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앨범소개
제가 지난 일요일 오후에 은파 호수공원을 산책하다 들여다본 제 인스타에 이런 메시지를 발견했답니다. 좀 놀랐지만 아래와 같은 답변을 하고, 혹시라도 메시지의 링크에 들어가면 제 전화기 속 정보를 훔쳐가는 해킹 프로그램이 깔리는 것이 아닌지, 쉽게 링크에 들어갈 수가 없었지요. 다음날 집에서 호기심에 컴퓨터로 링크에 접근했어요.
“재즈 베이시스트 Jacopo Ferrazza와 Sophia Zaccaron이 2021년에 설립한 Teal Dreamers Factory는 편견 없이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자유로워지기를 원하는 예술과 음악을 위한 독립 레이블”이라는 소개가 있었는데 그외 다른 정보 없이 우선 링크와 연결된 음악을 들어 봤답니다.
첫 번째 트랙을 들어보고 고개를 갸우뚱했죠. 어랏, 월드 뮤직을 하는 인디밴드의 앨범인가? 여자 가수의 음색은 젊은 시절 노르마 윈스톤을 연상시키기도 했고요.
두 번째 트랙, 인트로, 와우, 이건 진짜네. 이 드러머, 알짜네, 느낄 사이도 없이 첼로와 베이스, 피아노가 화음을 이루더니, 보컬이 가세하면서 신세계가 열렸죠. 앨범의 타이틀 곡인 첫 번째 트랙의 제목이 환타지아인데, 그래서 이 트랙이 환타스틱한 세계를 향한 문이라면 저한테는 열린 문을 통해 들어선 두 번째 트랙은 발을 들여놓자마자 화들짝 놀라, 아, 이 연주자들, 진짜구나, 아방한 느낌도 살짝 나고, 깊이감도 느껴지고 연주자들 펼치는 화음들이 저로 하여금 이 연주자들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해서 제 마음이 급해졌답니다.
두 번째 트랙의 제목은 그대로 탐험가들, 모험가들인데 이들은 음악이라는 절대의 세계에서 자유롭게, 그것도 멋지게 유영하는 구나.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정, 중, 동의 적절한 배치와 조화 속에서 무르익은 화음들은 별천지를 그리며 아직은 미지의 세계인 우주의 어느 지점이 이들 앞에 있고 나는 넋을 잃고 그 공간 속을 배회했지요.
가슴은 알 수 없는 무엇인가로 가득차 올랐고 그것이 어쩌면 너와 나의 세계가 혼재된 우리의 세계를 꿈처럼 연결시키는구나, 이것이 바로 이들이 추구하는, “우리”라는 개념이 아닐까, 세상을 향해, 우주를 향해 문을 활짝 열어 놓은 알짜배기들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느 사이 쬐끔 제 눈가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죠.
트랙 Land of Time, 아직 영어 가사가 전부 제 귀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어서 무엇을 노래하는 것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오직 느낌으로 말한다는 시원(始原)인 공(空)의 세계에서 점점 무엇인가로 채워지고 느리지만 진진하게 나아가는 시간의 역사를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 앨범의 정점은 마지막 트랙, The Tree of Life라고 단언코 말하고 싶습니다. 마치 Family tree가 연상된다고나 할까요? 베이스 연주자인 Jacopo Ferrazza의 아들일지로 모르는 Valerio라는 아기가 가동가동하며 때론 생긋방긋하는 모습을 연상할 수밖에 없는, 그런 아기의 모습을 바라보며 마냥 행복한 엄마, 아빠의 어느 순간이 그려지고, 그 순간은 그들의 삶의 시작이며 모든 것이라고, 이 순간의 인생의 절정임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가,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연달아 전체 앨범을 두 번을 내리 듣고 특히 제 취향이었던 저 트랙을 몇 번 더 듣고 나서야 저는 연주자들이 누구인지 검색을 하기 시작했답니다.
로마 근처의 도시인 Frascati에서 1989년 태어난 Jacopo Ferrazza는 어쿠스틱 및 일렉트릭 피아니스트이자 베이시스트이고 오늘의 앨범, Fantàsia를 자신의 독립 레이블 Teal Dreamers Factory를 통해 발매합니다.
그는 Conservatorio di Musica Licinio Refice, Frosinone(Licinio Refice Conservatory of Music)에서 클래식 베이스와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한 후, John Patitucci, Ares Tavolazzi, Marco Panascia, Aldo Perris, Luca Cola 및 그의 아버지 Angelo와 함께 베이스를 공부했다니, 역시 음악 가족으로 부터의 유전자는 절대 무시할 수 없나봅니다.
그는 또한 Annalaura Cavuoto, Pablo Tellez 및 Carlo Negroni와 함께 클래식 피아노를 공부했는데 2003년 로마에서 재즈 연주를 시작했으며 몇 년 동안 David Liebman, George Garzone, Fabrizio Bosso, Enrico Rava, Enrico Pieranunzi, Greg Hutchinson, Paolo Fresu, Roberto Gatto, Maria Pia De Vito, Flavio Boltro의 반주자로 연주했는데 특히 베이시스트인 Ray Brown, Charlie Haden, John Patitucci의 연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합니다.
