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다.
아침 늦게까지 잠을 자고 싶지만
쌩뚱맞게 일요일엔 꼭 더 일찍 깬다.
혼자서 일해야하는 날이므로
늦으면 안되겠다 싶어
툴툴 자리를 털고 부지런을 떨어본다.
출근시간이 아직 한참 남아있어
그 사이에 은파에 갔다.
5월의 싱그러운 아침을 맞이하고 싶었고
그 모습들을 내 마음에 담아두고 싶었다.
은파물가를 따라
꽃자주 꽃잔디의 모습들이 가히 환상적이다.
그 길을 따라서
한가하게 걷고 있는 사람들
그곳에 나도 걷고 있다.
이 곳이 어디든가?
알랑가 모르것소.
옛날 그 옛날(?)
소리가 있는 주막집앞
메타스퀘어 창창한 그 길이구먼.,
자연을 배경으로 우연히 찍힌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소.
5월의 신록을 배경으로 한컷 한컷을 누르고 있자니
하얂 비닐막조차도 은파의 물줄기로 보이니...
자연의 섭리에 발 맞춰
이 놈들도 제 자리를 찾아 흙으로 돌아가고 싶어하겠지요.
수백번 누르는 셔터속의 자연은
내가 다스리는 세상인갑다.
이런 생각이 듭디다.
왜냐면
내 구도에 따라 이렇게도 보이고 저렇게도 보이고
나처럼 나만의 세상을 갖고자
고집스레 멍청하게 꾸물대는 무리들에게
내 맘데로 세상을 펄쳐보인다.
내가 누르는 셔터속의 세상은
내가 보는 나의 세상임을 착각하게 만든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이런 그림을 그리고 싶을때
물결속의 세상을, 물결너머 세상을
재빨리 콕 집어 넣는다.
"애야, 잠시 만이라도
쬐께만이라도
내 맘에 머물다 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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