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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연주회관람후기와재즈앨범소개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5. 3. 2.

 

#연주회관람후기와재즈앨범소개


어제는 오랜만에 서울로 향했다. 이번 여행은, 다름 아닌 재즈를 온전히 느끼기 위한 홀로 떠난 여행이었다. 서울의 좁은 골목을 거닐며, 그곳에서 나는 뮤지션들이 남긴 음악은, 시간이 흐르며 과거의 유산으로 변해도 여전히 내 마음속에서 생동감 넘치게 울려 퍼진다는 사실에 깊이 빠져들었다. 비록 하늘의 별이 된 그들의 연주는 더 이상 내 눈앞에서 펼쳐지지 않지만, 후대의 뮤지션들이 그들의 음악을 이어가며 새로운 색과 무늬로 수놓을 모습을 떠올리며 설렘을 안고 걸었다.

 
 
 
 


오늘의 주인공은 한때 재즈 보컬리스트 Sheila Jordan의 남편이었던, 재즈 피아니스트 듀크 조던(Duke Jordan, 1922년~2006년)이다. 조던은 비밥의 전성기 속에서 피아노를 통해 독창적인 목소리를 만들어낸 인물로, 1940년대 후반 찰리 파커와 함께한 그의 연주는 비밥 사운드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Charlie Parker on Dial』에 수록된 "Dewey Square", "Bongo Bop", "Bird of Paradise" 등의 곡은 그가 만들어낸 독특한 코드 진행과 경쾌한 리듬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조던은 단순히 반주자에 그치지 않고, 솔로에서 유려한 멜로디와 세련된 하모니를 통해 자신만의 존재감을 확실히 발휘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Jordu"는 클리포드 브라운의 연주로 재즈 스탠다드로 자리 잡았으며, 이후 수많은 뮤지션들이 각자의 스타일로 변주해왔다. 이 곡은 조던 특유의 부드럽고 리드미컬한 진행이 돋보이며, 그가 단순한 즉흥 연주를 넘어 치밀한 구조적 완성도를 지닌 작곡가임을 보여준다.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소니 스티트, 스탄 게츠와의 협연을 통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혔다. 그러나 뉴욕에서의 상업적 성공은 멀어져 갔고, 1960년대 중반에는 생계를 위해 택시 운전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연주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고, 이후 트리오 편성에서 더욱 깊이 있는 연주를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던은 유럽으로 무대를 옮겼다. 1973년, 덴마크의 SteepleChase 레이블과 협력하며 그의 두 번째 전성기가 시작되었고, 코펜하겐에서 활동을 본격화했다. 이 시기의 그의 음악은 비밥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서정적인 색채를 띠며,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섬세하고 정제된 감각을 보여주었다.

앨범 『Fly to Denmark』(1974)는 그가 덴마크로 거처를 옮긴 후 SteepleChase 레이블에서 발표한 가장 상징적인 앨범으로, 그의 후기 경향을 잘 보여준다. 피아노 트리오 형식으로 녹음된 이 앨범은 만스 호프만과 에드 티그펜이 참여해 조던의 서정적이고 절제된 피아노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타이틀 트랙 "Fly to Denmark"는 그가 유럽으로 떠난 후의 심경을 담은 듯한 부드럽고 유려한 선율을 통해 그의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또한, "Jordu"는 비밥적 감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주로, 그의 깊어진 음악적 세계를 잘 보여준다.



어제 연주회는 조단의 이 앨범 트랙 그대로 데이브 유 트리오가 다시 연주했던 자리였다. 피아니스트 데이브 유, 베이시스트 송미호, 드러머 마누엘 바이얀드로 이루어진 트리오 세션, 이들의 연주는 마치 시간의 벽을 넘어 듀크 조던의 음악 세계로 직접 걸어 들어간 듯한 경험이었다.

