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시인이 되신 울 엄마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7. 9. 5.

 




"엄만 왜 코 앞이 학교인데 안갔어?"

고등학교 때였을까?

그때까지도 엄마가 한글을 쓸 줄 모른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워낙 똑똑한 엄마였으니까.

"왜긴, 일본 순사가 무서워서 그랬지."

웃었다.

일제시대 순사가 무서워 초등학교를 가지 못했다고 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여사님들보다 더 똑똑했던 내 엄마,

몇 년전부터 한글 쓰기를 배운다고 하셨는데,

헐,

드디어 시인님으로 나셨다.

참말로,

내 감성,

아니 울 형제들의 시적 감성이

엄마로 부터 기인했다니,

난,

엄마보다 더 잘 쓰는 시인이고 싶은데,

엄마의 시를 보니,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솔직담백하게

자신의 삶이 드러난 시를 쓴다는 것은

나처럼 배움으로 때가 묻은 사람인 경우엔

절대 오르지 못할 경지이다.

엄마,

울 엄마 참 멋지다.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비와 같은 만남, 그리고 그 후  (0) 2017.12.01
허은실 작가의 시 낭독회/군산 월명동 마리서사  (0) 2017.09.17
나를 찾아야 하므로  (0) 2017.09.04
달달동 1차 모임  (0) 2017.04.30
여행/2014.10.5  (0) 2017.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