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작가 이사크 바벨을 처음 접한 것은 제임스 설터의 산문집 “소설을 쓰고 싶다면(마음산책)”이라는 책이었죠.
“보르헤스는 바벨의 문체에 대해 그의 문체는 산문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기보다 시를 위해 예비된 것처럼 보이는 장엄하고 훌륭한 경지를 획득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바벨은 이 모든 것을 여러분에게 줍니다. 그것은 한 움큼의 라듐과도 같습니다. 결코 상상하지 못할 눈부신 광휘인 거예요.
바벨은 자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쓰고 또 썼습니다. 그는 말하기를, 문장에는 지렛대 같은 것이 있어서 그 위에 손을 올리고 약간만, 지나치지도 않고 너무 젖지도 않게 딱 적당한 만큼만 돌리면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잡을 거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아마 이 말의 뜻을 상상할 수 없겠지만, 그의 문장을 보면 그걸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는 또한 그 어떤 쇠도 딱 알맞은 장소에 놓인 시대만큼 인간의 마음을 강력하게 꿰찌를 수는 없다는 잊을 수 없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바벨의 소설을 여러 번 되풀이하여 읽었습니다.(21쪽)
이 문장들을 읽고 이사크 바벨에 대한 호기심이 급상승해 그의 책 기병대(지식을만드는지식)을 구입했죠.
”이사크 바벨의 <기병대>. 국내에서 처음 번역되었다. 옴니버스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주제의 단일성을 파괴하는 다양한 시점을 구현하고 있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가 이룩한 19세기 러시아 산문의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식적 장치를 통해 러시아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적 특징을 보여준다.“는 책 소개를 읽었는데요.
이사크 바벨은 1894년 지금은 우크라이나인 오데사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상업 교육과 유대 경전 교육을 받았으나 음악과 문학에 이끌렸다고 해요. 독일, 루마니아와의 전쟁에 참전했고, 1920년에는 종군기자로 부됸니 장군의 제1기병대에서 근무했는데 1920년 이후 이 시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병대(1926)에 수록되게 될 단편들을 쓰기 시작했고, 오데사에서의 청년기의 경험들은 오데사 이야기(1931)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네요. 그는 산문 외에도 프랑스 문학 작품의 번역가로도 활동했고, 희곡 <일몰>(1928), <마리야>(1935), 그리고 시나리오와 수필, 논문을 다수 남겼는데 1939년 특별한 이유 없이 소련 당국에 체포되어 1940년 1월 총살되었다 1954년 소련 정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복권되었답니다.
기병대의 첫 목록 "즈브루치 강 도하"를 읽기 시작하자마자, 저 또한 놀랐고 그의 문체를 한 땀 한 땀 필사하기로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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