『Fly to Denmark』의 트랙들이 무대 위에서 다시 살아나며, 조던 특유의 서정성과 절제된 감성이 그대로 전해졌다. 특히 타이틀 곡이었던 "Fly to Denmark"에서는 원곡이 지닌 따뜻한 울림과 함께, 데이브 유의 피아노가 조금 더 현대적인 터치로 해석되어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베이스와 드럼 또한 조심스럽고도 정교한 조화를 이루며, 원곡의 깊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연주자들의 개성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었다.

"Jordu", 조던의 원곡이 가진 비밥적 생동감이 트리오의 연주 속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하며, 마치 뉴욕의 어느 재즈 클럽, 혹은 덴마크의 재즈 클럽에서 연주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트리오의 개성이 반영된 섬세한 해석이 곡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다. 베이시스트는 낮고 단단한 리듬으로 연주의 중심을 잡았고, 드러머는 세련된 브러시워크로 조던이 추구했던 서정적 분위기를 더욱 부드럽게 감싸주었다. 솔직히 드러머의 세밀한 연주에 귀가 저절로 기울여졌다면, 전적으로 개인적 호불호였을까?

특히 "Glad I Met Pat"을 연주했을 때, 조던의 옆집에 살았던 Pat이라는 짧은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불쑥 무대에 올라서며, 사뿐사뿐 춤을 출 것 같았던 느낌은 데이브 유님의 해설 덕분이 아니었을까? 연주회 중간중간, 데이브 유님의 차분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해설은 연주장을 따뜻하게 물들였다.

트리오는 전 트랙을 연주하고도 떠날 줄 모르는 관객들을 위해 마지막 연주곡은, "Smoke Gets in Your Eyes"였다. 보컬로 즐겨 듣던 멜로디가 시작되자 나도 모르게 입술을 달싹거렸다. 감미롭고 서정적인 멜로디와 함께 약간은 우울하고 철학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사가 떠오르며, 트리오의 손길에서 유려한 색채를 뿜어내던 선율들로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다니, 곡의 선택에 또 한 번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제의 연주는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듀크 조던이 남긴 감성과 정신을 오늘날의 연주자들이 살아 숨 쉬게 만든 순간이었다. 조던의 음악처럼, 어제의 연주는 내 기억 속에서 선명하게 남아 있으며, 그가 꿈꾸었던 유려한 선율은 언제나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질 것이다. 재즈는 그 어떤 틀로도 그 아름다움을 담을 수 없으며, 그 순간의 감동을 매번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그려내는 것이다. 어제의 연주와 그의 음악이 내면 깊숙이 파고들며, 나는 오늘도 다시 한 번 그 음악의 여운 속에서, 그가 꿈꾸었던 선율을 가슴 깊이 새기며 또 다른 재즈 여행을 떠날 것이다.

어제의 자리를 마련해 주신 플러스히치사의 김충남님, 이하 준비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고마움을^^



<앨범 소개>
어제 데이브 유 트리오가 재현했던, 앨범 『Fly to Denmark』(1974)는 듀크 조던이 덴마크로 거처를 옮긴 후 SteepleChase 레이블에서 발표한 가장 상징적인 앨범 중 하나로, 그의 후기 경향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1970년대 초반 뉴욕을 떠나 유럽에서 새로운 음악적 전환점을 맞이한 조던은 이 앨범을 통해 비밥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섬세하고 서정적인 피아니즘을 펼쳐 보였다.

본 앨범은 피아노 트리오 형식으로 녹음되었으며, 베이시스트 만스 호프만(Mads Vinding)과 드러머 에드 티그펜(Ed Thigpen)이 함께 참여했다. 만스 호프만은 유럽 재즈 신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베이시스트로, 조던의 유연한 연주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며 깊이 있는 저음을 제공한다. 에드 티그펜은 오스카 피터슨(Oscar Peterson) 트리오에서 활동했던 경험이 있는 드러머로, 그의 섬세한 브러시워크와 세련된 리듬감이 조던의 서정적인 피아노 톤과 조화를 이룬다.