2021년 베이스 솔로 앨범인 "Wood Tales"(2021)을 발매한 후 자신의 오리지널만으로 9트랙을 구성하여 오늘의 앨범 Fantàsia를 그것도 자신의 독립 레이블을 통해 발매한 셈이죠.
이 앨범을 완성하는데 2년 반이 걸렸으며 5중주 세션으로 재즈와, 일렉트로닉, 클래식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조화시켜, 타이틀 그대로 환상적인 서사와 서정의 세계를 들려주는 연주입니다.
피아니스트 Enrico Zanisi의 신디와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소용돌이와 함께 보컬 Alessandra Diodati의 음색은 목가적이고 시적인 현과, 서정적 피아노의 멜로디와 동적이면서도 공간에 깊이감을 주는 드러밍을 배경으로 때론 환상성을 때론 부드러움을, 때론 소녀적인 순수성을 내보이며 부드럽고도 역동적인 매혹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전자음악과 즉흥 재즈가 공존하는 실내악의 세계, 우주의 시원으로부터 들려오는 아득한 세계의 시작과 그것의 스토리를 재생하며 미래를 이야기하는 상상력을 우리에게 선사하는 앨범 Fantàsia, 분명 좋은 경험일 될 것입니다.
Jacopo Ferrazza 5중주단
베이시스트 Jacopo Ferrazza와 드러머 Valerio Vantaggio의 연주는 처음이었지만 제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귀를 쫑긋거리게 만든 피아니스트 Enrico Zanisi의 앨범을 세 개나 포스팅 한 적이 있어서 깜놀했죠.
전 개인적 취향으로 피아노와 드럼, 베이스만으로만 이루어진 정통 트리오버전의 이들의 다음 프로젝트를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렙니다. 새로운 연주자들의 발견 또한 재즈 팬으로서의 큰 기쁨이기도 하고요.
이 앨범을 포스팅하는 것과 음악 전문가도 아닌 일 개 재즈 팬에게 보내 온 그들의 메시지에 대한 답신을 다음과 같이 보냈답니다.
First of all, I would like to thank Sophia Zaccaron, one of the staff members of the Teal Dreamers Factory. I'm not a professional musician or a critic, I'm just a fan of jazz music, and I was amazed and undoubted at first by your message to me. But when I contacted the link you sent me and listened to your music, my heart pounded and I felt tears forming in the corners of my eyes slightly. It led me into a world of absolute imagination and I thought that your music was a bond connecting the universe with human life, and I felt a sense of sympathy that my own life was weak, but that I belonged to that world. Thank you for giving me the honor to enjoy your music. I look forward to a new project with an traditional trio version of the piano, drums and bass only. To my surprise, the performance of pianist Enrico Zanisi was such a joy to me that I had already posted his three albums on my blog(s-oom.tistory.com).
In fact, to me, Italian jazz musicians are as familiar as American jazz musicians.
Including my musical hero trumpeter Enrico Rava, I've listened to musicians like
Renato Sellani, Enrico Pieranunzi, Stefano Bollani, Gianluca Petrella, Aldo Romano, Enrico Zanisi, Dino Rubino, Massimo Urbani, Giovanni Tommaso, Aldo Romano, Francesco " Franco " D' Andrea, Federico Bonifazi, Riccardo Arrighini, Mattia Cigalini, Danilo Rea, Roberto Gatto, Paolo Fresu, Gianni Basso, Stefano Battaglia, Furio Di Castri, Gianluca Renzi, F abrizio Sferra, Fabrizio Bosso, Pietro Ciancaglini, Francesco Ponticelli, Alessandro Collina trio, Nicola Sergio Trio, Fabrizio Bosso Spiritual Trio, Vocalist Barbara Casini, Roberta Gambarini, Maria Pia De Vito and have posted their albums on my blog. Now I add Jacopo Ferrazza, Valerio Vantaggio, Livia De Romanis, Marcello Alluli and vocalist Alessandra Diodati to the list.
Especially Jacopo Ferrazza, as a composer as well as a bass player, I look forward to listening to your new music. As my pleasure, I will publish your album not only on my blog, but also on Facebook, Instagram, and the Naver Band, Jazzle, which has more than 5,000 jazz lovers as members.
Thank you.
레이블: Teal Dreamers Factory – TDF002/Italy
발매일: 2022년 2월 25일
스타일: Contemporary Jazz, Fusion
트랙들:
1 Fantàsia
2 The Explorers
3 River Theater
4 Old Souls
5 Land Of Time
6 La Course
7 Blue Glow
8 Step By Step
9 The Tree Of Life
Credits:
Cello – Livia De Romanis
Drums – Valerio Vantaggio
Piano, Synth, Electronics – Enrico Zanisi
Soprano Saxophone – Marcello Allulli (tracks: 9)
Trumpet – Fabrizio Bosso (tracks: 1, 4)
Voice – Alessandra Diodati
Voice, Double Bass, Composed By – Jacopo Ferrazza
1 Fantàsia
https://youtu.be/63jnA7io2tY?list=OLAK5uy_kdURWo3INcm1B_rb5hHuBAwixJGzA9g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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