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