앨범의 주요 트랙들은 듀크 조던의 감성적인 연주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타이틀 트랙인 "Fly to Denmark"는 부드럽고 유려한 선율이 흐르는 곡으로, 조던이 당시의 심경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듯한 느낌을 준다. 유럽으로 떠나 새로운 음악적 장을 열게 된 그의 감정이 피아노 선율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으며, 서정적인 코드 진행과 절제된 터치가 인상적이다.

또한, 앨범에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Jordu"가 다시 수록되어 있는데, 이는 조던의 비밥적 감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주라 할 수 있다. 원곡이 가지고 있던 경쾌한 리듬과 생동감 있는 멜로디가 여전히 살아 있지만, 보다 차분하고 성숙한 해석이 가미되어 있다. 이는 조던이 단순한 비밥 피아니스트에서 한층 깊어진 음악적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앨범에는 재즈 스탠더드 곡들도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발라드 트랙에서 조던의 감미로운 터치가 더욱 돋보인다. 그의 연주는 과시적인 기교를 앞세우기보다는 음과 음 사이의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정제된 감성으로 곡을 풀어나간다. 이러한 점에서 『Fly to Denmark』는 그의 음악적 여정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된 작품이라 할 수 있으며, 유럽에서 새롭게 정착한 이후의 조던이 어떠한 음악적 색채를 추구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SteepleChase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이 앨범은 이후에도 꾸준히 재발매되었으며, 조던의 유럽 시절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Fly to Denmark』는 단순한 비밥 피아니스트가 아닌, 자신의 음악을 더욱 깊이 탐구하며 시대를 초월하는 감성을 지닌 듀크 조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앨범이다.

Track listing

1. "No Problem" – 6:41
2. "Here's That Rainy Day" (Jimmy Van Heusen, Johnny Burke) – 7:25
3. "Everything Happens To Me" (Matt Dennis, Tom Adair) – 5:34
4. "Glad I Met Pat" [Take 3] – 5:03 Bonus track on CD release
5. "Glad I Met Pat" [Take 4] – 5:22
6. "How Deep Is the Ocean?" (Irving Berlin) – 7:31
7. "On Green Dolphin Street" (Bronisław Kaper, Ned Washington) – 8:15
8. "If I Did - Would You?" [Take 1] – 3:41 Bonus track on CD release
9. "If I Did - Would You?" [Take 2] – 3:50
10. "Flight to Denmark" – 5:43
11. "No Problem" – 7:09 Bonus track on CD release
12. "Jordu" – 4:54 Bonus track on CD release


Personnel
Duke Jordan – piano
Mads Vinding – bass
Ed Thigpen – drums


1. "No Problem" – 6:41
https://youtu.be/UKrAXUcJXHo?list=PLpBKS47q7J6fyqATiXZLseYoTxP-HE6oF



2. "Here's That Rainy Day" (Jimmy Van Heusen, Johnny Burke) – 7:25
https://youtu.be/GnnHT1o5PiI?list=PLpBKS47q7J6fyqATiXZLseYoTxP-HE6oF




3. "Everything Happens To Me" (Matt Dennis, Tom Adair) – 5:34
https://youtu.be/qpbVRdPDYCM?list=PLpBKS47q7J6fyqATiXZLseYoTxP-HE6oF




4. "Glad I Met Pat" [Take 3] – 5:03 Bonus track on CD release
https://youtu.be/K9D9gXnH6eY?list=PLpBKS47q7J6fyqATiXZLseYoTxP-HE6oF




6. "How Deep Is the Ocean?" (Irving Berlin) – 7:31
https://youtu.be/cYbchGWeFQw?list=PLpBKS47q7J6fyqATiXZLseYoTxP-HE6oF



7. "On Green Dolphin Street" (Bronisław Kaper, Ned Washington) – 8:15
https://youtu.be/IwqrCtdLhZg?list=PLpBKS47q7J6fyqATiXZLseYoTxP-HE6oF



8. "If I Did - Would You?" [Take 1] – 3:41 Bonus track on CD release
https://youtu.be/-jdqbA7j4eM?list=PLpBKS47q7J6fyqATiXZLseYoTxP-HE6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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