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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 tea

독일과 이탈리아 커피의 참맛을 가득 담다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09. 12. 13.

독일과 이탈리아 커피의 참맛을 가득 담다

멜리타(Melitta) 필터커피와 비알레티 모카 엑스프레스(Bialetti Moka Express)



피가 서구에 전해진 것은 르네상스 시대다. 초기에는 주로 상류층만의 전유물이었으나 1850년대 전후로 브라질 등 남미에서 생산되기 시작한 값싼 커피 덕택에 일상생활의 기본음료가 되었다. 전통적으로 커피는 주전자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우려내거나 채통에 담아 우려내서 마셨는데, 동유럽에서는 아직도 이 방식을 애용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필터커피는 1908년 독일 드레스덴의 주부 멜리타 벤츠(Melitta Bentz)가 종이필터로 커피를 거르는 방법을 고안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후 1936년에 오늘날과 같이 필터 거름 통 안에 원추형의 종이 필터를 넣고 커피를 우려내는 필터커피 도구가 개발됐으며, 1960년대 등장한 커피메이커도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사용됐다.

독일식 필터커피는 무엇보다 멜리타로 대변된다. 멜리타의 백색의 자기로 만들어진 커피 거름 통과 커피 주전자, 그리고 펠트 천을 덧댄 알루미늄 덮개가 있는 보온 주전자는 1970년대까지 독일의 모든 가정에서 아침식사를 위한 필수품이었다. 백색의 도자기로 두툼하게 만들어진 필터 통은 원추형 종이 필터와 짝을 이룬다. 그 아래쪽은 주전자에 걸쳐 놓기 좋은 원판형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검지로 받쳐들기 편하도록 손잡이가 달려있다. 커피 주전자 역시 백색의 자기로,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어 안정감을 준다. 밑이 넓은 원기둥 형태의 몸체에 사용하기 편하도록 고안된 주둥이와 손잡이가 나란히 짝을 이룬다. 필터 통을 올려 놓을 수 있게 만든 위 부분은 커피를 따를 때 뚜껑이 걸리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처럼 기능중심으로 만들어진 형태는 독일 현대 디자인에서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절제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디자인은 복잡한 부엌 어디에 두어도 두드러지지 않고 잘 어울린다. 또 본연의 역할을 다하여 필터 커피의 맛을 미각뿐만 아니라 시각과 촉각에 이르기까지 모든 감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반면, 이탈리아에서는 필터커피를 마시지 않고 증기압으로 커피를 우려내는 에스프레소를 19세기부터 마셔왔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작고 달콤한 빵과 설탕을 가득 넣은 에스프레소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러한 식생활 때문에 이탈리아의 모든 가정에는 생활필수품으로 몇 개씩의 모카 엑스프레스가 있다. 이는 알폰소 비알레티(Alfonso Bialetti)가 1933년에 끓는 물의 압력으로 채로 된 통을 통과시키면서 커피를 추출하는 알루미늄 주전자 ‘모카 엑스프레스’를 개발하면서 비롯된 것이다.

비알레티의 모카 엑스프레스는 1930년대 당시 유행하였던 아르데코풍의 팔각 장식을 기반으로, 위 아래가 대칭된 장구꼴로 만들어졌다. 이 형태는 정 중앙에 있는 연결 나사를 양손으로 잡고 쉽게 열고 닫을 수 있게 해준다. 바로 이것이 기능을 중시하는 합리적 건축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삶의 활력을 주는 장식적 유희를 빠뜨리지 않는 이탈리안 디자인의 특성이다. 특히 모카 엑스프레스는 부엌의 은은한 장식품 역할을 하면서도 주변 용품들 속에서 두드러지지 않고 잘 어우러져 결코 복잡함을 더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카 엑스프레스는 오늘날까지도 변함없이 생산되고, 이탈리아의 모든 가정에서 애용되고 있다.

깊은 전통의 뿌리 위에 현대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개척해 나가는 이탈리아 문화. 이탈리아 문화가 르네상스 이후 오늘날까지 서구 문화를 주도하며 서구의 그 어느 나라도 넘보지 못하는 저력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는 ‘모카 엑스프레스’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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